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결혼전제로만 동거를 해야 하나요? 그냥 좋아서 사는 저희가 정말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202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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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문란하게 사는 사람도 아니었고,공부도 잘했고 옳고 그른것에 대해 좀 확실히 선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저희가 동거하게 된 상황이 특수해요.단순히 좋아서라기보단, 상황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간 케이스? 입니다.

올해 30살이 되었는데, 남자친구는 한살 연하구요.약 1년을 사귀고 1년을 동거했습니다.
전에 다른 남자들도 만나봤지만이렇게나 확신이 들고 좋았던 적이 없어서결혼 계획은 33살로 잡고 있으면서도 동거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서울/부산 완전 롱디였고제가 프리랜서라 거의 부산에 내려가 있었어요.주로 모텔 전전하며 있었던 터라서,어차피 이럴바에는 그냥 집 하나를 구해서 제가 부산에 있어도 되겠다 싶었어요.
처음엔 부모님 도움없이 제 돈으로 내려갔고요,그렇게 1년을 집을 계약했는데 처음엔 동거를 목적으로 내려간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 집 근처에 방을 구했고남친이 일끝나면 저희 집으로 와서 놀고또 밤에 집으로 보내기도 애매한 시간이고 항상 그래서결국 집이 가까우니 오히려 저희 집에서 자고 가는 날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처음엔 동거를 목적으로 한 건 아니었지만어느새 남자친구가 일끝나고 그냥 자고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반동거가 됐죠.
그렇다고 숨기지 않았습니다.저희 아버지께 "남자친구와 함께 살게 됐다"라고 말씀 드렸고그땐 별 반응 없으셨어요."니가 너 혼자 좋아서 거기 내려가있다"라는 둥 이런 핀잔을 주시곤 했는데이게 저희 아버지 평소 말투입니다.
애들이 뭘 해본다 하면, 어린시절부터 꼽부터 주는? 그런 스타일이셨어요.
"니가 뭘 한다고" 이러면서 콧방귀부터 뀌는 스타일 아시죠?

근데 남자친구를 보여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동거아닌 동거를 하다보니,이제 슬슬 아버지가 화가 나기 시작하신 거죠.
"너희는 허락도 안 받고 동거를 하느냐." 라고 하시더군요.
전 애초에 결혼은 33살로 잡고 있었고,동거 그 자체에 편견은 없었습니다.헤어지면 여자에게 흠이된다는데,만약 헤어질 일이 생기고 제가 결혼을 앞으로 못하게 된다면별로 결혼 안하고싶을 만큼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있기도 했고요.
저는 처음부터 동거=연애의 연장선상 으로만 보는 입장이었고그렇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은 전혀 안했어요.해외에서도 동거는 일반적인 문화니까요.(물론 해외의 동거 또한 그렇게 완전 개방적인 건 아니고양가 부모님이 서로 알고 동거를 하고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빠, 난 결혼 33살에 하고 싶다. 그때까지는 그냥 같이 살 것이다."
라고 했더니, "그럴거면 남자를 보여주고 안심을 시키든지 해야지, 너희둘끼리 그러는건아니다"
라고 화내듯 말하셔서결국은 남자친구를 부모님께 인사시키고 허락해주시는 듯 보였습니다.몇번 남자친구와 이후 만나셨구요.
근데 오늘 설날 명절에... 저 혼자 집에왔는데요.또 남자친구의 괜한 흠을 잡으시며,너희가 결혼을 빨리하든지 도장을 빨리 찍든지 뭘 하고 같이 살면 모르겠는데왜 동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또 뭐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남자쪽 직업도 들먹이시고,남친은 그냥 평범하게 월 200~250 버는 사람인데제가 200씩 번다고 쳐도
그거가지고 너희둘이 결혼할때쯤 1억이나 만들겠느냐 이러시는데
아니....., 어차피 저 혼자 살았으면 남자친구 돈은 없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애야, 낳을수도있고 안낳을수도있는건데왜 둘이 400가지고 못산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고.....남자친구가 앞으로 연봉인상은 안되느냐 이런걸 물으시고.
왜 결혼으로 장사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 혼자 결혼안하고 살았으면, 남자친구 돈은 원래 없었던 거잖아요.둘이 만나 둘이 돈 모아 더잘살아보겠다는데, 저런 발언은 제가 뭐 돈 많이 벌때나 할 수 있는 말 아닌가요.
그리고 지금은 아빠의 도움으로 전세집 원룸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데요.저는 아빠 돈을 결혼자금으로 처음부터 받을 생각이 없었고요.벌어서 무조건 다 갚고, 대출 받아서 결혼을 해도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33살까지 돈 모아서 하겠다고 한건데
아빠는 생각이 완전 다르세요.
집에 손을 벌려서라도 결혼을 빨리 해치우든지 해야 한다는 입장이신데
"너희들이 결혼을 빨리 할 생각도 없이 같이 사는 건 말이 안된다"라는 입장이거든요?
근데 전 아예 생각이 달라요.
"왜 동거가 꼭 결혼전제인가? 돈이 없으면 결혼도 하면 안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에요.
더군다나.. 동거가 꼭 '허락'을 받아야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세요?서양에서도 '허락'이라기보단, '엄마아빠 나 이사람이랑 살거예요'하고 얼굴 보여주는 정도 아닌가요.우리 나라는 '허락'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왜 내인생인데 내 결정인데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이 정말 이상한 건가요.??
대한민국에서 아직 동거 문화가 활성화된 게 아닌 건 아는데저희가 동거하는 사실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너네 그래서 결혼 언제 해?""딸 결혼 언제 시킬 거야?"
라는 말들 뿐입니다.
마치 결혼전제가 아니면 죄인이라는 듯이.
그냥 연애의 연장선상으로 봐주면 안되는건가요?

