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9년차....

이제그만2021.02.26
조회3,190
다들 결혼의 위기가 권태기가 오셨었나요?

저는 6,8살 아들 둘 엄마이고 허니문 베이비로
결혼 9년차 네요. 전업주부입니다.

이제 맞춰 가고 있는 중이고 어느정도의 평온한 결혼생활이 이어지는 구나 싶다가도 한번씩 훅 허무함이 밀려오네요.

남편은 동갑내기이고
성실한 직장인
빚없이 수도권 집있고
남편 야무지고 경제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이라
결혼 생활하고 넉넉하진 않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위트있는 사람이고 함께 있음 많이 웃어요.
이런게 뭐 살아가는거고 맞춰나가고 있는거지 하는데...
남편의 큰 단점이 있는데요.
크게말하면 성격 안 좋은 아이같고

디테일하게 말하면 끝없네요.
단점들이 참 저가 도무지 안받아들여져서 끊임없이 바꾸려노력중입니다(이게 문제일가요?)

우선 말습관이....정말 창피할정도...
서울에 유명대 나왔음에도...소용없어요.
회사에서는 안그러니 다행이지 싶은데...정말 딱 중2애들 수준..
욕 당연 섞여있고, 단어 수준 정말 낮고...(조카, 쳐먹, 개같은, 지랄 등등)
똥 고추얘기 좋아하고 야한얘기 당연 좋아하고...
애들앞에서 체면지킬땐 지키는데
그래도 지킬려고 하긴하는데 집이다보니 드러날때 많고...저한테는 많이 드러내죠.
아무리 고칠려고 해도 아무리 말해도 안나아지는 부분입니다.

두 번재는 사람을 무시하는 습관.
바꿔말하면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몰라요.
결혼전에도 돌이켜 보면 그럴 기미가 있었던것 같은데
저는 단점이 눈에 잘 안들어 올 시기였고. 그리고 남편도 심하게 드러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 선택이니 어쩌나 하려 하는데...
어디가면 종업원 무시하고, 돈없는 사람 학벌 낮은사람 무시하고...언어습관 안 좋은 사람이니 심하게 표현할때 있고...
저한테도 그럴 때 있고...
근데 또 진지한 대화 나눠보면 속은 안그런데
언어습관으로 그런것 같기도 한데...
이제 나이가 있으니 결국 언어습관=인격=속내
란 생각도 들고....
당연 저런 부분 있으니
가부장적인면 있고 자상하지 않을때 많아요.
그러나 노력은 합니다...
말하면 듣고 반성은 해보이고, 서서히 서서히 나아지긴합니다.

세번째는 욱함니다.
감정컨트롤 못해요.
옆에서 할수 있게 많이 도와줍니다.
소리 빽지르면 아이들 괜찮다 안심시켜주고.
상황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감정 가라앉고 얘기하고...
심리학 상담 대화 책 엄청 읽으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결혼초엔 손찌검도 있었죠. 한 두번.
고쳐사는거 아니라고 주변인들 만류에도
아빠없는 자식 안만들겠단 일념으로
독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희망적으로 보는건
본인이 그렇다는것을 자각하고 있고
나아지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고
서서히 아주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계속 이렇게 이 사람 나아지게 하는데
애쓰다가 내 인생 놓칠것 같아요.

남편은 기본적으로 두뇌화전 빨라서 공부잘햇지
책 읽는거는 싫어해서
아내의 얘기에만 의존중입니다.
취미생활이라곤
주식과 티비.
친구 없고, 시댁 가족들과 대화 많이 없고
오롯이 아내와 아이둘.
성격이 아이 같으니
아이들과는 기가막히게재밌게 놀아줘요.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사람은 아빠.
문제는 감정적이에요.
자기 기분나쁠때는 갈구고 타박하고 잔소리하고
(그때는 또 재가 중재하고 설명하고 아이 아빠 서로 대변해주고... 해결방법알려주고......)

좋게말하면 가정적이고 딴짓 하나 안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남한테 못되게 하는게 낫지 집에서 힘들게하니...
애를 너무 많이 쓰게 해요.

저는 그러다보니 일종의 책임감으로
내면적으로 많이 성숙하려고 노력하고
아이 다루듯이 얼르고 설명하고 다독이니
점차 나아지긴 하는데...
결혼 10년을 향해 가다보니 제가 참 딱하고
이렇게 한다고 저 사람과 과연 소울 메이트가 될것인가 싶습니다.
내가 말로 행동으로 그사람에게 존중받는 노후를 보낼까? 과연 행복할까 싶구요...
육아와 남편문제로
제 전공 다 내려두고 집안문제에만 집중하기도 바빴는데
이제는 제 삶도 돌아보게 되네요....

제 말을 믿어주고 제게 의지 하는것만으로도
행복한거지....욕심부리지 말아야지....
가족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니....
내 마음 다독이다가도

이렇게 애쓸게 아니고 애초에 끝냈어야하는거 아냐?
싶기도 하고....이런게 인생이지 싶기도 하고...
일시적인 외로움과 권태이길 바라지만...
참 오늘 밤은 그만하고 싶다고 느낄만큼 지치네요...
내가 그렇게 누군가를 바꾸며 지낼 수 있는 깜냥인가 싶고...
결혼 선배님들도 계시곘죠?
시간 지나고 보니 괜찮아 지던가요?
다 소용없는 짓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