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로 온 터라, 정식비자를 발급 받으러 갔지만 의료보험이 없어서 발급이 안 된다는 담당자의 말이 있었다. (아래의 대화는 영어입니다) - 그럼 나중에 관광비자가 끝날 즈음에 다시 오면 된다는 겁니까? = 네, 하지만 그 뒤에도 학업 중이라는 증명이 될만한 서류를 가져와야 합니다. 담당자의 말은, = 관광비자인 상태에서는 아르바이트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비자를 연장하길 원한다면 의료보험과 차후 이어질 진(학)로에 대한 증명서를 가져오세요. 그럼 당장 학원을 다니는데 최소한 3개월(관광비자)은 문제가 없단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모든 건 다 끝났다. 이제 시작이다.
방을 꾸미기 위한 가구를 구하러 시내로 향했다. - 응? 왜 이렇게 비싼 거야? 에이~ 됐다. 없으면 없는 데로 살지 뭐. (책상+걸상=1,000DM이상, 소파+테이블=1,900DM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기본적인 것부터 사야 한다. 빗자루, 프라이팬, 칼, 냄비세트 등등 실컷 샀다. (Kauft백화점-독일 전국체인점, 일반 생활용품은 싸게 살 수 있음) 정말이지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그러나 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었다. 침대시트와 이불도 값싸게 살 수 있었다. 양손에 온갖 짐을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끙끙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청소를 시작했다. - 커튼을 달아야 할까? 에이~ 내 주제에 무슨 ..., 침대에 시트를 깔고 이불을 펼치니 흐뭇해진다. - 이게 내 잠자리란 말이지? 뿌듯한 마음으로 나머지 짐을 풀었다.
- 이제 다 됐지? 이제 내 방이야! 그래! 내 방인 거야.. ^0^
기쁜 마음에 침대로 몸을 던져봤다.
뿌지직 ..., 쿵!! 먼지를 일으키며 매트리스가 주저앉아 버렸다. 쇠창살로 만들어진 기본 틀 위에 더럽고 냄새나는 매트리스!! 주인 아주머니에게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부족한 독일어 실력으로 따질 자신이 없었다. 매트리스 밑 부러진 댓살 대용으로 널빤지를 구하러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 동네가 참 조용하다는 걸 알게 됐다. - 마켓이 저기구나, 어라? 저긴 술집이네? 저긴 자전거 수리점이구나! 저긴 꽃집이군. 나뭇가지를 구하려다가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별걸 다 알게 됐다.
- 어? 저건 뭐야? 가까이 가 보니, 쓰레기 버리는 곳이었다. 트럭(2톤 이상) 위에 싣는 그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쓸만한 물건들이 있었다. - 앗! 저건 ..., (독일은 재활용품을 쓰레기통이 별도로 구별되어 있다. 녹색, 검정색, 파란색 ..., ) 쓰레기 버리는 곳 가까운 곳에 각종 의자와 테이블, 소파 등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나 둘 살폈다. 제법 쓸만한 물건들이 있었다. 주변 눈치가 보인다. - 이걸 가져가도 되나? 왜 이렇게 좋은 걸 버리지? 혹시 날 거지로 보는 건 아니겠지? 두근두근 하는걸 진정시키고 도둑질하는 마냥 한참 주변을 돌아봤다. 아무도 날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도 몰라서 담배를 입에 물고 건너편에 앉았다. 아무도 그 물건에 대해 시선조차 두질 않는다. - 뭐지? 가져가도 되는 건가? 괜히 손댔다가 도둑놈으로 해코지 당하는 거 아냐? 안되겠다 싶어, 그 날은 그냥 지나쳐서 나무판을 구하러 돌아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 와 무너진 침대를 보니 적막함과 함께 처량해 진다. 순간 한국에 있는 내 방의 침대가 그리워진다. 한참 맨 바닥에 주저앉아 뭘 해야할지 몰라 멍하니 있었다. 술이 생각났다.
