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sh2021.03.07
조회692
오빠 안녕
늘 서로 옆에 있을줄 알았는데 우리가 헤어진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네
시간이 약이라고 하루 이틀 한달 점점 시간이 흐르니
나도 이제 어느정도는 오빠 생각이 덜 나는거 같아
나를 위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오빠를 위해서도
몇년전 처음 마주쳤던 순간부터 헤어질때 까지
어쩌면 지금도 오빠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던 시간은 없었던거 같아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이 그런건지
오빠를 처음 보고 만나기 까지 저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혼자 밀당도 많이 하고
조급해 하고 오빠 연락 하나에 혼자 좋다고 소리지르고 발버둥 치고 솔직히 도도한척 이였어
이제야 말한다 ㅋㅋㅋ 잠귀가 밝아서 항상 핸드폰은 잘때 무음으로 해놓고 자는데 오빠 전화 한두번 놓치고 그 뒤로는
늘 내 핸드폰은 벨소리 였어 사운드 빵빵
그렇게 내가 바라던 오빠가 내 사람이 됐는데 사람 참 간사하지 부족하지만 부끄럽지는 않은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늘 한결같이 잘 할거다 라고 다짐하고 큰소리 쳤는데
내가 멍청한 탓일까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삼년의 시간을 끝으로 우린 끝이났네
수줍어서 눈도 못마주치고 내숭 떤다고 밥도 조금 먹는척 하고 천상여자 처럼 보이려고 집도 항상 깨끗이 해놓고 가끔은 손편지에 선물 받는 것 보다 주는게 행복해서 혼자 몰래 준비하고 그랬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어느새 내 내숭도 다 사라지고 밥도 오빠보다 많이 먹고 집은 개판에 ㅋ
그래도 서로 씻지도 않고 뒹굴뒹굴 거리고 오늘은 무슨 배달음식을 시켜먹을까 고민하고 그 좁은 쇼파에 둘이 같이 누워서 티비 보고 오빠 화장실 가면 일부러 괴롭히려고 빨리 나오라고 소리지르고 서로 강아지 목욕 미루고
그러고보니 서로에게 처음 멋졌던 꾸몄던 그런 모습보다
정말 서로 나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더 사랑이 커진거 같아
익숙함 편안함 그리고 그 속에서도 서로 상처도 주는 날도 있었고 아프게도 했었지
많이 무뎌졌다 생각했는데 꼭 엊그제 일같이 생생하네
오빠 옆엔 이제 새로운 사람이 생긴거 같더라
하지도 않았던 sns 신규가입 이라고 나한테 뜨길래 봤는데 다정해 보이더라 평생 그런거 안할것 처럼 그러더니 ㅋㅋㅋㅋ 그렇게도 좋더냐
이젠 혼자 이러는 것도 실례인거 같아서
그리고 이젠 오빠 보다 나를 더 돌봐야 할거 같아서
마음속에 꾹꾹 담아 누르고 이제는 웬만하면 꺼내보지 않으려 해
아직도 마음이 아리고 감정이 뒤죽박죽 이지만
가끔은 미워도 원망도 했지만
먼저 떠났다고 나쁜것도 아니고 조금 더 머물렀다고 잘못된것도 아니니깐 그냥 내가 오빠를 조금 더 사랑해서
내가 조금 더 있다 간다 생각해줘
물론 이 글을 오빠가 볼 일은 없겠지만 그냥 이렇게라도 마음에 있는 말을 뱉어내야 그나마 후련할거 같아서!
쓰다보니 이미 구질구질 꼬질꼬질 전 여친이 됐지만
더 구질구질해지기 전에 이만 마칠게
나 이제 잘때 무음으로 해놓고 편하게 잔다!!!!
멍청하지 않게 똑똑하게 잘 살게
결국 나를 아프게 했지만 살면서 이정도의 사랑을 할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줘서 고마웠어
오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