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지킴이★

한쿡알바생2008.11.27
조회1,364

전 28살이며 회사생활 1년에 접어들고 있고, 이 여자는 25살 경력 1년 반 입니다.

 

이 여자에게 할말은 많지만, 직접 대놓고는 말을 못하겠고,

 

그냥 속에 품고 있자니 제가 미칠 지경이라 혼자서 끙끙 앓다가

 

우연찮게 네이트톡톡을 알게 되어 이렇게 익명으로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자 일단 어디부터 말을 해야 될까.. 아! 그 얘기부터 해야겠군요.

 

이 여자는 연예인을 정말 좋아하고,

 

전 연예인들 이름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이 여자 일하다가 심심하면 언제나 제게 말을 겁니다.

 

레파토리는 주로 빅뱅과 동방신기 그리고 비 이렇게 셋.

 

 

"저.. 오빠, 어제 비가 제 꿈에 나왔는데.. 제가 비 여자친구고...

 

오빠도 비 좋아하죠? 그렇죠? 비 멋있죠? 근육하고.. 작은 얼굴과 섹시한 라인...."

 

 

수십분간 쉬지도 않고 비 얘길하며 조잘댑니다.

 

비 멋있는 건 알겠는데 저더러 어쩌라는 걸까요?

 

가뜩이나 외모에 열등감을 느끼는데,

 

나와 너무나도 비교되는 멋진 남자들 얘기해서 사람 기분 꿀꿀하게 만들고선

 

오히려 자기는 얘기 열심히 하는데 호응이 없다고 화를 냅니다.

 

그럴 때마다 제 머릿속엔 딱 한가지 생각 밖에 안 듭니다.

 

" 이거 완전 미친 여자 아닐까?"

 

미친 여자는 좀 심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걔가 비 얘기를 할 때마다,

 

전 입에 게거품 물고 "비 횽! 비 횽!" 거리면서 숨이 꺽꺽 넘어가야 했던 걸까요?

 

혹시 이 여자... 날 동성연애자로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겠죠?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피할 수도 없이

 

계속 이런 얘기를 듣고 있어야 하니깐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이 여자가 연예인 얘기만 하느냐?

 

것도 아닙니다. 연예인 얘기하다가 좀 잠잠해지면, 제 업무에 간섭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반복업무를 줄이기 위해 쉬는 시간을 활용해 리습과 매크로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제 모니터를 힐끔 쳐다보면서 한마디 하는 겁니다.

 

 

"그냥 하던 대로 하시죠. 괜히 이상한 거 만들다가 망치는 거 아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던데..."

 

 

이런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더럽게 나빴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전 그냥 꿋꿋이 하던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니깐 짜증을 내면서 조용히 혼잣말을 하는 겁니다.

 

 

"말 더럽게 안 듣네."

 

 

진짜 자판 두들기던 키보드로 그년 머리를 사정없이 두들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하던 작업을 저장하고 그만 멈춰야죠.

 

그러니깐 이 여자 급 방긋 하면서 제게 말을 겁니다.

 

 

"오빠, 어제 꿈엔 빅뱅 탑이 내 남자친구였는데.... 난 짧은 치마를 입었고...

 

나이 많은 아저씨가 변태 같이 내 다리를 쳐다 봐서...

 

괘씸해서 그 놈을 반으로 갈갈이 찢어 버렸....."

 

 

무슨 놈의 여자 꿈이 이렇게 잔인한 거죠?

 

물론 저도 꿈에서 남들과 싸워 본 적은 있긴 하지만,

 

꿈에선 주먹에 힘도 안 들어가고 느리게 나가서 상대방을 해쳐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이 여잔 다리 한번 쳐다본 걸로 나이든 어르신을 갈갈이 찢어 놓으니....

 

솔직히 그 말을 듣고 얘 가정교육이 심히 의심되더군요.

 


이 여자 화장실에 한 번가면, 평균 20분 입니다.

 

도대체 화장실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만 1시간이 될 거라 봅니다.

 

업무를 소홀히 하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허비하는 게 보기 안 좋지만,

 

그렇다고 잔소리 한 번 한적 없습니다.

 

근데, 이 여자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제가 담배 피러 휴게실에 5분씩 다녀오는 게 맘에 안 드는지 잔소리를 해댑니다.

 

그러면서 책상 위에 재떨이 갖다 놓고 사무실에서 담배 피라고 말을 하는 겁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상대해 주는 것도 우습지만 친절하게 답변 해줬죠.

 

"사무실에만 앉아 있으니 답답해서 바람도 쐴 겸 나가서 담배를 피고 오는 거에요." 라고 했더니

 

 

"그럼, 괜히 휴게실 바닥에 꽁초 좀 버리지 말고,

 

사무실 안에서 재떨이 들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담배 피세요." 라고 답변하는 겁니다.

 

이 때 저 진심으로 이 여자 머리를 뜯어 뇌 구조를 들여다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하긴 뇌가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더더욱 뜯어 보고 싶어지는데요?

 

그리고 저 휴게실에 하루에 3번 가는데, 그게 그리 큰가요?

 

누구는 화장실 한 번 갔다 오는 데만도 20분인데 말이죠.

 

게다가 전 띵가띵가 놀면서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

 

휴게실이 제 청소 담당구역이기도 해서 담배를 피면서 바닥의 쓰레기나 꽁초를 줍습니다.

 

그런 제가 꽁초 한 번 주워 본 적도 없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 했을까요?

 

더 할말도 많지만 서서히 출근시간이 다가오니 빨리 정리를 해야겠네요.

 

저번 주 토요일 날 이 여자가, 실내에서 야구모자를 쓰고 다니는 겁니다.

 

사람들이 하도 기가 차서 왜 모자를 쓰고 있냐고 물으니깐 한다는 말이,

 

 

"제가 어제 앞 머리를 잘랐는데요,

 

전 원래 눈썹 아래 2cm 넘게 내려오는 걸 좋아하는데

 

미용사가 딱 눈썹까지 오게 잘라 준 거에요. 그래도 어젠 괜찮았는데,

 

아침에 거울을 보니깐 조금 이상해서 남한테 보이기가 부끄러워 모자 쓰고 왔어요."

 

라고 답하는데, 다들 벙쪄서 한 3초간 정적이 일었습니다.

 

여러분께 묻습니다.

 

앞머리가 조금 이상한 게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요,

 

아님 회사 사무실 내에서 모자를 쓰고 업무를 보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인가요?

 

아무리 회사가 개똥으로 보여도 그렇지. 사내에서 모자라니.... 에혀...

 

정말 더 쓰고 싶은 게 많지만, 출근시간이 임박해서 더 이상은 힘들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조금이나마 털어 놓으니 속이 후련합니다.

 

그간 이여자 때문에 밤잠을 설쳤는데, 이젠 두 다리 좀 뻗고 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