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배달음식 주문하고 잠든 고객…어떤 처벌받나

ㅇㅇ202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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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에 배달음식을 주문하곤 연락 두절이 된 고객과 이에 격분한 점주의 사연이 화제입니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새벽 4시께 B씨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A씨가 배달 장소에 도착하자 수령인은 아무도 없었고 B씨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배달장소에서 30분을 기다리던 A씨는 결국 음식을 도로 가져와야 했습니다.

A씨는 다음날 B씨에게 '음식을 재배송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B씨는 사과와 함께 '오늘 새벽에 다시 배달해달라. 집에 도착하면 문자하겠다'고 문자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A씨는 이를 믿고 음식을 배달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에도 B씨는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B씨가 자신에게 장난을 쳤다는 생각에 화가 난 A씨는 업무방해죄로 B씨를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냅니다. 이에 B씨는 미안하긴 하지만 자신도 기분이 나쁘다고 응수합니다.

◇'주문 후 잠수' 업무방해 되려면

이처럼 음식을 주문하고선 연락이 두절되는 행위도 죄가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B씨의 고의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통상 거짓 주문이나 허위 주문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며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합니다. 여기서 위계란 상대방을 속이거나 착각을 하게 만들거나 상대방이 알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하는 행위 모두를 포함합니다.

지난 2017년 경쟁 업체의 오픈마켓에서 84회에 걸쳐 구매 주문서를 작성한 후 취소를 반복해 재고를 0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업무를 방해한 피고인의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5. 17. 선고 2018고단172 판결)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인식과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즉 B씨가 음식을 배달시킨 뒤 일부러 집을 비우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A씨의 영업을 방해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만 업무방해죄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B씨는 잠이 들었을 뿐이라며 일부러 거짓 주문을 한 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만약 A씨가 정말로 B씨를 영업방해로 고소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합니다.

다만 업무방해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A씨는 B씨에게 금전적 손해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있습니다. 민사상 업무방해의 경우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실질적인 매출이 감소하는 등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대법원 1981. 7. 14. 선고 81다414 판결)

◇연락두절 고객 음식, 먹거나 버렸다면

B씨는 음식을 주문한 후 이틀 동안이나 이를 수령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정도면 A씨가 알아서 처리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고객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업주는 주문받은 음식을 먹거나 버려도 될까요?

사실 배달음식이 고객에게 도착하기 전이라면 이는 업주 소유입니다. 상법상 운송물이 도착지에 도착한 때는 수하인(배달시킨 고객)은 송하인(음식점주)과 동일한 권리를 취득합니다. 운송물 도착 후 그 인도를 청구할 때 비로소 수하인의 권리가 송하인의 권리에 우선합니다.

이런 법리를 적용해 손님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배달음식의 소유권은 아직 점주에게 있다고 본 과거 판례도 있습니다.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다240496 판결) 다시 말해 고객이 주문한 음식물이 고객에게 전달되기 전까지는 음식점주의 소유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A씨가 이 음식을 맘대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A씨는 B씨와 주문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음식이 B씨에게 무사히 도착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를 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