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으로 마음 한 구석이 꽉 찼습니다.

도니2008.11.28
조회912

맨날 눈팅만 하다가 가끔씩 고민있을때나 글쓰고 가는

21살11호봉 인천사는 男입니다. 어쩌라구 ㅋㅋㅋ

 

요즘 들어 유난히 밤에 잠이 안오네요;;

술을 진탕 먹구 들어와도 잠이 안오고 두 눈이 말똥말똥~ +ㅁ+

그러다 이시간 (새벽5시) 쯤 되면 잠들어버려서 이틀연속 학교 수업을 째버린....ㅂㅅ

 

오늘도 방금 전까지 네이트톡 뒤지다가, 축구 동영상 보다가, TV 프로그램 다운 받아서 보다가,

FM 좀 하다가, 담배가 떨어져서 집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습니다. 폐인같네요...

 

오늘은 잠들지 말아야지 하고 캔커피 하나랑 배도 출출해서 케로로초코롤? 도 하나 샀습니다ㅋ

그러고 나오는데, 집 오는 길에 (이렇게 써놓고 보니 집이랑 편의점이랑 디게 멀어보이는데 실제거리는 200미터도 채 안되는...) 할아버지 한 분이 새벽부터 리어카를 끌고 계시더라구요.

이 새벽부터 뭐지.. 하면서 유심히 봤는데 폐품 수집? 그런거 하시는거 같더라구요.

 

반팔에 츄리닝 바지만 입고 나가서 그런진 몰라도 디게 춥다고 느끼고 있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좀 뭣하더라구요.

어쩔까 고민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책방 앞에 서더라구요.

책방 앞에 뭐 유행지난 만화책인지 소설책인지 잔뜩 쌓여 있더군요.

그걸 노리시는 거 같았습니다..ㅋㅋㅋㅋㅋ

근데 눈짐작으로 봐도 50여권은 충분히 될 거 같애서

'혼자 리어카로 다 옮기시려면 힘드시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안돕고 뭐하니...

한 10권 쯤 그렇게 옮기시고 계시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계속 쳐다만 볼래..?

한 손으로만 계속 책을 집어서 리어카로 던지시는거에요. 일단 도우라고 ㅄ아...

상당히 힘들어 보이셔서, 성큼성큼 다가가서

"추우신데 새벽부터 왜 나오셨어요~" 하면서 옮기는걸 도와드렸죠.

20대 튼실한 청년이 도우니 채2분도 걸리지 않아서 끝났습니다.

그래도 아무래도 힘에 부치신지 하아하아~(.... 거친숨소리요..) 하시는데 입김이 담배연기마냥 진하게 보이더군요... 표현력하고는.... 국어공부좀 하라니깐...!!!!

많이 추워보이셔서 제가 먹으려고 했던 케로로초코빵! 이랑, 캔커피를 드렸습니다.

계속 사양하시는 거 억지로 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고선 받으시더군요.

근데 빵을 뜯으실 때 뭔가 또! 이상하더군요.

봉지 한 쪽을 손으로 잡으시고선 입으로 뜯으시더군요.

한 쪽 손이 의수셨나 봅니다.

순간, 몸 불편하신 외삼촌이 생각나서 뭉클하기도 하고, 그래서

캔커피를 낚아채서 따서 대기했습니다. 나 진짜 표현력...ㅜㅜ

빵 한입 드시면 캔커피 드리고 한모금 마시시면 다시 받아서 대기타구,,ㅋㅋㅋㅋㅋ

그러고 다 드실때까지 같이 말동무 좀 해드리다가 들어오니 20분도 안 흘렀네요.

새벽 댓바람부터 고생하시는 모습 보니,

참 제가 한심스러웠습니다 ㅋ

할아버지 보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구요,

그래도 뭔가 좋은 일 하나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토닥여줬습니다.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이 제 삶에 활력소가 된 것 같네요.

 

이상 11월말 어느날 새벽, 할 짓 없는 폐인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