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2년째 살고 있습니다

ㅇㅇ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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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스웨덴에 사시는 분이 인종 차별 관련 올리신 글을 보고 저도 용기내서 써봅니다. 저는 지금 2 년 째 노르웨이 거주중인 한국인 입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을 10년 넘게 다니며 워킹맘이 였다가 남편에게 좋은 기회가 있어 아이 둘을 데리고 이렇게 먼 노르웨이까지 오게 되었네요.

복지 국가 1위 세계 행복지수 1위인 이 나라에서 제가 느끼는 솔직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 악플의 두려움을 안고 용기를 내 글을 써봅니다.(저는 그 어떤 SNS도 하지 않아 악플의 경험이 없어 더 두렵네요ㅠㅠ)

여기 오기 전 저는 북유럽에 대한 환상이 어느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복지 국가, 행복지수 1위, 성숙한 시민의식. 이 모든게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여기 살면서 배울게 참 많다고 느낍니다. 여기는 우선도로를 제외하면 무조건 오른쪽 차선이 우선입니다. 자연스럽게 양보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차보다는 항상 사람이 우선이라 어떤 차도 사람을 보면 멈춰야 합니다. 다른 어떤 유럽보다 어린이를 배려하고 존중합니다. 그런것들이 바탕이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성숙한 문화를 가지게 된 것이겠죠.

처음 노르웨이에 왔을 때 제가 사는 곳이 소도시인데 장애인이 참 많다라고 생각했었죠. 왜 이렇게 작은 도시에 장애인이 많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가족들과 일상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요. 우리 나라는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 하거나 일상을 쉽게 누리기 어려운 문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는. 물론 장애인 이슈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해야 될 사안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인식하고 배려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우리가 배워야할 문화죠.

사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까지 한 것과는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 복지 국가 1위 행복지수 1위인 나라에서 저는 날마다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고 훌륭한 나라인지를 배웁니다. 예전에 무르팍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순재씨가 "대한민국" 네 글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고 하셨을 때 어렸던 저는 "저게 어떤감정일까?" 하고 공감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40언저리의 저도 "대한민국"이란 이름만 떠올려도 뭉클하고 눈물이 납니다. 참고로 저는 감성적인 편이 아닙니다. 제가 여기서는 외국인이다보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죠. 우리가 흔히 아는 난민들, 내전으로 나라를 잃고 여기서 원조를 받으면서 사는, 노르웨이 남자들과 결혼해서 사는 동양여자들 또는 다양한 국적의, 그리고 저희처럼 업무상 와 있는 사람들. 참고로 이 나라는 비자 없이는 거주가 불가능한 나라입니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토론을 하다보면 이미 한국이 요즘에는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 해 있다는 생각에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의 공공기관 응대는 전 세계 탑클래스고,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크죠. 여기서는 뭔가 민원이 있어도 처리 하는 것을 보면 속터지는 일이 많죠. 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구나 하고 느끼죠.

예전 김구 선생님께서 하신 "우리나라는 남들에게 침략 많이 당했으니 나쁜 짓 하지말고 문화로 세계를 지배하자!" (축약해서)는 말씀이 생각나네요.