오늘 아빠가 딱 그러시더군요.
"내 친구 딸은 너랑 동갑인데(저도 아는 친구입니다), 걔는 사내연애해서 결혼하는데 결혼식 일주일 전에 먼저 들어가 사는 것조차도 반대했다더라" 하시는 겁니다.
저는 솔직히 기가 차더군요.
남이랑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이가없었지만,그 딸이랑 저랑 자라온 환경자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달라요.
저는 머리 좋고 공부도 잘했지만, 환경이 너무 안받쳐줘서주변 치맛바람 엄마들한테 밀려서 입시 정보 이런 거 하나도 없이 멍청하게 공부만했구요.그렇게 입시정보, 학원정보, 이런 거 하나부터 열까지 밀린 상태에서 저는 허덕이며 공부했어요.아빠가 흡연자라 어린시절부터 천식/비염/눈알러지 등 각종 알러지 달고 살면서병원을 전전했던지라 공부 잘한것자체가 신기한 케이스예요.집안에서 엄마아빠 부부싸움은 1년에 4번이상은 아주 대판 그냥 물건 다 부수며 싸우고그런 환경에서 공부를 했단 말이에요.참..... 화목한 가정인양 연기하면서 지낸 세월 생각하면 억울하네요.결국은 그렇게 제 마음속 상처는 아물지 않은채로 성인이 됐습니다.그게 나중에 터져나와서 엄마랑 사이가 너무 안좋아지고근데도, 아빠는 중간자 역할을 전혀 안했습니다.
저 포함 딸이 셋인데, 엄마랑사이가 전부 안좋고엄마가 그야말로 완전체적인 성격이라저희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엄마랑 싸우며 지냈어요.그중에 특히 엄마는 지금도 저랑 사이가 너무 안좋구요.
근데 제가 몇번이고 엄마좀 정신병원좀 데려가달라고진짜 안그러면 내가 미쳐버리겠다고왜 사람 들들볶는지 모르겠다고 그렇게 서너번을 애원했는데도차라리 그럴거면 이혼하라고 애원을 했는데제 말 듣지도 않고 엄마는 그냥 그 상태 그대로고저만 아직도 엄마 보기 너무 불편하고 싫고 그렇구요.
거의 뭐 엄마랑 원수처럼 지낸게 5년이 넘어요.
다른 집 엄마들은 애들한테 다 해주고, 애들 앞길 다 열어주고 그러는데저희 엄마한텐 제가 그런 거 바란적도 없는데저보고 잘못살았단 식으로 말하기에너무나 화가 나더군요.
아니 자기가 그럼 뭔가를 좀 해주든가.중졸에 수능이 뭔지도 몰라서 제 수능날 미역국 끓여주려던 엄마가 엄마냔 말입니다....
저 수능날 미역국 먹을뻔했어요 ^^; ㅎㅎ....
그러니 제가 다른 정상적 가정에서 자란 친구들과 경쟁이나 됐을리 만무하고..그럼에도 사고한번 친적없고 항상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살려고 했습니다.대학 내내 성적 A+. 총 평점 4.3점대가 넘어요. 4.5만점인데요.아무리 지잡대여도 성적 A+은 아무나 못받습니다.저는 지잡대도 아니고 국립대였어요 무려...
그정도로 했으면 제가 뭘 못산 겁니까.
저 위의 결혼했다던 아빠 친구 딸은 저와 완전 다른 인생을 살았어요.
 아빠가 담배 한번 피워본적 없고어린시절부터 엄마가 엄청나게 케어해줘서 인생 참 순탄하게 살아온 친구예요.
아빠가 옳고 그름이 확실해서 애를 어릴때부터 딱 각 잡아 준 케이스라고나 할까.저는 그런 '기본적인 것'에 대한 선을 배우지를 못했어요.어디까지가 예의가없는거고 어디까지가 예의있는거고 이런것조차....예의도 스스로 터득한 케이스죠. 남들 하는거보고.
저 친구는 대기업들어가서 같은 동갑만나 사내연애해서 순탄하게 결혼했는데,아버지가 확고하게 동거조차도 허락안된다! 하신 거니까저도 만약에 그 따님 입장이었으면 아버지말을 확실히 들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이 여러모로 자기 인생에 관여를 많이 해주셨고,동거 하지말라는 말이 나쁘게 들릴 리가 없기 때문이에요.

