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남자친구는 이해하는 게 당연한 거죠?

우울하다20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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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졸업을 앞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엄마와 비슷한 연배의 분들께 여쭤 보고 싶은 게 있는데 주변에 마땅한 어른이 계시지 않아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바일로 작성 중이라서 오타가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흔히 판에 올라오는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사업이 망해서 빚더미에 앉게 된 아빠,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하니 젊은 나이에 어린 저를 두고 쉬지 않고 일을 했던 엄마, 가난과 불화로 찌든 그런 집안이요.

지금은 두 분이서 함께 살고 있지 않아요. 저는 엄마와 단둘이 살구요. 폭력적이고 무책임하던 아빠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요즘은 마음이 조금 편안합니다. 알바 끝나고 집에 들어갈 때면 아빠가 들어와 있을까 봐 괜히 불안할 때가 종종 있지만 그냥 그냥... 확실히 전보다는 평화로워요.

아무튼 고생만 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자란 탓인지 저는 항상 사라지지 않는 부채감이 있었어요. 얼른 커서 엄마한테 효도하는 것만이 부채감으로부터의 유일한 해방이라고 생각했구요.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로 돈을 벌면 항상 엄마를 챙겨드렸어오. 왜 아이 먹는 거 입는 거 생각하면 돈이 하나도 안 아깝다고 하잖아요. 전 엄마한테 그런 기분을 느껴지더라구요. 엄마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항상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를 최우선으로 두다 보니까 엄마가 그런 말도 하셨어요. 너를 위해서 살고 너를 가장 최우선으로 두면서 살라구. 말은 알겠다고 했는데 그게 왜 이리 어려운지요.

그런 엄마한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저한테 절대 말은 안 하시는데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엄마가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받는 건 분명 좋은 일인데 저는 왜 슬플까요? 엄마를 빼앗기는 것 같고 그래서 더 엄마 누구랑 연락해, 저건 누가 줬어 꼬치꼬치 캐묻게 되고...

스스로가 너무 이기적이게 느껴져서 괴롭습니다. 엄마도 우리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니까 자유롭게 연애할 수도 있는 건데 그걸 이해하니 마니 하는 제 자신이 싫어요. 아빠가 해 주지 않았던 걸 제가 백날 해 줘 봐야 딸은 그저 딸일 뿐일 텐데 자식의 이름으로 채워지지 않는 게 분명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종일 우울한 제가 정말 싫어요.

이 정도로 엄마한테 집착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건 정상이 아닌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