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서울역 쪽방은 하숙집을 그 본류로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와 서울에서의 새 삶을 꿈꿨던 사람들이, 역에서 내리자 마자 제일 처음 얻게 되는 저렴한 보금자리다. 한 끼 식사 가격에 하룻밤 몸 누일 비용을 해결하고, 일용직부터 시작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거쳐가던 하숙집인 것이다. 서울역 쪽방들은 지금도 하룻밤에 8000원에서 만원 정도의 숙박료를 받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받아준다. 서울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수십년간 재개발로 묶여 낙후된 동자동은 예전 그 형태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이 업소들 대부분은 하숙집의 특성상 별도의 허가 없이 운영되어 왔다. 숙박업소로는 허가가 안 나오기 도 하고, 사회의 가장 약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3일에 모인 서울역 일대 쪽방 운영자들은 총 13명. 이들이 운영하는 쪽방은 총 290여 개다. 13명 중 65세 이상이 9명이며 이 중엔 85세 이상도 2명 있다. 그리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어머니나 언니가 돌아가시면서 하던 일을 물려받았다. 가족들이 운영하던 세월까지 합치면 전원 최소 20년 이상, 많게는 40년 이상 운영해온 사람들이며, 그 건물에서 세입자들과 같은 형태의 방에서 사는 사람이 12명이다. 전체 13명 중 자기 건물에서 운영하는 사람은 3명이다.
“쪽방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 고혈 빨아먹으면서 강남 타워팰리스에 산다는 어떤 기사를 보고 기가 막혔어요. 우리 중에 강남 사는 사람 한 명이라도 있나? 우리는 수십년간 서울역에 모여드는 어려운 사람들 뒤치다꺼리 해가며 힘들게 살았어요. 하루도 쉰 날이 없이 고단하게 살았답니다.”
1937년생 H씨가 말했다. H씨와 같이 자기 건물이 아닌 장소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은 월세나 전세로 건물이나 빌라 등을 임대하고 그 공간을 작은 방으로 쪼개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이들이 건물이나 빌라 등을 임대하며 내는 비용은 인근의 상가나 주택 임대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D아파트에도 두개 호실은 쪽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H씨의 경우 25평의 공간에 10개의 쪽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임대료로 보증금 없이 월 120여만원을낸다. H씨의 쪽방 건물은 역에서 가깝고 평지라 다른 쪽방에 비해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쪽방들 평균보다 비싼 편이다. 이 10개의 쪽방 중 1개는 본인이 살고 9개를 운영하는데, 하루 만원, 월 27만원정도의 방세를 받는다. 이 비용에는 도시가스, 전기, 수도세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H씨가 하루종일 하는 일은 빨래와 청소 등의 관리이다.
“등쳐먹고 외상하고… 돈 떼어 먹고 가는 사람도 너무 많아요. 신발로 때리고 술 마시고 토하고 여기저기 똥오줌까지… 행패 부리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세월이 다 갔어요. 아들이 둘인데 엄마가 이런 일 하는 게 창피하다고 친구들에게 속이기도 했지요. 다른 재주가 없으니 하고 있지만 다시 태어나면 이런 삶은 안 살고 싶어요. 생각해봐요. 요즘같이 경기 안 좋을 때엔 빈방도 많은데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내면 뭐가 남겠어요. 월 100만원도 안 남을 때도 많지.”
최근 몇 년 간 LH에서는 쪽방촌 거주민들에게 국가 재원으로 8950만원의 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수리된 빌라 등에 입주하는 정책을 폈다. 그래도 돈을 버는 상당수의 거주민들은 그쪽으로 이사를 한 상태인데, 이에 쪽방 운영자들의 살림은 더 팍팍해졌다.
쪽방 운영자들에 따르면 이 일대 쪽방은 월 24만원~30만원의 임대료를 받으며, 손님의 60% 정도는 일용직 노동자, 40%정도는 기초수급자라고 한다. 기초수급자들은 어딘가에 주소지를 등록해야 기초수급비가 나오기 때문에 쪽방에 전입신고를 하게 되는데, 지역 특성상 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입신고가 가능했던데다 이들이 나가면서 퇴거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때문에 실제 방 개수가 10개면 2-30명이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도 많고, 20년 전에 죽은 사람이 명부에 올라와 있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기초수급자가 아닌 일용직 근로자들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점까지 고려해볼 때, 쪽방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방 개수로 확인하는 것이 좀 더 확실하다. 그런데 이 방들도 최근엔 20% 이상 공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계산을 하는 것이 맞다고. 그래서 쪽방 관리인들은 정부에서 발표한 1200명이라는 숫자가 말이 안 되는 숫자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작년 이맘 때쯤 대략적으로 계산해봤을 때에 500명 내외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1200명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거냐”는 반응이다. 실제 전입신고 된 내역을 파악하려면 집이나 건물의 소유주가 직접 해당 동사무소에서 전입세대 열람을 떼고, 실거주가 아닌 사람들을 말소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지역 통장들이 일일이 확인까지 해야 해서 통상 1~2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운영자들에 따르면 서울역 쪽방에 1년 이상 머무는 사람들의 비율은 약 70% 정도로 추산되며, 나머지는 3개월 이하 간격으로 거처를 옮기며 사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동자동 쪽방촌의 사람들"고혈을 빨아먹는 타워팰리스 사는사람들이라고?"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서울역 쪽방은 하숙집을 그 본류로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와 서울에서의 새 삶을 꿈꿨던 사람들이, 역에서 내리자 마자 제일 처음 얻게 되는 저렴한 보금자리다. 한 끼 식사 가격에 하룻밤 몸 누일 비용을 해결하고, 일용직부터 시작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거쳐가던 하숙집인 것이다. 서울역 쪽방들은 지금도 하룻밤에 8000원에서 만원 정도의 숙박료를 받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받아준다. 서울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수십년간 재개발로 묶여 낙후된 동자동은 예전 그 형태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이 업소들 대부분은 하숙집의 특성상 별도의 허가 없이 운영되어 왔다. 숙박업소로는 허가가 안 나오기 도 하고, 사회의 가장 약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3일에 모인 서울역 일대 쪽방 운영자들은 총 13명. 이들이 운영하는 쪽방은 총 290여 개다. 13명 중 65세 이상이 9명이며 이 중엔 85세 이상도 2명 있다. 그리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어머니나 언니가 돌아가시면서 하던 일을 물려받았다. 가족들이 운영하던 세월까지 합치면 전원 최소 20년 이상, 많게는 40년 이상 운영해온 사람들이며, 그 건물에서 세입자들과 같은 형태의 방에서 사는 사람이 12명이다. 전체 13명 중 자기 건물에서 운영하는 사람은 3명이다.
