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커니2004.02.24
조회1,305

어제 오후

저희반이였던 아이의 할머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여러가지 형편으로 할머님께서 아이를 계속 데리고 계시다가

이젠 아이를 다시 아빠한테 보내야 겠다고 계획하셨나 봅니다

아이가 가기 전

마지막으로 그동안 아이를 돌봐(?) 줘서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시겠다며  

할머님께서 그렇게 일부러 저를 찾아 주셨습니다

 

"고맙다는 말 만 으로는 내가 선생님은혜 다 못 갚겠지만

그래도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정말 그동안 고마웠어요!"

 

제가 어쩔 줄 몰라 할 정도로 할머님께서 연신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은혜라는 말씀은 아직까지도 부끄럼...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무슨 말씀이세요~?

예림이는 충분히 사랑 받을 만큼 이쁜 아이입니다,  예림이가 사랑 받을 행동을

많이 했었고 저는 거기에 답만 했을 뿐이에요"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그래도 ... 할미가 바빠서 일일히 다 못챙겨서 보내고 나면

선생님이 머리 묶어서, 씻겨서 , 훤하게 만들어 집에 보내고...

누가 우리 애 한테 그리 할까요? 그저 고마워요"

 

그 일은... 사실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하시는 일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 머리 새로 묶어주고  또 씻겨주기도 하며

그런 일에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아이들 보며  더욱 즐거워 하는 것도 선생님들 입니다!

 

그렇게 즐거움을 누린 사람은 저 였는데 ...

할머님께서 그런 일에 이렇게 고마워하시니 제가 어쩔 줄 몰라 할 수 밖에요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그렇게 고맙다는인사를 아끼시지 않 던 할머님께서 주춤주춤 까만 비닐봉지를

제 앞에 조심스럽게 내놓으셨습니다.

그리곤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같은 사람들이 이런 걸 좋아할지 모르겠네...

그냥 노인네 정성으로 생각해줘요!"

 

할머님께서 제 앞에 가까이 내놓으신 봉투에서 진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아까부터 났던 이상한(?)냄새의 정체는 할머님께서 내놓으 신

봉투에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그래도 내가 더 맛있게 만들어 보려고 다른 때 보다 신경을 좀 썼어요~!

냄새 날까봐 꼭꼭싼다고 쌌는데 냄새가 나네..."

할머님께서는 제 얼굴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시며 그렇게 말씀을 덧 붙이셨습니다.

 

청국장!!!

아시죠? 냄새는 약간 아니다 싶지만, 그래도 맛도 좋고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는 그 유명한 청국장!!

그 청국장을 할머님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직접 만들어 오신겁니다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감...격!!)

"세상에~~이 귀한 음식을...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거에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제 말에 할머님께서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어 주셨어요

그리고는 다정히 제 손까지 잡아주시며

"다행이네~~행여나 싫어 하시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정말 고마워요!"

선물까지 주시며 고맙다고 하시는 할머님 마음에 가슴이' 찡'해 왔습니다.

 

퇴근 길

정성스럽게 싸신 그 까만 봉지마저도 자랑하고 싶어서

까만 봉지 그대로 들고 버스를 탔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느낀 옆 사람들의 힐끔 거리는 시선들은

그냥 사랑 받는 저를 향한 질투(?)의 눈빛으로 밖에 안 느껴 졌어요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이게 무언 줄 아세요??

사랑과 정성의 보따리입니다! 여러분들도 받고 싶으시죠??"

그렇게 속 으로 중얼거리며 버스안에서, 내내 실실 웃어 습니다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참  예림이 할머님!

할머님의 고운 마음을 그대로 닮은 예림이는 어디를 가도 사랑 받을 꺼에요!

걱정 많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흔한이야기 같지만 흔치 않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sunh1080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