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에휴

1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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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제일 예쁘게 가져갈 수 있을지 많이 속상해 해보니,
그래도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는 마음이 더 컸다.

스쳐가는 인연이어도 언젠가 몇 번 뭔가에 연상되어 나를 기억한다면, 나는 절대 그 사실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럴 수만 있다면 위로가 될 것 같다.

그 사람이 왜 좋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좋아하게 된 이유가 없었다. 어느날 문득 단점투성이인 그 사람을 보다가 그냥 그 사람이라면 다 이해할 수 있다는 마음이 앞서면서 모든게 마냥 좋았다. 그 마음이 먼저 들고보니 눈이 묘하게 따뜻하게 생긴 것도, 눈웃음에서 아직 어린 느낌이 나는 풋풋한 느낌도 그냥 따뜻했다. 가끔씩 내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 진짜로 크게 웃어버릴 때도 나는 함께 기뻤다. 내 이름을 자기 노트에 적을 때 그런 사소한 거에도 난 참 바보같이 설렜던 것 같다.

의도치 않게 그 사람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나도 덩달아 마음이 아프다. 힘들게 공들여 노력해온 그 사람의 인생은 때로는 너무나 고달팠겠지만, 어쩌면 지금은 그 어떤 때보다도 힘들겠구나 생각하니 왜 우리는 정말로 인연이 아니었나 문득 더 쓸쓸해진다.

사람이 모든 면이 다 괜찮을 순 없는 법이지만 어떤 면은 정말로 괜찮을 수도 있는 법인데, 나는 이 사람을 통해서 그걸 정말 여실히 느꼈다.

이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처음 느꼈던 터라,
이 추억과 그 사람은 나에게 오랫동안 소중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이 감정을 알 수 있어서, 그리고 그게 이 사람 덕분이라 행운이지만, 동시에 이 때문에 그리움과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삶의 참 다양한 부분에서 의도치 않게 스며들 수 있는 거구나 하고 처음으로 알게 된 건 좀 쓸쓸하다. 뜻하지 않은 외로움이 감촉이나 향기나 바람에도 문득 찾아올 때가 있어서..

감정이나 타인에 대해 진심어린 감정을 가볍게 생각했던 내가 이런 감정을, 그것도 내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알게된게 약간은 마이너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게 그 사람 덕분이니 너무 낭비라고만, 아프다고만 생각하진 않아야겠다. 넘어졌으면 뭐라도 주워서 일어나야 하는 법이니.

그 사람 역시 절대 알 수 없겠지만, 나는 내 모든 진심을 담아 그 사람이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직도 그 사람이 좋으니까. 언젠가 우연히 길에서라도 볼 수 있어서 인사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