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재미 삼아 깔아본 핸드폰 어플로 우연히 알게 된 그녀 별 생각없이 연락을 주고받곤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였다 얼굴도 모르는 넷상일 뿐이니까 하지만 하루하루 그녀와 연락하는 일 수가 늘어날수록 그녀가 너무나 좋은 아이란게 느껴졌고 그녀를 진지하게 만나고 싶어졌다 그러나 나는 전여친의 양다리로 인한 사람에 대한 불신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었고 2~3달 후 입대가 예정돼있기에 그런 나에게 연애는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연락을 끊자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에 더 믿음이 간다며 나와 만나고 싶어 하였고 나도 욕심을 부려버렸다
우리는 짧은 시간만에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남들 다 하니까 보여주기 식으로 별 생각없이 만나고 헤어져왔던 다른 여자들이랑은 달랐다 집에 쳐박혀 우울하고 의미없게 하루를 보내왔던 내게 그녀는 너무 큰 힘이 되어주었고 순수하게 날 좋아해주는 모습에 나도 점점 푹 빠져갔다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꼈다 하루의 아침을 같이 시작하고 데이트 코스를 찾아보고 때론 길을 잃어버려도 그녀와 함께라면 너무 행복했다 무엇을 하든 너무 즐거웠다 밤새 통화하며 내일은 그녀와 무엇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하루를 마무리하는 내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우울증에 걸려 집에만 쳐박혀있던 내가 맞나 싶어 너무 신기했다 어떤 모습이든 내겐 너무 이쁘고 귀여웠고 가끔은 바보같이 굴어도 때론 날 누나처럼 챙겨주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고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입대 일이 한달 정도 남아있을 무렵 엄마의 친한 친구인 점쟁이 분께 그녀가 양다리 걸치는 질 나쁜 아이라고 군대가면 금방 헤어질거고 고생만 하다 상처받을거란 말을 우연히 전해들었다 예전부터 대가없이 우리 가족 사정이나 대학입시를 점 봐주시고 예언이 맞아떨어진 적이 꽤 있었기에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듣고 군대에 가려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 트라우마가 날 자꾸 괴롭혔다 그녀를 많이 사랑했던 만큼 그녀에게 정말 상처받는게 아닐까 두려웠고 그녀가 내게 배려없는 모습을 보일 때면 불안해져 나 따위 겁쟁이 빨리 잊어버렸음 하는 마음에 정 떨어졌다는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헤어지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군대에서 이별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그녀는 그런 나 마저 너무나 좋아해줬고 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믿음이 가서, 우리 오빠 왜 데려가냐며 펑펑 우는 모습에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그녀를 믿고 입대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녀 덕분에 힘든 훈련소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고 후반기 교육을 가게 되었다 거기선 그나마 전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그 만큼 트러블이 생길 일도 잦았다 사회에서 그렇듯 생각없이 툭툭 던지는 서운하고 상처되는 말들, 내 입장은 생각 안하는 행동들이 잦았고 2달 후 수능을 위해 공부하기에 바쁜 그녀를 위해 편한 시간에 맞춰준 전화 약속도 늦잠을 자느냐고 자주 어기기 일 수였다 내가 일방적으로만 전화가 가능했기에 혹여나 늦잠을 자고 일어난 그녀가 내 전화 기다리다 공부할 시간을 빼앗길까 할것도 제대로 못하고 쉴것도 맘편히 못쉬고 전화부스를 왔다갔다 10~20분 줄을 서고 혹시 그녀가 일어나지 않을까 전화부스에서 그녀를 기다리는게 내 일이 되어있었다 늦게 잠에 들어 늦잠을 잘거 같거나 일정이 바껴 전화 약속을 못지킬거 같으면 내가 고생하지 않게 전화 어플의 톡 기능으로라도 미리 알려달란 내 부탁도 제대로 들어주질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난 그새 맘이 식은건가 불안해져 그녀와 자주 싸웠다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별 말없이 넘어간 적도 한 두번이 아니였기에 점점 노력하는 모습조차 사라져가는 그녀에게 점쟁이 말이 현실되는건 아닐까 불안해져 화를 낸 적도 있었다
