자포자기 한 노모.. 어떻게 살리죠? + 추가

ㅇㅇ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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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어머니가 87세십니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사시게 되었는데, 외로움을 너무 타시는듯하여 제가 모든걸 포기하고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반년정도는 잘 드시고 잘 걸으셨는데, 한달 반 전부터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지셨어요.

항상 아침 8시에 일어나셨던 분이 오후 3시가 되도 주무십니다. 아무리 깨워보려 해도 제발 내비두라는 말만 하시네요. 어떻게든 일어나시게 해도 금새 누워버리세요.

식사도 매일 세끼를 한공기 뚝딱 하셨었는데, 요즘은 한끼라도 드시면 다행이고 두 숟갈 이상을 안드셔요.

그러다 보니 영양부족 운동부족으로 건강은 더 악화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우울증과 치매가 오셨습니다.

문제는 병원도 안가시려고 해요. 병원 한번 가려면 그날은 싸움이 납니다... 제탓으로 다 돌리며 제가 귀찮게 해서 몸이 아픈거라고 하시네요. 완강하게 제 손을 거부하셔서 외출복으로 다 갈아입고도 병원에 못간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강제로 입원을 시켜드리려고 해도 앓고 계시는 병이 하나도 없어 입원도 불가합니다.

아들들이나 남의 손을 타는건 더욱더 싫어하셔요. 과거에 어딜가든 늘 귀티나게 꾸미고 다니는걸 좋아하셨던 분이라, 지금의 초라한 모습을 아들들이나 남한테 보이고 싶지 않아 하십니다. 그러니 도우미를 부르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고요..

지금은 그저 겨우겨우 영양제와 약으로 연명하시는 느낌이에요. 어머니도 곧 머지 않았다는걸 느끼시는지 남은 시간동안 그냥 편안하게 내버려두라고만 하십니다.

제 눈으로 하루하루 나빠지시는걸 보고만 있어야하니 너무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떻게든 어머니를 잘 모셔보려고 다 포기하고 내려온건데, 왜 일이 이렇게 되었나 싶어요.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노모..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그냥 이대로 보내드려야 하는걸까요..
아니면 강제적으로라도 사시게끔 해야할까요..


+추가

몇가지를 빠뜨리고 이야기 했네요.
이미 3개월전에 우울증 약과 치매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시고 계십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약으로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너무 쇠약해지셔서 약을 여러가지 드실 수도 없는 상태구요..

마음 같아서는 자주 밖에 나가고 병원에도 종종 들리고 싶은데, 안가시겠다는 고집이 말도 안되게 쎄세요.. 공격성까지 이제는 보이셔서 외출하려고 시도할때마다 온갖 험한 언행을 하시네요.

치매 검사는 며칠전에 다시 받게 되었어요. 우려한대로 한달전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악화된 상황이네요. 아마 어머니 스스로가 모든 끈을 놓아버려서가 아닐까싶네요.

여기에 질문을 올리게 된건.. 저랑 비슷한 상황 겪고 계시거나 겪으신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해서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사분들은 큰 도움이 안됩니다. 그분들은 어쩔수 없다는 말만 하시고 약처방만 해주시거든요. 당연히 환자 하나하나에게 공감하면서 치료할 수 없다는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의 눈에는 살만큼 사신 분이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이 상황을 제가 어떻게든 현명하게 해결해야합니다. 여전히 식사와 외출때문에 대전쟁을 치르고 있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렇게까지 싫어하시는데 이게 억지로 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냥 어머니 바라는대로 가시게 바라봐야하는게 자연의 섭리인가 싶고요..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