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이나은 사건을 보면서.. 괴롭힘 폭로, 피해자들의 연대를 응원합니다.

2021.03.04
조회1,509

학폭으로 각종 범죄에 성적 비리까지 저질렀다고요? 이거 배우 지수 중학교 학력 박탈시켜야 하는거 아닌가요?????


(배우 지수씨의 피해자분 댓글 중에 자주 맞았고, 맞을까봐 OMR 받고 대신 풀어주기까지 했다는 다른 피해자분 댓글을 보고 위 대댓글을 쓰려했는데, 그 이후에 생각나는 것들을 적다보니 너무 길어져 댓글에 담을 수 없는 글이 되어 게시판에 올립니다.)


저도 S여대 재학 중, 조별과제로 다 같이 하나씩 에세이였나를 써와서 그 중 제일 잘한것 중 하나를 골라 내기로 했던 과제를 안 해왔다는 이유로 단체톡방에서 다굴 당하고, 그로 인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 중 주동 멤버 ㅇㄴㄹ 동기언니, (그 때 당시 개명해서) ㄱㅅㅎ이 된 동기 동생에게 

"내가 과제를 못한건 정말 미안하고 잘못했다. 하지만 단톡방에서 단체로 돌아가면서 'XX 혼내줘야겠네' 등등 무서운 분위기 조성하며 카톡 다굴로 인해 계속 마음이 많이 힘들다. 그러니 그 부분만 사과해 달라" 

라고 호소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혼자서 일주일 7일 내내 7시 to 24시로 계속 알바하며 학교 생활을 겨우 하고 있었고, ㅇㄴㄹ 동기 언니와 ㄱㅅㅎ 동기 동생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제 제출 전 날,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어버렸고, 깼을 땐 이미 팀플 직전이었기 때문에 그 조별 과제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하나씩 써오기로 한 과제를 못한건 제 잘못이고 지금도 그건 팀원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톡방 사건으로 무서운 얘기로 그런 분위기 조성해 다수가 1명에게 그런 것은 사과해달라는 저의 말에도 ㅇㄴㄹ 동기 언니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이었습니다. 또 그 중 한명인 ㄱㅅㅎ 동기 동생은 제가 사과를 받고싶다는 말을 듣고나서, 오히려 그 때부터 다굴하듯 1초당 수십 통의 갈굼 카톡 폭격으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저는 끊임없이 높은 곳에만 가면 뛰어내리고 싶고, 차만 보면 뛰어들고 싶어졌습니다.


그 사건 이후, 밝고 명랑하다, 웃는 상이라는 얘기를 밥 먹듯이 듣던 저는 우울증에 걸려 휴학을 하게 되었고, 제가 몇 년간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휴학 기간을 다 쓰자 담당의 쌤이 진단서?였나 그런 서류를 써주시면서 이걸 내면 대부분의 학교는 휴학 기간을 초과해도 휴학을 연장해준다고 다른 환자들도 이걸 써주셔서 휴학을 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담당의 쌤 추천으로 써주신 서류를 가지고 휴학 연장신청을 하러 학교에 갔고, 어떻게든 치료해서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싶다고 하는 저에게 당시 학과장님은 

"다른 일을 알아보는건 어떠니? 병원 가서도 너 자살하면 어떻게 할꺼야" 

라고 말씀하시며, 휴학을 받아줄 수 없다고하실 뿐만 아니라 아예 학교를 포기하라고 하셨습니다. 학과장님의 말과 행동에 20대이던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어른들이 나를 지켜주긴 커녕 그보다 더 할 수도 있구나...' 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괴롭힘은 밝고 노력하며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던 사람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오랜 시간 고통을 줍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란 말이 무섭게 주변 사람들은 방관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심지어 2차 가해를 하는 일이 흔합니다. 선택권이 없던 저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를 자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학과장님 얘기를 듣자마자 담당의 쌤은 

"그 학교 어디야! 아니, 자기도 의료인인데.... 그런 말을 해? 이거 써준 학교들 그 동안 다 휴학처리 해줬는데.. 안 받아주는 학교는 한번도 없었어." 

라며 기가 차 하시고 탄식하셨습니다.