우리가 헤어졌던 날 그녀는 어김없이 늦잠을 잤고 난 서운한 마음을 표했지만 그녀는 내게 지친다며 헤어지잔 말을 입에 올렸고 미칠듯이 불안해진 나는 그녀를 계속 잡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군대를 기다려줄 자신이 없다며 맘이 식었다는 말이였고 그때의 난 정말 맘이 식은줄 알고 죄책감 가질 자격도 없다며 화를 내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내게 맘이 식었다는 이유로 그럴 그녀가 아니란걸 깨달았고 그녀에게 몹쓸 말을 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해져 다시 전화를 해 펑펑 울면서 사과를 하였다 헤어지잔 말을 자주 해온 나 때문에 그녀도 나와 싸우며 지치고 불안해했을테고 군대까지 기다리려니 부담이 컸을거란걸 난 어리석게도 바로 깨닫지 못했었던 것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자대에 전입을 온 후 핸드폰이 생겼다
그녀와 같이 찍은 사진들, 귀엽게 대화하던 SNS 기록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궁금해 그녀의 인스타에 들어가보았다 내 팔로우가 끊겨져 있었다 비공개 계정이였기에 게시물 또한 볼 수 없었다 우리의 럽스타그램은 그대로 냅두고선 자신의 계정은 왜 끊어놨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럽스타그램에 이제 계정을 삭제해도 된다는 댓글을 남기곤 그녀의 본 계정에 들어가본 순간 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였다
우리가 헤어지기 3일 전 수능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연락 조차 못할거 같다고 하던 그녀의 인스타에 남자애와 단 둘이 데이트를 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었다 날짜를 보니 헤어지고 고작 일주일 후에 올린 게시물이였다 나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둘의 관계가 어찌 됐든 내 팔로우까지 끊어가면서 그런걸 올려놓고 자랑하듯 비공개를 풀어놓은 그녀가 너무 미웠다 마지막까지 내 입장은 배려 안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에 그녀에게 전화를 해 울분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헤어졌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였고 나는 환승이별을 당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죽고싶단 생각뿐이였고 더 이상 할 말도 없겠단 생각에 전화를 그대로 끊어버렸다
몇 시간 후 폰을 확인해보니 그녀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나랑 지낸 시간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미안하다는 말이였다 내게 양다리를 걸리고 울고불며 미안하다고 빌던 전여친이 떠올랐다 너무 혐오스러웠다 나는 나도 이제 너에게 사심 없으니까 휴가 나가면 욕구나 풀어도 되냐며 그녀를 조롱했고 그녀는 내게 화를 내었다 환승하는 쓰레기라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기에 그녀에게 너와 헤어진건 후회없을 거란 말을 한 후 차단을 하였다 난 이별의 아픔을 씻어내기도 전에 너무나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고 이 아픔을 견뎌내며 까마득히 남은 군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다 자살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전투화 끈과 운동화 끈을 총 동원해 긴 줄을 만들었고 새벽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목을 매달고 죽을 생각이였다
하지만 막상 진짜 죽으려고 하니 너무나 겁이 났고 벼랑 끝에 서있으니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섣부르게 오해한건 아닐까 내게 그런 상처를 줄 아이가 아닌데 공부하기도 바빠서 그럴 이유도 여유도 없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다시 대화해보고 싶어졌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푼 후 좋게 마무리짓고 싶어 연락하려 했지만 모든 SNS와 전화까지 차단 당해있었다 인스타 부계정으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제대로 된 대화 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내게 그런 더러운 말을 들었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본인이 누가봐도 오해할 상황을 만들었고 나도 그저 오해하고 한 말일 뿐인데 내가 받았을 상처는 무시한 채 끝까지 들으려고 조차 안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부정하고 날 조롱하고 무섭고 혐오스럽다며 괴물 취급하는 그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날 차단하고 도망가기 바빴다