근데 저는 너무나도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적에 머리가 좋았고 성공욕심도 컸기에중학교때 2000만원짜리 캐나다 어학연수 공고를 보고1년동안 보내달라고 조른 적도 있었습니다.
근데 저희집은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에요.
단지, 저희 부모님이 해외 경험이 단 한번도 없고그런 쪽에대해서 전혀 트인 눈이 없어서단순히 '해외란 위험하다'라는 인식 하나때문에저는 몇번이나 졸랐는데 거절을 당했어요.
그때 제가 아니라 다른 친구가 그걸 갔다왔고저는 1년을 다녀와서 유창하게 영어하던 그 친구가 부러워서 미치겠더군요....
근데 전 원망 한적 없어요.
지금 와서는 너무나 원망스럽네요.
차라리 지금 전셋집을 구해줄 돈을 보태주질 말고그때 2000만원 들여서 내 인생 구제좀 해주지..
그때 2000만원 들였더라면 내가 영어 강사로 연봉 2억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생각이 안들다가도아빠가 뭐라고 하기만하면,저도 억울한 생각이 들면서 저런 마음이 드네요.
원래 없는집이고 원래 가정환경이 불우했다면 물론 아예 해주지 못하셨겠지만그랬더라면 부모님이 적어도 지금에와서 저에게 뭐라고는 못할 환경이었을 텐데어정쩡하게 해주고는 다 키워준양 얘기하는 게 좀 그렇더라고요.
부모님께 감사하다가도, 남의 집 딸이랑 비교하는 소리 듣고 확 깨더군요.
참.. 저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 나도 그 집 딸로 태어났다면 나도 그렇게 살았을 거고, 동거에 반대한다면 그 말을 들었을 것이다." 라고.
그런데 전 그 집 딸 아니고, 동거에 대한 편견도 없고,지금 그 집 딸처럼 바로 결혼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 집딸이 능력이 돼서 지금 한다기보다저는 그냥 늦게 하고싶은 맘인데
그럴거면 아예 동거를 하는것도 제 욕심이기만 한건가요?
저는 항상 어릴때부터 뭘 하려고 하면 그냥 다 제 욕심인거예요?
살면서 이렇게까지 제가 사는 방식에 회의감 가져본 적이 처음이에요.저는 옳게만 살아왔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그렇다고 남한테 피해주며 살아온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만약 정말 사고를 치고 다니고덜컥 애나 가지고
그런 인생을 살았더라면 뭐라고 하셨을까요?
전 동거를 하고있으나 저만의 선을 지키면서 예의를 지키며 살고있다고 생각하는데요.솔직히 그 환경에서 이정도나 자랐으면 반듯하게 자랐구나 해주시지는 못할망정..걱정하시는 맘은 알겠는데 말하는 방식이 사람 너무 서운하게 만드는것 같네요.
동거자체를 제가 하는게 정말 문제인가요?제 상황에......자식 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같은 20대,30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최근 대한민국 출산률이 완전 최저바닥을 찍는다는데OECD국가중 꼴찌도 아니고무려 '전세계 꼴찌'더군요.
전 지금 저희집만 봐도 그런 현상이 되게 당연하다 생각해요.
동거문화를 완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돈이 없으면 결혼 못한다는 생각,저희 둘이 좋아죽어도 양가 부모님의 개입때문에 결혼판이 엎어지기 쉬운 문화라는 것.

