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 배구 팬이기도 하고, 배구가 아닌 다른 종목 선수 출신입니다. 김연경 선수는 저의 고등학교 시절 코치님과의 인연으로 저희 학교 숙소에 놀러오시게 되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김연경 선수는 흥국생명 팀 소속으로 실력 있고 인정받는 스타였습니다. 저희 숙소에 놀러 오신다고 해서 너무 들뜨고 설레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저희 먹으라고 바나나 한 박스, 파인애플 한 박스, 아이스크림을 엄청 많이 사 오셔서 와.. 역시 스타는 통도 크구나.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납니다. 저희는 고등학생들이라 창피해서 김연경 선수에게 다가가기 어려워 그냥 눈치만 보고 뒤에서 “와.. 키 진짜 크다. 손, 발 진짜 크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만하고 있는데 김연경 선수가 먼저 다가와 배구도 같이 하고, 저희가 하는 종목도 함께 하면서 놀았습니다. 1박 2일 동안 함께 친해지면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렇게 헤어졌고, 당연히 김연경 선수와의 인연도 거기서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저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되어 수술을 하고, 몇 달 간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만큼 크게 다쳐 모든 세상이 끝난 것 같았고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연경 선수가 제가 입원한 병원에 병문안을 오셨습니다. 값비싼 아이스크림, 과일, 죽 등을 사들고. 아직도 잊지 못하고 생생합니다. 걸어 들어오는데 전 꿈인가 싶었고, 모든 병원 사람들의 시선이 김연경 선수에게로 향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워낙 유명하셔서 병원 사람들이 전부 웅성웅성 대고 저희 엄마도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전 너무 감동이었고, 저희 엄마에게도 어머님~ 어머님~ 하시며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병원 사람들이 절 쳐다보는 시선까지 달라졌고, 저도 다시 일어 설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김연경 선수 덕분에 부정적인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재활에 최선을 다하게 되었기에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요즘 매일 배구경기를 보는데, 저희 엄마도 그때 김연경 선수에게 너무 고마웠다는 말씀을 아직도 종종 하십니다. 재활할 때에도 김연경 선수가 소고기를 사주시며 응원해 주셨고, 이후 배구 구경을 한 번씩 가면 이름을 불러주시고, 사진도 꼭 찍어주시는 등 사람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저는 지금 교사가 되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할 때 종종 김연경 선수의 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1박 2일 동안의 인연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종목도 다른 보잘것없는 고등학생인 저에게 운동선수 후배라는 이유로 이렇게 잘 챙겨 주시는 걸 보고, 배구 선수 후배, 지인들은 더 소중하게 여길 거라 생각합니다. 평소 여자배구는 안보다가 김연경 선수가 오기 시작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이번 사건들도 잘 해결되고 김연경 선수도 부상 없이 시즌 잘 마무리하길 기도하겠습니다. 또한 이 기억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