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대인 내가 부끄러운 엄마 + 후기

ㅇㅇ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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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수하고 이제 대학가는 21살 학생입니다.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지방대 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 모범생으로만 자란 저는 공부욕심이 강한 엄마 밑에서 자라왔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맘편히 놀아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들이랑 영화 보러 영화관을 가도 몰래 가야했고(고딩때 친구랑 한번 간듯) 남자친구의 존재가 걸리는 순간 남자친구한테 직접 전화해서 헤어지라고 화내는 것은 물론, 그나마 투지였던 저의 폰마저 뺏겼습니다(고3내내 폰 없었음) 하지만 저의 고3 수능 성적은 처참했죠

저는 제가 고3 때 공부를 안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심히 한 편이었죠. 쉬는 시간, 밥 시간마다 중요한 일이 있는게 아니면 대부분 공부를 했고 수시와 정시를 둘 다 잡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자 제가 제 성적을 인정하지 못하고 재수를 했습니다.

재수할 때 코로나로 학원이 많이 불안정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중간에 짐싸서 학원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집에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만 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을 제외하고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친구랑 밥 먹는 시간이 아깝다고 친구와 다툴 정도였었죠 하지만 재수 수능 성적은 제가 재수하는 기간동안 봐온 모든 모의고사 중에 최악이었습니다.

재수가 다 끝나고 나니 정말 이게 한계다 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20년동안 엄마 그늘 아래서 탈선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왔다, 그렇게 공부를 했는데도 안되는 거면 정말 이 길은 아닌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주변친구들 다 인서울 중에서도 높은 대학 가서 자괴감 들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취직이라도 잘 하고 싶어 간호학과를 지원하였습니다.자대병원 있는 대학교를 따지다보니 지방에 있는 대학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지원한 학교에 합격해서 지금 딩가딩가 놀고있습니다. (학기 중에 힘드니까 제발 지금 놀고 들어오라고 현재 간호학과 선배?들이 그러더라구요)

그런 제가 엄마입장에서는 많이 언짢으셨나 봅니다. 놀고있는 제게 갑자기 와서 잔소리를 시작하시면서 넌 왜 너에 대한 프라이드가 없냐 그런 지잡대 붙은게 그렇게 만족스럽냐 중학교 이동네 엄마들이 네 소식 궁금해하는데 쪽팔려서 말도 못한다 나는 니가 참 부끄럽다 삼수를 안할 거면 편입 준비라도 해서 대학을 올려라 너는 꿈에도 없던 간호사를 하고 싶냐 간호사들도 급이 있을텐데 밑에 급에서 놀고 싶냐 등등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전 간호사들은 학력보단 개인의 역량을 본다는 글을 많이 봐서 대학에 대한 높낮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대학에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하고 있는데 제가 잘못된 걸까요? 이만 하면 됐다, 라는 생각이 안일한 건가요? 엄마 말대로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가야만 할까요? 제가 아직 사회를 잘 몰라서 철이 안든 걸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론 모르시겠죠. 하지만 전 제 앞에서 떳떳합니다. 지잡대라고 공부 치열하게 안했다고 하시니 괜한 열등감에 말씀드리자면 제 9평 성적으론 연세대 그냥 갔습니다. 그렇다면 9월까진 열심히 했고 그 이후론 공부를 안했다는 건가요 코로나로 난리난건 9평 직전이었는데요.. 그리고 수능 성적으로 자대유 간호학과 찾다보니 지방대 간거지 일반 공대는 인서울 가능했습니다.

엄마도 수능 보기 전까진 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니까 너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던 엄마는 만족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지금의 엄마의 잔소리가 더 속상한 겁니다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만 제 노력을 깎아내리고 싶진 않아서 추가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