전 8년이 지난 최근에야 많이 나아져서 정상인처럼 사나 했는데, 요즘 연예인들 괴롭힘 사건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이 그런 일이 없다거나 사실이 아니라 하거나 사과는 커녕 고소하겠다는걸 보니, 부아가 치밀고 치가 떨립니다.


하긴, 저를 우울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시작점인 ㄱㅅㅎ 동기 동생도 병원 취직하자마자 눈과 코 성형하고 친구들과 호캉스 하며 파티하는 모습을 sns에서 우연히 보게되니, 슬프기도 하고, 정말 씁쓸하더군요...


지금도 ㄱㅅㅎ 동기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고, 괜찮으려 해도 손에 식은 땀이 나고 온 몸이 떨립니다.


단체톡방 사건과 갈굼 카톡 폭격으로 괴롭힘 당했던 저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나를 괴롭혔던 사람이 티비, 영화, 광고에 나와 일상에 계속 자꾸 불쑥 불쑥 보인다???? 하..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사회이겠네요...


저는 적어도 그런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가해자들이 괴롭히지 않았다면, 잘 지내고 더 잘 될 수 있던 사람도 가해자가 자기 길 가며 잘 되는 동안 피해자는 자기 길도 못 가고 오랜 시간 고통 받거나, 저처럼 오랫동안 일상 생활이 힘들기도 하니까요.


피해자들은 보통 심경이 2가지입니다.

다른거 다 필요없고,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 아니면, 사과 조차 받고 싶지 않고, 생각만 해도 두렵고 치가 떨린다.

1번인 경우는 나도 똑같이 행동하면 안되니, 사과라도 받아서 마음 속 한을 풀고 싶은겁니다.

2번인 경우는 그 때 생각만 해도 저처럼 가슴 떨리고 당사자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내려앉으니,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도 바라는 마음인거죠.

괴롭힘을 당해본 사람으로써 요즘 학폭 피해자 주장 글을 읽다보면, 어떤건 너무나도 느낌이 옵니다. 아, 이건 진짜구나..


신기하게도 진짜 피해자라면 저 두가지를 바라게 되더라구요. 저 역시 2번.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도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무엇이든 본대로 배우는 어린 아이들이

"저것 봐. 저렇게 애들 괴롭히고 그래도 잘만 살잖아."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거나

혹은 

"니가 어쩔껀데? 어디 해봐~ 유명인 XXX 봤지? 니가 무슨 짓을 해도 나한텐 별 것도 아닌 일이야~" 

라고 콧방귀 뀌며,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꿈꿉니다.


'불가능하다고 꿈꾸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라는 효리 언니 말처럼, 이렇게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이 이슈가 되고, 엄벌에 처해지고, 개선과 없애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는 한 0.1%씩이라도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어떤 피해자 분 댓글에 폭로할까 망설였다거나 폭로해준 게시글 작성자에게 고맙다는 글이 많이 보이는걸 보면, 지금 밝혀진건 빙산의 일각에 불가하겠죠? 용기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괴롭힘을 행한 가해자들에 대한 폭로와 엄벌이 행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해자 분들... 정말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입니다. 아, 저처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피해자는 만나기보다는 당신과 평생 마주치거나 당신이 떠오를 일이 없기만을 바랄거에요.


정말 미안한 마음이 1이라도 있다면, 진심어린 사과를 바라는 피해자들에겐 마음 깊이 우러난 진심어린 사과를..


당신을 보고싶지도 않다는 피해자 분에게는 비대면으로라도 그들이 바라는 방식으로 진심어린 사과와 피해자 분들을 위해서라도 인정할건 인정해서 자신이 가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예계에서 은퇴해서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사시는 것이 피해자분들과 괴롭힘으로 고통 받아본 모든 사람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와 관계자 분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출연하시는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 광고 넣은 회사, 소속사에 대한 대중의 증오심만 커지고, 관련된 모든 것들의 불매로 이어진다는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탐대실하지 말고, 자기 언니, 오빠, 누나, 동생 등 자기 가족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사람답게 행동합시다.


모든 괴롭힘 폭로와 피해자들의 연대를 가슴 깊이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