술집 문을 열자 담배냄새가 코를 찌른다. 너무나 조그마한 술집이었다. 크기로만 따지면 <투다리>정도랄까? 짙은 고동색 분위기의 주점이었다. 구석 창가자리로 조용히 앉았다. 손님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꽂힌다. 멋쩍음을 머금고 간단한 목례인사를 나눴다. 곧 바로 뚱뚱한 아저씨가 와서는 뭘 마시겠냐고 물으면서 메뉴 판을 내 놓는다. (버릇처럼 핸디-사전을 꺼냄) 하지만 닭, 쇠고기 외에는 번역이 불가능했다. 곧 주인장이 다시 온다. = 뭘 드실래요? - 맥주(150cc-2DM) 한잔 주세요. 안주는 뭘 드릴까요?..라고 물을까 조마조마 했다. 그런데 ..., - 네 알겠습니다. 맥주 한잔이요. = 휴우~ -_-;; 한잔 술에 아버지를 담고, 두잔 술에 어머니를 담고, 석잔 술에 동생을 담는다. 넉잔 술에 친구들을 담는다. 닷잔에 P를 담으려 했지만 쓴웃음과 함께 그만 뒀다. 더 이상 의미가 없 기 때문이었다. 몇 잔을 마시고 나니 동전이 떨어진다. (주문 때마다 지불해야 함) 키 작고 안경 낀 어벙한 동양인이 안주 없이 마셔서 그런가? 한참 있다가 주인장이 다가와서는 묻는다. = 어디서 왔죠? 귀찮았다. 한참 내 생각에 집중하고 있는데 ...., - 한국에서 왔습니다. = 한국?(한국이 어딘지 모른다는 듯) - 88올림픽을 주최하던 나라요. = 아하~ ^-^;;(역시 모르겠다는 듯) - 한국 몰라요? = 미안합니다. 한국은 모르겠네요. - 일본과 가까운 나라인데요. = 그렇군요. 그랬다. 그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난 애국자 아니다. 하지만 괜스레 화가 났다. 기본적인 표현 외에는 할 수 없는 날 원망해야 했다. 곧 동전이 떨어짐을 알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하다가 낮에 보던 마켓이 눈에 띤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값싼 위스키를 샀다. 얼마나 마셨나 모르겠다. 일부러 미친 척 엄청 마셨다.
- 이제부터 공부만 해야 한다. 잊을 건 잊어야 한다. 그들은 내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드디어 학원개강이다. (Bonn에서 어학연수를 해 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내가 다니던 학원은 시내에서 별로 멀지 않을 곳에 공동묘지 근처다) 첫날부터 필기시험을 치른다. 필기와 듣기. 2일 후에 오란다. 대강 강의에 대한 커리큘럼을 받고 귀가했다.
결과는? 중급반!
이틀 뒤, 게시판을 확인하고 배정교실로 갔다. 중급반에는 동양사람들이 주로 이루어진, 미국사람 2명, 기타 4명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대개 미국, 영국, 프랑스 등등에서 온 사람들은 고급반에 올라있다. 어쩔 수 없다.) 강사의 인솔에 소개를 하기로 했다. 한 두 명씩 소개를 해 간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왔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 다음 편에 계속 쓰겠습니다.(5)
[추신] 요즘은 쓰기 싫네요. 저녁 먹고 곧 다시 검도장에 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맡게 된 교회 반주연습 때문에 왼쪽 손가락이 성한 곳이 없네요. 그래도 즐겁네요. 조만간 검도(일본검도vs해동검도)에 대한 에피소드도 [독일-외전]으로
올리겠습니다. 토요일에 승단 시험이 있거든요. 이만 칼질 연습하러 갑니다. 다음에 또 쓸게요. 여러분들 행복하십시오.
