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학생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어도러블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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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어머님의 학원에서 수학 강사로 일을 도와드리고 있는 20대 여대생입니다.우선 고민을 간략하게 요약해드리자면 너무 가깝게 다가오는 학생(여학생입니다)을 스승과 제자의 관계속에서 제가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는 작년부터 학원에 출근하며 대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을 동시에 병행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주 4회 하루에 7,8시간씩 수업을 하며 어머님의 일을 도와드린다는 생각으로 돈을 많이 받고 있지는 않았고 이에 대해서는 저도 나름 뿌듯함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정말 아이들이 말을 따라주지 않을 때면 이 일을 도와드리고 있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갔습니다. 물론 저는 올해말이나 내년까지만 도와드리고 취업을 준비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혼자 학원을 운영하시는 어머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런 티를 내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감성적이라 아이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나 성적이 오르는 모습을 보며 이 일의 원동력을 찾았거든요. 
특히 제 원동력의 가장 큰 부분이 된 것은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나이가 많다보니 말도 잘 통하고 솔직히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서 친구처럼 얘기하고 장난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 학생들을 아끼게 된 이유는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 공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던 학생들인데, 저희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성적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온 이후로는 수업 한시간 전에 꼬박꼬박 오면서 스스로 공부를 하고 모르는 문제를 들고 교무실에 와서 제게 질문하는 등 강사로서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더욱 더 열심히 준비하고 가르치게 되었고, 초등학생들과의 수업에 지치더라도 이 학생들과 수업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 중 한명이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편하게 A양이라고 하겠습니다. A양은 평소에도 애교가 많고 감정을 잘 표현하는 학생입니다. 사실 A양이 처음부터 제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렸지만 제가 친해지기 위해 장난도 치고 교무실에 올때마다 관심을가지고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게 마음을 열게 된 것 같습니다. A양도 자연스럽게 교무실 제 옆자리에 앉아 질문을 하고 시시콜콜한 일상 얘기를 하며 저희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일 때문에 고민이 있으면 고민 상담을 해주고, 제 경험 이야기를 해주며 마치 친구가 된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하곤 하였습니다. 주말을 끼고 쉬었다 만나는 날이면 멀리서부터 달려와 안기며 보고싶었다고 얘기하며, 복도에서부터 하트를 만들며 쌤~하고 웃는 그 친구를 볼 때면 제 하루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 하였습니다. 어느날은 시험을 잘 보거나 숙제를 잘 해오면 반 친구들 (총 4명입니다)을 다 데리고 맛있는 것을 사주기도 하며 그렇게 친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이 친구와 개인적인 연락을 하기도 하었습니다. 학교배정과 관련하여 학원 친구들과 같은학교, 같은반이 되고 싶다고 전날부터 노래를 부르기에 저도 궁금하니 다음날 결과가 나오면 알려달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 기회로 학생이 먼저 연락을 하게 되었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답장을 하다보니 친구처럼 개인적인 연락을 하게 되었고, 다행히 제가 일을 하느라 바쁜 나머지 대화를 마무리 하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계기를 바탕으로 저와 정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지 서서 채점을 하고 있으면 뒤에서 안고, 손을 잡으며, 제게 애정표현을 하는 빈도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어떤날은 선물을 들고 장난스레 사귀어달라, 결혼해달라며 얘기하며 수업중에도 그런 말을 많이 하다보니 다른 학생들도 장난인걸 알고 '오~~받아줘요~~ 얘 완전 00쌤 팬이에요 팬!! ㅋㅋㅋ'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여고를 나온지라 이런식의 장난이 너무나도 익숙했고 사실 제게 가까이 다가와주는것이 고맙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종종 저는 어쨋든 저와 그 학생은 '성인과 미성년자',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 있기에 정말 친구처럼 가까이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점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아끼고 좋아하는 학생이기에 씁쓸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끔 지나치게 가까워진다 싶으면 제 스스로도 이렇게 가까워져도 되는건지, 어쨋든 학습을 해야하는 학원이라는 공간에서 선생님이 이렇게 가까이 허물어져도 되는지 항상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님을 포함한 다른 선생님께서는 제가 학생들과 너무 가까이 지낸다며 빨리 거리를 두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어차피 저는 올해까지만 이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며, 제가 학원을 떠난다면 어머님께서 이 학생들을 가르치실 텐데, 이전에 제가 했던 대로 어머님이 그대로 하실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이 된다 하시는 부분은 A양이었습니다. 사실은 저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타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성인이자 선생님이니, 제가 적절하게 거리를 두고 그렇게 하지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흘러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그때 허물없이 언니동생으로 지낸다면 몰라도, 제가 곧 떠나야하며 공부에 집중해야하는 이 학생들에게 지금의 제 행동은 너무 지나치고 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A양에게는 더더욱..
이런 고민 속에서 A양은 그냥 쌤이 저희 끝까지 가르쳐주시면 안되냐고, 필통과 책에 제 이름 스티커를 붙이며 (이거는 제가 교무실에 이름표 스티커를 냅두니 A양을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가져가긴 했습니다) 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더 심해지면 나중에 더 힘들게 될 것이며, 이것이 적절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거리를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보같이 머리로는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만, 수업을 5시간 한 이후 녹초가 되어있는 제게 와서 장난을 치는 A양을 볼때면 마음이 그렇게 되지가 않네요... 
어른으로서, 선생님으로서 어떻게 하면 학생에게 상처가지 않게 얘기하고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