솔직히 말해서.... 요즘 애들 이상한 애들이 태반입니다.제 동생이 소개팅을 나갔는데남자가 늦어놓고도 미안하다고 끝까지 말할 줄 모르는 애도 있고(심지어 동생이 미안하다고 안하느냐고 대놓고 면박줘도 끝까지 변명만.이런 애들은 가정교육 잘못받은거죠.)
화장실을 같이 가자고 하는 애도 있었고, 여자가 춥다고 춥다고 노래를 부르는데도돈아깝다는 생각에 카페는 전혀 갈 생각 없는 남자,
자긴 아메리카노 시키고 제 동생은 버블티 시켰는데각자 돈내기로 해놓고는 동생것이 맛있어보인다며바꿔먹자고 하는 놈도 있었구요. ㅋㅋㅋㅋㅋ 참.

제 남친은 최소한 이런놈들 아닙니다.지극히 정상적이고 정말 괜찮은 남자예요.제가 그러니까 믿고 선택했고 같이 살고 있지요.
저도 머리좋고 공부잘했었는데미쳤다고 저한테 독이 되는 남자랑 살겠습니까?

요즘 애들이 대충 남자 스펙보고 시집가는 시대 절대 아니고저 남자가 내 버블티를 뺏어가진 않을지,사과를 제대로 할줄아는 남잔지. 이런것을 보고 사귀는 시대인데그냥 멀쩡한 놈 만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축복해주실 수 없는건지...
진짜 나가면 미친놈들 천진데저희 부모님이 너무 우물안개구리라
제가 그런 놈들 애초 안사귀고 안데려와서 너무 모르시는것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예전에야 책임감 넘치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는게 남자로서 당연한 것이었지만요즘 남자들이 어디 자기 혼자 책임지려고 하나요.
그런데 저희 부모세대는 남자에게 그런 가장의 책임감을 요구하시니.....
참 이해가 안돼요. 이러니 결혼 안하려 하고 애도 안낳으려 하는 거 같아요.문화자체가 남녀가 서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문화가 못 돼요.
참... 정말 제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건가 싶네요.
(참고로 저희는 피임 철저히 하고 있고, 아이 가질 시기나결혼시기, 결혼자금 모으는 것등 계획에 충실합니다.당장 결혼계획이 없다뿐, 결혼계획을 착실히 세우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