[독일] 유학생활 이야기 vol.5 (since,1995)
※ 역주: 9년 전 이야기이니, 지금과 다른 부분이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독일] 유학생활 이야기 vol.5 (since,1995)](https://bbs.nate.com/img/mark/theme_icon_06.gif)
관광비자로 온 터라, 정식비자를 발급 받으러 갔지만 의료보험이 없어서 발급이
안 된다는 담당자의 말이 있었다. (아래의 대화는 영어입니다)
- 그럼 나중에 관광비자가 끝날 즈음에 다시 오면 된다는 겁니까?
= 네, 하지만 그 뒤에도 학업 중이라는 증명이 될만한 서류를 가져와야 합니다.
담당자의 말은,
= 관광비자인 상태에서는 아르바이트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비자를 연장하길
원한다면 의료보험과 차후 이어질 진(학)로에 대한 증명서를 가져오세요.
그럼 당장 학원을 다니는데 최소한 3개월(관광비자)은 문제가 없단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모든 건 다 끝났다. 이제 시작이다.
방을 꾸미기 위한 가구를 구하러 시내로 향했다.
- 응? 왜 이렇게 비싼 거야? 에이~ 됐다. 없으면 없는 데로 살지 뭐.
(책상+걸상=1,000DM이상, 소파+테이블=1,900DM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기본적인 것부터 사야 한다. 빗자루, 프라이팬, 칼, 냄비세트 등등 실컷 샀다.
(Kauft백화점-독일 전국체인점, 일반 생활용품은 싸게 살 수 있음)
정말이지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그러나 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었다.
침대시트와 이불도 값싸게 살 수 있었다.
양손에 온갖 짐을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끙끙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청소를 시작했다.
- 커튼을 달아야 할까? 에이~ 내 주제에 무슨 ...,
침대에 시트를 깔고 이불을 펼치니 흐뭇해진다.
- 이게 내 잠자리란 말이지?
뿌듯한 마음으로 나머지 짐을 풀었다.
- 이제 다 됐지? 이제 내 방이야! 그래! 내 방인 거야.. ^0^
기쁜 마음에 침대로 몸을 던져봤다.
뿌지직 ..., 쿵!! 먼지를 일으키며 매트리스가 주저앉아 버렸다.
쇠창살로 만들어진 기본 틀 위에 더럽고 냄새나는 매트리스!!
주인 아주머니에게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부족한 독일어 실력으로 따질 자신이 없었다.
매트리스 밑 부러진 댓살 대용으로 널빤지를 구하러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 동네가 참 조용하다는 걸 알게 됐다.
- 마켓이 저기구나, 어라? 저긴 술집이네? 저긴 자전거 수리점이구나! 저긴 꽃집이군.
나뭇가지를 구하려다가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별걸 다 알게 됐다.
- 어? 저건 뭐야?
가까이 가 보니, 쓰레기 버리는 곳이었다. 트럭(2톤 이상) 위에 싣는 그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쓸만한 물건들이 있었다.
- 앗! 저건 ...,
(독일은 재활용품을 쓰레기통이 별도로 구별되어 있다. 녹색, 검정색, 파란색 ..., )
쓰레기 버리는 곳 가까운 곳에 각종 의자와 테이블, 소파 등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나 둘 살폈다. 제법 쓸만한 물건들이 있었다. 주변 눈치가 보인다.
- 이걸 가져가도 되나? 왜 이렇게 좋은 걸 버리지? 혹시 날 거지로 보는 건 아니겠지?
두근두근 하는걸 진정시키고 도둑질하는 마냥 한참 주변을 돌아봤다. 아무도 날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도 몰라서 담배를 입에 물고 건너편에 앉았다.
아무도 그 물건에 대해 시선조차 두질 않는다.
- 뭐지? 가져가도 되는 건가? 괜히 손댔다가 도둑놈으로 해코지 당하는 거 아냐?
안되겠다 싶어, 그 날은 그냥 지나쳐서 나무판을 구하러 돌아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 와 무너진 침대를 보니 적막함과 함께 처량해 진다.
순간 한국에 있는 내 방의 침대가 그리워진다. 한참 맨 바닥에 주저앉아 뭘 해야할지 몰라
멍하니 있었다. 술이 생각났다.