그녀에 대한 죄책감과 원망에 우울증에 걸렸고 매일 밤을 설쳤다 꿈에서까지 그녀가 나와 나를 괴롭혔고 스트레스성 위염에 걸려 밥도 제대로 먹질 못했다 나도 누군가한테 내 속이야기를 털어내놓고 싶었지만 그녀를 욕보이게 하는 짓 밖에 안될것 같아 혼자 끙끙 앓았고 펑펑 울고 싶어도 군대에 갇혀 관심병사 취급 받을까 두려워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척 연기를 하였다 당연히 제 정신이 아니였으니 일과시간엔 다치기 일 수였고 졸거나 멍때리다 선임들한테 자주 혼이 났다 제대로 된 군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생지옥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갔다 인스타 부계정을 만들어 수 없이 연락을 했다 첫사랑인 내게 그런 더러운 말을 듣고 트라우마가 생겨 다른 사람을 만나도 나처럼 맘고생을 할까 걱정이 되었기에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해명하고 싶었다 내가 낸 상처 흉터로 남지 않게 치료해주고 싶었고 나도 그녀에게 마음의 병을 치료받고 싶었다 그녀와 대화를 해 좋게 마무리 짓는 것만이 내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였다
내가 봐도 지겨울 정도로 연락을 했다 읽기 조차 하지 않던 그녀에게 몇 주만에 드디어 답장이 왔지만 그녀에겐 난 헤어지고도 남자를 만났다는 이유로 화가 나 화풀이나 하려는 분노조절장애 스토커가 돼있었다 더 이상 연락하면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였고 2살 오빠인 내게 "믿고 싶은대로 믿은 너 잘못이야" 라는 말을 하였다 나도 그녀가 너무 무서워졌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수 있는건가?' 사귀는 동안에도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곤 내가 기분 나쁜 티를 살짝 내기만 해도 왜 화내냐며 무서워하던 그녀였기에 영상통화를 하다가 뜬금없이 캡쳐하는거 아니냐며 성범죄자들과 날 비교하던 그녀였기에 그냥 그녀가 유독 겁과 걱정이 많은거라고 마음의 위안을 삼으며 어떻게든 내 멘탈을 붙잡았다
한 땐 서로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이렇게 서로 혐오하는 사이가 될 수 있다는게 너무 비참하다 서로를 만나 큰 행운이라던 우리의 관계를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든 그녀가 너무나 밉다 무슨 생각으로 인스타에 게시물을 올린건지 왜 내 팔로우를 끊었던건지 왜 비공개를 풀었던건지 나는 아직도 의문이 든다 내게 그녀를 원망할 자격이 있는지 미안해할 필요는 있는지 헷갈린다 처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감정을 알게 해준 그녀였고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날 좋아해주던 그녀였다 지금은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려 하면 망가진 티비를 틀어놓은거 마냥 일그러져 속이 울렁거린다 그녀을 만난걸 후회하기엔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고마운 것도 너무나 많아서 좋게 마무리 짓고 싶었을 뿐인데 그녀가 별 생각없이 하는 말과 행동에 오해할 수 밖에 없었던 내 상황을 이해해주고 그로 인해 내가 받았을 상처를 위로해주길 바랬을 뿐인데 적어도 내가 하는 사과라도 받아주길 바랬을 뿐인데 그녀는 항상 그런 식이였다 본인이 하는 말과 행동이 내게 얼마나 상처가 될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것이 왜 잘못인지 모를 만큼 생각이 너무나도 어렸다 그녀의 배려없는 모습은 빈번하였고 나는 항상 참다 참다 또 한번 참다가 결국 터지기를 매번 반복하였다 그녀에게 윽박을 지른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녀는 싸울거 같은 분위기만 되어도 무서워 하였다 그녀에겐 내가 얼마나 참아왔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터지고 나서야 울면서 미안하단 말 한 마디면 끝나는 너무나 간단한 일이였기에 나는 그녀와 사귀며 군대에 가게 되면 맘고생을 많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였다
그녀가 나를 너무나 좋아해줘서 나도 그런 그녀가 너무 좋아서 욕심을 부린게 이렇게 화가 되어 돌아온거 같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어리고 겁많은 죄 밖에는 없다 그런 그녀를 헤아리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병신처럼 불안해하던 나의 잘못이다 그저 공부하다 잠시 머리 식힐겸 친구와 놀았을 뿐인걸 오해한 나의 잘못이다 믿고 싶은대로 믿은 나의 잘못이다 다 나의 잘못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덜 아플것 같다 그래야지만 이 우울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 같다
보혜야 잘 지내고 있니 헤어진지 4달이 넘어가네 이제는 널 완전히 용서해줄 수 있을거 같아서 너에게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날 형편없는 글 솜씨로 써놓았던 글을 이렇게 올려봐 다른 누구도 보지 않아도 좋으니까 너에겐 꼭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난 애초에 군인 신분으로 널 만날 그릇 자체가 안됐었던거 같아 내가 단호하게 연락을 끊었더라면 나보다 더 멋지고 어른스러운 사람을 만나 행복한 연애를 했을텐데 너무너무 미안해 나도 이렇게 맘고생하고 상처받는 일은 없었을텐데 하지만 난 정말 널 만나서 너무 행복했어 다른 사람을 만난다 해도 너가 날 좋아해주던 만큼 사랑 받지 못할거 같아 널 좋아했던 만큼 사랑주지 못할거 같아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정말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 