미국인들이 좋아하고 인정하는 나라 중의 한 곳이 바로 이곳 노르웨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느끼는 한국은 이제 노르웨이보다 크게 뒤떨어 지거나 부족하지 않고 시스템이나 절차는 이곳을 능가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여기는 빅맥세트가 2만원이고 5피스의 치킨 조각이 13000원 하는 어마어마하게 물가가 비싼 나라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세금으로 소득의 45%를 내죠. 모든 국민들이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금 그 만큼 내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여기 살면서 생각도 못해본 인종 차별을 당할때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이라 내가 이 멀리까지 와서 왜 이런 일을 당하나 싶기도 하죠^^한번은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사는데 직원이 아무리 불러도 오지를 않더군요. 그래도 거기까지는 인종차별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계산할 때 직원이 택을 뜯다가 신발이 훼손되었는데 사과도 없이 물건을 담으려고 하더군요. 다른 거 없냐니 없다고 하고 그럼 네가 고칠 수 있냐니 못 한다고 하더군요.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웃으면서 "You are so funny!"라고 했더니 이 친구가 내가 그럼 더 찾아볼께 하더니 새로은 물건을 가져 오더라구요. 이런식입니다. 영어를 좀 하고 당당한 사람에겐 달라지지만 항상 동양인 특히 여자들은 교육 수준이 낮거나, 노르웨이 남자를 꼬시려고? 왔다고 생각하고 일단 look down 합니다. (그래서인지 혼자 있을 때 더 많이 이런일들이 생김) 저희 옆집 할머니도 처음에 저한테 분리수거 잘해야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이봐 메리! 우리 나라는 분리수거 전세계 1위야!" 라는 말은 마음속에 고이 접어두고 아이들에게는 항상 이웃 할머니에게 더 예의바르게 해야한다고 가르쳤고 저도 그랬죠. 저희가 지금은 이사를 왔는데 그 할머니가 저희가 그립다고 할 때면 사사건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잔소리하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납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죠. 노르웨이 직원들을 스텝으로 두고 일하는 제 남편도 상사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아시아를 무시하는 태도나 행동을 초반에는 느꼈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저희가 내린 결론은 인종 차별은 전 세계에 있고 그것은 특정 문화나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경험이나 개인의 교육 수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개발도상국에서 오신 분들이나 난민들을 하대하고 낮춰 보시는 분들 있으시니까요.

한국은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너무 뜬금없이;자원도 없는 그 작은 나라에서 오직 사람만으로 전세계 167개국 중에 세계 경제순위 10위(2020년 기준), 세계군사력 6위.. 훌륭합니다. 이렇게 작은 아시아의 나라가 이렇게까지 해내다니. 심지어 여기는 세계지도를 유럽중심 지도를 써서 한국은 그야말로 저 오른쪽 귀퉁이에 가장 구석에 자리한 작은 나라처럼 보이죠. 한국에 만족 못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꼭 다 1등해야 속이 후련하냐!"저는 외국에서 살면서 한국이 자랑스럽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저두 한국에서는 오히로 불평불만이 많았던 것 같네요. 우리나라는 작은 영토에 일본에게 침략받고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서 먹을 것도 없이 그렇게 가난했는데 우리 윗세대 어른들이 많이 고생하시고 희생하시고 또 요즘은 젊은 분들이 진취적이고 창의적으로 열심히 해서 이렇게 세계를 soft power로 선도하는 문화강국이 되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국민성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자랑스럽습니다.

저와 남편은 이곳에서 한국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곳에서 저희가 만나는 노르웨이인들과 다른 국적 사람들은 저희를 보고 한국은 이럴거야 라고 정의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이 노르웨이에 오면 국제학교를 다니지만 저희 아이들은 로컬학교를 다닙니다. 아이들에게도 항상(교장이 이 학교 생긴이래 우리아이들이 첫 한국인이라고 하더군요) 한국 사람으로서 잘해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고맙게도 너무 잘해주고 있구요.

저는 자기나라 자기가족 자기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그 사람의 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자랑스럽고 우리 국민들도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지만 그런 과제들은 다른 나라들도 가지고 있고 때로는 그들이 더 많기도 하고 숨기기도 합니다 . 한국 사람들은 잘 뭉치고, 예의바르고, 권선징악을 가치로 두고, 약자의 편에서 같이 잘 싸우는 그렇지만 비폭력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저는 우리가 정치적으로 싸우는 모습, 북한에 대한 다른 시각과 의견을 가지고 서로 다투는 모습, 세대간의 갈등 그 모든 것들도 결국엔 똑같은 목표인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가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다들 코로나 시국에 정말 고생 많으시고 대한민국 국민들 최고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