술집 문을 열자 담배냄새가 코를 찌른다.
너무나 조그마한 술집이었다. 크기로만 따지면 <투다리>정도랄까?
짙은 고동색 분위기의 주점이었다. 구석 창가자리로 조용히 앉았다.
손님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꽂힌다. 멋쩍음을 머금고 간단한 목례인사를 나눴다.
곧 바로 뚱뚱한 아저씨가 와서는 뭘 마시겠냐고 물으면서 메뉴 판을 내 놓는다.
(버릇처럼 핸디-사전을 꺼냄)
하지만 닭, 쇠고기 외에는 번역이 불가능했다.
곧 주인장이 다시 온다.
= 뭘 드실래요?
- 맥주(150cc-2DM) 한잔 주세요.
안주는 뭘 드릴까요?..라고 물을까 조마조마 했다. 그런데 ...,
- 네 알겠습니다. 맥주 한잔이요.
= 휴우~ -_-;;
한잔 술에 아버지를 담고, 두잔 술에 어머니를 담고, 석잔 술에 동생을 담는다. 넉잔 술에
친구들을 담는다. 닷잔에 P를 담으려 했지만 쓴웃음과 함께 그만 뒀다. 더 이상 의미가 없
기 때문이었다. 몇 잔을 마시고 나니 동전이 떨어진다. (주문 때마다 지불해야 함)
키 작고 안경 낀 어벙한 동양인이 안주 없이 마셔서 그런가?
한참 있다가 주인장이 다가와서는 묻는다.
= 어디서 왔죠?
귀찮았다. 한참 내 생각에 집중하고 있는데 ....,
- 한국에서 왔습니다.
= 한국?(한국이 어딘지 모른다는 듯)
- 88올림픽을 주최하던 나라요.
= 아하~ ^-^;;(역시 모르겠다는 듯)
- 한국 몰라요?
= 미안합니다. 한국은 모르겠네요.
- 일본과 가까운 나라인데요.
= 그렇군요.
그랬다. 그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난 애국자 아니다. 하지만 괜스레 화가 났다.
기본적인 표현 외에는 할 수 없는 날 원망해야 했다. 곧 동전이 떨어짐을 알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하다가 낮에 보던 마켓이 눈에 띤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값싼
위스키를 샀다. 얼마나 마셨나 모르겠다. 일부러 미친 척 엄청 마셨다.
- 이제부터 공부만 해야 한다. 잊을 건 잊어야 한다. 그들은 내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드디어 학원개강이다.
(Bonn에서 어학연수를 해 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내가 다니던 학원은 시내에서 별로
멀지 않을 곳에 공동묘지 근처다)
첫날부터 필기시험을 치른다. 필기와 듣기. 2일 후에 오란다.
대강 강의에 대한 커리큘럼을 받고 귀가했다.
결과는? 중급반!
이틀 뒤, 게시판을 확인하고 배정교실로 갔다. 중급반에는 동양사람들이 주로 이루어진,
미국사람 2명, 기타 4명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대개 미국, 영국, 프랑스 등등에서 온 사람들은 고급반에 올라있다. 어쩔 수 없다.)
강사의 인솔에 소개를 하기로 했다.
한 두 명씩 소개를 해 간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왔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 다음 편에 계속 쓰겠습니다.(5)
[추신] 요즘은 쓰기 싫네요. 저녁 먹고 곧 다시 검도장에 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맡게 된 교회 반주연습 때문에 왼쪽 손가락이 성한 곳이 없네요.
그래도 즐겁네요. 조만간 검도(일본검도vs해동검도)에 대한 에피소드도 [독일-외전]으로
올리겠습니다. 토요일에 승단 시험이 있거든요.
이만 칼질 연습하러 갑니다. 다음에 또 쓸게요. 여러분들 행복하십시오.
사랑은 마주보기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홀로 서게 하지 마세요. ^-^;;
※오늘의 말씀:고린도전서 7장:8~24 (성격책 있으신 분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