너이기도 하니까 정말 고맙게 생각해 지금쯤 원하는 대학에 붙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고마운 것도 미안한 것도 참 많아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우리는 짧은 시간만에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남들 다 하니까 보여주기 식으로 별 생각없이 만나고 헤어져왔던 다른 여자들이랑은 달랐다 집에 쳐박혀 우울하고 의미없게 하루를 보내왔던 내게 그녀는 너무 큰 힘이 되어주었고 순수하게 날 좋아해주는 모습에 나도 점점 푹 빠져갔다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꼈다 하루의 아침을 같이 시작하고 데이트 코스를 찾아보고 때론 길을 잃어버려도 그녀와 함께라면 너무 행복했다 무엇을 하든 너무 즐거웠다 밤새 통화하며 내일은 그녀와 무엇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하루를 마무리하는 내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우울증에 걸려 집에만 쳐박혀있던 내가 맞나 싶어 너무 신기했다 어떤 모습이든 내겐 너무 이쁘고 귀여웠고 가끔은 바보같이 굴어도 때론 날 누나처럼 챙겨주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고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입대 일이 한달 정도 남아있을 무렵 엄마의 친한 친구인 점쟁이 분께 그녀가 양다리 걸치는 질 나쁜 아이라고 군대가면 금방 헤어질거고 고생만 하다 상처받을거란 말을 우연히 전해들었다 예전부터 대가없이 우리 가족 사정이나 대학입시를 점 봐주시고 예언이 맞아떨어진 적이 꽤 있었기에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듣고 군대에 가려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 트라우마가 날 자꾸 괴롭혔다 그녀를 많이 사랑했던 만큼 그녀에게 정말 상처받는게 아닐까 두려웠고 그녀가 내게 배려없는 모습을 보일 때면 불안해져 나 따위 겁쟁이 빨리 잊어버렸음 하는 마음에 정 떨어졌다는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헤어지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군대에서 이별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그녀는 그런 나 마저 너무나 좋아해줬고 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믿음이 가서, 우리 오빠 왜 데려가냐며 펑펑 우는 모습에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그녀를 믿고 입대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녀 덕분에 힘든 훈련소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고 후반기 교육을 가게 되었다 거기선 그나마 전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그 만큼 트러블이 생길 일도 잦았다 사회에서 그렇듯 생각없이 툭툭 던지는 서운하고 상처되는 말들, 내 입장은 생각 안하는 행동들이 잦았고 2달 후 수능을 위해 공부하기에 바쁜 그녀를 위해 편한 시간에 맞춰준 전화 약속도 늦잠을 자느냐고 자주 어기기 일 수였다 내가 일방적으로만 전화가 가능했기에 혹여나 늦잠을 자고 일어난 그녀가 내 전화 기다리다 공부할 시간을 빼앗길까 할것도 제대로 못하고 쉴것도 맘편히 못쉬고 전화부스를 왔다갔다 10~20분 줄을 서고 혹시 그녀가 일어나지 않을까 전화부스에서 그녀를 기다리는게 내 일이 되어있었다 늦게 잠에 들어 늦잠을 잘거 같거나 일정이 바껴 전화 약속을 못지킬거 같으면 내가 고생하지 않게 전화 어플의 톡 기능으로라도 미리 알려달란 내 부탁도 제대로 들어주질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난 그새 맘이 식은건가 불안해져 그녀와 자주 싸웠다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별 말없이 넘어간 적도 한 두번이 아니였기에 점점 노력하는 모습조차 사라져가는 그녀에게 점쟁이 말이 현실되는건 아닐까 불안해져 화를 낸 적도 있었다
우리가 헤어졌던 날 그녀는 어김없이 늦잠을 잤고 난 서운한 마음을 표했지만 그녀는 내게 지친다며 헤어지잔 말을 입에 올렸고 미칠듯이 불안해진 나는 그녀를 계속 잡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군대를 기다려줄 자신이 없다며 맘이 식었다는 말이였고 그때의 난 정말 맘이 식은줄 알고 죄책감 가질 자격도 없다며 화를 내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내게 맘이 식었다는 이유로 그럴 그녀가 아니란걸 깨달았고 그녀에게 몹쓸 말을 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해져 다시 전화를 해 펑펑 울면서 사과를 하였다 헤어지잔 말을 자주 해온 나 때문에 그녀도 나와 싸우며 지치고 불안해했을테고 군대까지 기다리려니 부담이 컸을거란걸 난 어리석게도 바로 깨닫지 못했었던 것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자대에 전입을 온 후 핸드폰이 생겼다
