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민주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학교라는 공간.

화니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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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전보다 썩 투명해지고, 민주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 하는 폐쇄적인 조직과 관행이 존재하고 있기에, 이를 공론화하고 싶어서 여러 날을 고민하다가 어렵게 글을 써봅니다.

 

 

저는 2021학년도 A대학교 일반 편입에 응시한 아이의 아빠입니다. 아들이 복학 후 1년 여의 시간을 편입 준비에 전력을 다 했습니다. 아이의 전적대는 서울 소재 B대학교이며 평균 학점 '4.4점(학과 부동의 1위 성적)', 영어 공인 점수 '만점', 한국사 시험 '만점', 그리고 편입에 유용한 다양한 활동 등을 하면서 간절히 그리고 성심껏 편입 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일과 시간의 대부분을 전공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신문 사설의 분석, 요약 그리고 편입 관련 모의 논술문 작성 등으로 할애했습니다.

 

 

아이의 전적대 지도 교수님, KY 편입학원 논술 지도 교수님, 대학원 박사 과정 재학 중인 아이의 고교 선배 등 복수의 분들이 아이의 글쓰기 역량이나 준비 그리고 성실함(간절함)으로 미루어 불합격은 대단히 '충격적인 연구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계십니다.

 

해당 학교는 1차 논술, 2차 서류 전형으로 편입생을 선발하고 있는데 아이의 글쓰기 역량은 집단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을 줄곧 들어왔습니다. 물론 제 아이의 역량과 준비가 미흡하여 불합격됐음을 잘 알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지인들은 "이렇게 우수한 지원자를 불합격시킨 해당 대학이 큰 손실이다." , "이처럼 모호하고 비객관적인 편입학 제도를 지닌 학교를 굳이 편입할 이유가 있느냐?", '합격자가 내정돼있지 않는 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례다. " 등의 여러 이야기를 현재까지 하고 있습니다.

 

 

낙담과 절망에 빠진 아이가 재도전의 의사를 개진하였고 저는 어떤 미흡함이 있기에 불합격 처리가 됐는지를 해당 대학교 입학처 편입학 담당자에게 조심스럽게 문의를 했습니다. 담당자는 학교의 규정과 관례라는 명분으로 공개를 단호히 거절하였습니다. 중고등학교의 모든 성적도 '100% 학생 공개 및 서명'이 원칙이고 시험 문제 및 점수에 대한 민원이 발생했을 시, 담당 교사들의 신속한 협의를 거쳐 재시험 또는 복수 정답 처리를 함이 매뉴얼입니다. 헌데 상아탑의 학사 처리가 이처럼 모호하고 폐쇄적으로 처리됨이 대단히 유감스러웠습니다.

 

해당 대학교의 편입학 논술 문제는 과년도와 대동소이하게 출제됐고, 난도(어려운 정도) 또한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제 아이의 1차 논술 점수가 응시자 중 거의 ‘골찌’라는 대학 측의 설명에, 아이의 답안지가 논술 문제 영역별 채점 기준에 의해 정확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채점이 되었는지 확인을 요청하는 저의 청원서에 그 어떠한 회신도 없습니다.

 

요즘 중고등학교의 모든 학사 운영은 교육 수요자(학생, 학부모) 중심으로 편성되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억지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학생, 학부모가 있어도 최대한 그 요구를 경청하고 수용,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리와 자유로움의 전당인 대학교의 문화와 업무 처리가 이토록 수구적이고 경직돼 있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낍니다. 혹여 제가 억지나 땡깡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지금도 성찰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화로 편입학 담당자에게 여러 의문 사항을 질의했습니다. 제가 담당자를 겁박하거나 무례하게 압박한 것도 아닌데 제 질문에 수시로 답변을 못하면서, 통화 말미에는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어떤 질문이 담당자를 울기 직전까지 몰고 갔는지 아무리 반추해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무언가를 당당히 발언하지 못하고,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물론 이것이 저의 억측일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교 편입을 준비한 학생들의 커뮤니티에 편입학 학생들의 합격 수기가 속속 탑재됐습니다. 그 합격생들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전제합니다. 그들의 전적대와 전적대 학점, 복기한 본인의 논술문 답안, 자소서, 학업 계획서 등을 제 아이의 그것과 상세 대비를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합격생들의 그것이 제 아이의 그것보다 우월하다는 객관적, 주관적 근거를 도저히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저 또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30여 년 가르치는 현직교사이기에 그 정도의 식견과 판단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회에 결쳐 A대학교 입학처에 청원서를 공식적으로 발송했습니다. 담당자의 답신은 구체적 내용을 담은 수긍,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니라 제가 익히 알고 있는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된 '편입학 관련 규정'을 2회에 걸쳐 무성의하게 '복, 붙'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만과 조롱 그리고 무시를 당했다는 심정으로 대단히 참담합니다.

 

 

해당 대학교는 최근 일련의 입시 부정 사건으로 복수의 교수가 실형을 선고 받거나, 법정 구속을 당하는 등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간절히 염원한 응시생이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불합격했고 아무도 저의 외침에 주목하지 않는 이런 일들이 반복 재생산되는 현실이 이땅의 청년들에게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글을 썼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마음 보태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입시는 객관적이며 과학적이고 합리적 예측이 가능한 매커니즘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대입 지도를 하다 보니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합격 사례(수시 전형)들을 적잖이 보게 됩니다. 합격한 아이가 자신의 합격 이유를 전혀 모르고, 불합격한 학생이 어떤 이유로 불합격했는지를 도저히 모르는 '깜깜이식 수시 모집'은 전면 수정 및 폐지가 마땅합니다. 그 연장선상에 대학 편입학 제도가 존재합니다. 해당 대학은 저의 요청에 모르쇠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 않고 최소한의 성의 있는 답변을 해줄 것을 간절히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언부언하는 장문의 글, 읽어주시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