“쪽방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 고혈 빨아먹으면서 강남 타워팰리스에 산다는 어떤 기사를 보고 기가 막혔어요. 우리 중에 강남 사는 사람 한 명이라도 있나? 우리는 수십년간 서울역에 모여드는 어려운 사람들 뒤치다꺼리 해가며 힘들게 살았어요. 하루도 쉰 날이 없이 고단하게 살았답니다.”
1937년생 H씨가 말했다. H씨와 같이 자기 건물이 아닌 장소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은 월세나 전세로 건물이나 빌라 등을 임대하고 그 공간을 작은 방으로 쪼개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이들이 건물이나 빌라 등을 임대하며 내는 비용은 인근의 상가나 주택 임대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D아파트에도 두개 호실은 쪽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H씨의 경우 25평의 공간에 10개의 쪽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임대료로 보증금 없이 월 120여만원을낸다. H씨의 쪽방 건물은 역에서 가깝고 평지라 다른 쪽방에 비해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쪽방들 평균보다 비싼 편이다. 이 10개의 쪽방 중 1개는 본인이 살고 9개를 운영하는데, 하루 만원, 월 27만원정도의 방세를 받는다. 이 비용에는 도시가스, 전기, 수도세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H씨가 하루종일 하는 일은 빨래와 청소 등의 관리이다.
“등쳐먹고 외상하고… 돈 떼어 먹고 가는 사람도 너무 많아요. 신발로 때리고 술 마시고 토하고 여기저기 똥오줌까지… 행패 부리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세월이 다 갔어요. 아들이 둘인데 엄마가 이런 일 하는 게 창피하다고 친구들에게 속이기도 했지요. 다른 재주가 없으니 하고 있지만 다시 태어나면 이런 삶은 안 살고 싶어요. 생각해봐요. 요즘같이 경기 안 좋을 때엔 빈방도 많은데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내면 뭐가 남겠어요. 월 100만원도 안 남을 때도 많지.”
최근 몇 년 간 LH에서는 쪽방촌 거주민들에게 국가 재원으로 8950만원의 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수리된 빌라 등에 입주하는 정책을 폈다. 그래도 돈을 버는 상당수의 거주민들은 그쪽으로 이사를 한 상태인데, 이에 쪽방 운영자들의 살림은 더 팍팍해졌다.
쪽방 운영자들에 따르면 이 일대 쪽방은 월 24만원~30만원의 임대료를 받으며, 손님의 60% 정도는 일용직 노동자, 40%정도는 기초수급자라고 한다. 기초수급자들은 어딘가에 주소지를 등록해야 기초수급비가 나오기 때문에 쪽방에 전입신고를 하게 되는데, 지역 특성상 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입신고가 가능했던데다 이들이 나가면서 퇴거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때문에 실제 방 개수가 10개면 2-30명이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도 많고, 20년 전에 죽은 사람이 명부에 올라와 있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기초수급자가 아닌 일용직 근로자들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점까지 고려해볼 때, 쪽방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방 개수로 확인하는 것이 좀 더 확실하다. 그런데 이 방들도 최근엔 20% 이상 공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계산을 하는 것이 맞다고. 그래서 쪽방 관리인들은 정부에서 발표한 1200명이라는 숫자가 말이 안 되는 숫자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작년 이맘 때쯤 대략적으로 계산해봤을 때에 500명 내외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1200명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거냐”는 반응이다. 실제 전입신고 된 내역을 파악하려면 집이나 건물의 소유주가 직접 해당 동사무소에서 전입세대 열람을 떼고, 실거주가 아닌 사람들을 말소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지역 통장들이 일일이 확인까지 해야 해서 통상 1~2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운영자들에 따르면 서울역 쪽방에 1년 이상 머무는 사람들의 비율은 약 70% 정도로 추산되며, 나머지는 3개월 이하 간격으로 거처를 옮기며 사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