그녀와 같이 찍은 사진들, 귀엽게 대화하던 SNS 기록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궁금해 그녀의 인스타에 들어가보았다 내 팔로우가 끊겨져 있었다 비공개 계정이였기에 게시물 또한 볼 수 없었다 우리의 럽스타그램은 그대로 냅두고선 자신의 계정은 왜 끊어놨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럽스타그램에 이제 계정을 삭제해도 된다는 댓글을 남기곤 그녀의 본 계정에 들어가본 순간 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였다
우리가 헤어지기 3일 전 수능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연락 조차 못할거 같다고 하던 그녀의 인스타에 남자애와 단 둘이 데이트를 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었다 날짜를 보니 헤어지고 고작 일주일 후에 올린 게시물이였다 나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둘의 관계가 어찌 됐든 내 팔로우까지 끊어가면서 그런걸 올려놓고 자랑하듯 비공개를 풀어놓은 그녀가 너무 미웠다 마지막까지 내 입장은 배려 안해주는구나 라는 생각에 그녀에게 전화를 해 울분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헤어졌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였고 나는 환승이별을 당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죽고싶단 생각뿐이였고 더 이상 할 말도 없겠단 생각에 전화를 그대로 끊어버렸다
몇 시간 후 폰을 확인해보니 그녀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나랑 지낸 시간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미안하다는 말이였다 내게 양다리를 걸리고 울고불며 미안하다고 빌던 전여친이 떠올랐다 너무 혐오스러웠다 나는 나도 이제 너에게 사심 없으니까 휴가 나가면 욕구나 풀어도 되냐며 그녀를 조롱했고 그녀는 내게 화를 내었다 환승하는 쓰레기라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기에 그녀에게 너와 헤어진건 후회없을 거란 말을 한 후 차단을 하였다 난 이별의 아픔을 씻어내기도 전에 너무나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고 이 아픔을 견뎌내며 까마득히 남은 군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다 자살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전투화 끈과 운동화 끈을 총 동원해 긴 줄을 만들었고 새벽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목을 매달고 죽을 생각이였다
하지만 막상 진짜 죽으려고 하니 너무나 겁이 났고 벼랑 끝에 서있으니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섣부르게 오해한건 아닐까 내게 그런 상처를 줄 아이가 아닌데 공부하기도 바빠서 그럴 이유도 여유도 없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다시 대화해보고 싶어졌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푼 후 좋게 마무리짓고 싶어 연락하려 했지만 모든 SNS와 전화까지 차단 당해있었다 인스타 부계정으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제대로 된 대화 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내게 그런 더러운 말을 들었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본인이 누가봐도 오해할 상황을 만들었고 나도 그저 오해하고 한 말일 뿐인데 내가 받았을 상처는 무시한 채 끝까지 들으려고 조차 안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부정하고 날 조롱하고 무섭고 혐오스럽다며 괴물 취급하는 그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날 차단하고 도망가기 바빴다
그녀에 대한 죄책감과 원망에 우울증에 걸렸고 매일 밤을 설쳤다 꿈에서까지 그녀가 나와 나를 괴롭혔고 스트레스성 위염에 걸려 밥도 제대로 먹질 못했다 나도 누군가한테 내 속이야기를 털어내놓고 싶었지만 그녀를 욕보이게 하는 짓 밖에 안될것 같아 혼자 끙끙 앓았고 펑펑 울고 싶어도 군대에 갇혀 관심병사 취급 받을까 두려워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척 연기를 하였다 당연히 제 정신이 아니였으니 일과시간엔 다치기 일 수였고 졸거나 멍때리다 선임들한테 자주 혼이 났다 제대로 된 군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생지옥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갔다 인스타 부계정을 만들어 수 없이 연락을 했다 첫사랑인 내게 그런 더러운 말을 듣고 트라우마가 생겨 다른 사람을 만나도 나처럼 맘고생을 할까 걱정이 되었기에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해명하고 싶었다 내가 낸 상처 흉터로 남지 않게 치료해주고 싶었고 나도 그녀에게 마음의 병을 치료받고 싶었다 그녀와 대화를 해 좋게 마무리 짓는 것만이 내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였다
