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카페라떼처럼2008.11.28
조회107

어렸을땐 어머니가 안계신다는게 너무도 부끄러웠다.

친구들이 집에라도 놀러오면

난 우리어머니가 일하신다고 항상얘기했고,

 

친구들이 우리집에 오는것이 너무 불편했다.

 

커가면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난 어머니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에

공감할수있는 얘기들이 몇 없었다.

 

비가오는 어느날

 

학교수업이 끝나 집에갈때쯤

늘상 그렇듯 어머니들이 마중나와 우산을 씌여주시곤했다.

 

난 둘러멘 가방을 머리로 얹이곤 나갈려든 차에

우산을 가지고 온 할머니가 보였다.

 

부끄러웠다.

 

다른 애들은 전부 어머니가 와서 우산을 같이 쓰고

그렇게 가지만 어머니가 없는

나는 할머니가 데리러 오신것이다.

 

몸을 획 돌려 빠르게 뛰어갔다.

 

당연히 할머니 보다 먼저 도착한 나는

집에서 할머니를 기다렸다.

 

1시간...2시간...3시간...

 

할머니는 오시지 않았다.

 

걱정되는 맘에 학교로 달려가봤더니,

할머니가 안계시더라.

 

걱정되는 맘을 억누르고 어디로 가셨지 하며

학교안으로 들어갔다.

 

그곳 계단에 앉아계시더라,

 

무릎이 아파서 무릎을 두둘기며 앉아계시더라,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

 

하지만 그놈의 창피함이란 뭔지,

눈물이 나려고 하는것도 꾹참고 달려가 할머니한테

말했다.

 

"아 십분 기다리다 안나오면 마 집에 오지 와 그라고

오래있는데 빨리가자."

 

할머니는 아무말없이 그냥 아구구 하구 일어서시면서

우산을 펼쳐드셨다.

 

같이 우산을 쓰고 가시는데 할머니가

 

"아니~ 우리손주가 비맞으면서 가면 어쩔까 하고

이래 나왔는데 아쿠 못만났뷔네..혹시라도 비가 그칠때끄이

학교에 있을줄 알구 기다렸지 뭐..비 맞구 집에갔나?

감기글릴라면 우짤라고..,"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자 눈물이 진짜 멈추질않드라

 

"와그라노 와우노 다큰 사내자식이"

 

그러면서 자꾸 이유를 물으시는데..

대답을 못해드렸다.

 

그렇게 집으로 오고 난 너무 미안한 마음과 죄송스런마음에

할머니 팔이며 어깨며 허리며 주물러주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주라고 손주놈에 자식새끼 보고

그아가 결혼하고 그아가 아를 또 낳고 다시 그 아가 다 커서~

내만큼 크면 그때 돌아가시라고,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하는거지만

그땐 왜 그렇게 철이 없고 바보같았는지,

 

부모님의 사랑은 어머니 아버지를 떠나서

늘 한결같다는걸 왜 몰랐는지,

 

할머니라고 나를 덜 사랑하고

어머니라고 나를 더 사랑한다는건 아니라는걸

 

어머니는 안부끄럽고

할머니는 부끄럽고 그런것도 아니라는걸

 

왜 어머니가 없는게 부끄러운건지,

어머니가 없어도 어머니보다 더 큰 사랑 주신 할머니가

자랑스런 할머니가 계시는데 왜 그걸 몰랐는지,

 

이제는 그런 마음이라기 보다 그런 기분이 없고,

오히려 할머니랑 같이 다니고, 같이 있고

이분이 우리 할머니다 라고 먼저 소개도 하고 그러는데

그땐 진짜 왜 그랬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네...

 

할머니랑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할머니랑 애기하는 시간이 제일 재밋는데 말이야?

흠..

 

앗 그리고

 

오늘도 할머니랑 쇼핑을 하러 마트에 갔었는데,

아줌마들이 그러더라

 

"아이쿠 손주요? 손주랑 할머니랑 완전 빼다박았네!

할머니만 알구있으면 손주는 길가다 봐도 알겠다.

잘생겻네!"

 

할머니를 닮아 잘생겼다는 소리를 중학교 담임선생님한테도

들었다.

 

그리고

 

요즘도 사람들이 그런다

"할매를 닮아서 손주가 저래 잘생겼네"

 

어딜가서 잘생겼다는 소리 한번 못듣는 난데,,,

할머니랑같이 있으면 항상듣는다.

요즘은 할머니가 동네 슈퍼 간다고 해도 따라간다ㅋㅋㅋㅋ

일단 좋은소리는 기분이 좋아지거든ㅋㅋㅋㅋㅋㅋ

 

 

 

 

사랑하는 사람들끼린 닮는다고 하던가..

그래서 가족이 닮는거고 친구가 닮는거고 연인이 닮아간다지..

 

정말로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

뿐만아니라 가족모두~ 그리고 친구들 그 사랑엔

깊이란 있을수없고 넓이란 있을수없다.

 

사랑합니다 모두!

할머니 아빠 누나

그리고 친구,

날 아는 모든사람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