내가 봐도 지겨울 정도로 연락을 했다 읽기 조차 하지 않던 그녀에게 몇 주만에 드디어 답장이 왔지만 그녀에겐 난 헤어지고도 남자를 만났다는 이유로 화가 나 화풀이나 하려는 분노조절장애 스토커가 돼있었다 더 이상 연락하면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였고 2살 오빠인 내게 "믿고 싶은대로 믿은 너 잘못이야" 라는 말을 하였다 나도 그녀가 너무 무서워졌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수 있는건가?' 사귀는 동안에도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곤 내가 기분 나쁜 티를 살짝 내기만 해도 왜 화내냐며 무서워하던 그녀였기에 영상통화를 하다가 뜬금없이 캡쳐하는거 아니냐며 성범죄자들과 날 비교하던 그녀였기에 그냥 그녀가 유독 겁과 걱정이 많은거라고 마음의 위안을 삼으며 어떻게든 내 멘탈을 붙잡았다
한 땐 서로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이렇게 서로 혐오하는 사이가 될 수 있다는게 너무 비참하다 서로를 만나 큰 행운이라던 우리의 관계를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든 그녀가 너무나 밉다 무슨 생각으로 인스타에 게시물을 올린건지 왜 내 팔로우를 끊었던건지 왜 비공개를 풀었던건지 나는 아직도 의문이 든다 내게 그녀를 원망할 자격이 있는지 미안해할 필요는 있는지 헷갈린다 처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감정을 알게 해준 그녀였고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날 좋아해주던 그녀였다 지금은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려 하면 망가진 티비를 틀어놓은거 마냥 일그러져 속이 울렁거린다 그녀을 만난걸 후회하기엔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고마운 것도 너무나 많아서 좋게 마무리 짓고 싶었을 뿐인데 그녀가 별 생각없이 하는 말과 행동에 오해할 수 밖에 없었던 내 상황을 이해해주고 그로 인해 내가 받았을 상처를 위로해주길 바랬을 뿐인데 적어도 내가 하는 사과라도 받아주길 바랬을 뿐인데 그녀는 항상 그런 식이였다 본인이 하는 말과 행동이 내게 얼마나 상처가 될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것이 왜 잘못인지 모를 만큼 생각이 너무나도 어렸다 그녀의 배려없는 모습은 빈번하였고 나는 항상 참다 참다 또 한번 참다가 결국 터지기를 매번 반복하였다 그녀에게 윽박을 지른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녀는 싸울거 같은 분위기만 되어도 무서워 하였다 그녀에겐 내가 얼마나 참아왔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터지고 나서야 울면서 미안하단 말 한 마디면 끝나는 너무나 간단한 일이였기에 나는 그녀와 사귀며 군대에 가게 되면 맘고생을 많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였다
그녀가 나를 너무나 좋아해줘서 나도 그런 그녀가 너무 좋아서 욕심을 부린게 이렇게 화가 되어 돌아온거 같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어리고 겁많은 죄 밖에는 없다 그런 그녀를 헤아리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병신처럼 불안해하던 나의 잘못이다 그저 공부하다 잠시 머리 식힐겸 친구와 놀았을 뿐인걸 오해한 나의 잘못이다 믿고 싶은대로 믿은 나의 잘못이다 다 나의 잘못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덜 아플것 같다 그래야지만 이 우울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 같다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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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혜야 잘 지내고 있니 헤어진지 4달이 넘어가네 이제는 널 완전히 용서해줄 수 있을거 같아서 너에게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날 형편없는 글 솜씨로 써놓았던 글을 이렇게 올려봐 다른 누구도 보지 않아도 좋으니까 너에겐 꼭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난 애초에 군인 신분으로 널 만날 그릇 자체가 안됐었던거 같아 내가 단호하게 연락을 끊었더라면 나보다 더 멋지고 어른스러운 사람을 만나 행복한 연애를 했을텐데 너무너무 미안해 나도 이렇게 맘고생하고 상처받는 일은 없었을텐데 하지만 난 정말 널 만나서 너무 행복했어 다른 사람을 만난다 해도 너가 날 좋아해주던 만큼 사랑 받지 못할거 같아 널 좋아했던 만큼 사랑주지 못할거 같아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정말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 너이기도 하니까 정말 고맙게 생각해 지금쯤 원하는 대학에 붙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고마운 것도 미안한 것도 참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