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된 남자가 말하는 결혼

ㅇㅇ2021.03.15
조회24,079
올해로 서른에 접어든 남자입니다. 솔직하게 서른이 된 시점에서 제가 또래 혹은 연상의 여성에게 느끼는점, 관련된 친구들과의 대화 등을 좀 적어볼텐데 인생의 선배님들의 조언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장문이 될 것 같아 읽어주시고 반응해주실 분들께 미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1. 남자 서른은 생각보다 진짜 별거 없는 나이다.

어릴 때에는 서른이란 나이가 얼마나 많고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많은걸 갖고 누리는 나이로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막상 되어보니 저도 또 제 주변의 친구들도 이루거나 갖춘게 많지 않더군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2년을 다녀오고 휴학 조금 하면 금새 20대 후반을 바라보게 됩니다. 재수나 중간의 휴학이 껴있으면 더 길어지겠죠. 휴학 혹은 졸업 후에 공시나 전문직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을 준비하면 나이 서른은 금방 찾아와버리게 되고 박사를 준비하는 제 어떤 친구는 여전히 연구실에서 논문을 준비중입니다. 4년제~대학원 기준 남자 나이 서른이면 이제 갓 취업한지 일이년 되거나 취준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행히 저는 집안형편이 어렵지는 않아서 빚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친구들은 여전히 학자금을 갚고있습니다. 저와 제 친구, 선배, 지인들 기준에서 나이 서른은 진짜 쥐뿔도 없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평범한 삼십대 초중반의 남성에게 집과 차와 모아둔 돈 수억을 바라지 말아주세요. 삼십대 초중반이 집도, 차도, 금융자산 억대가 있다면 그 순간 이미 평범함을 아득히 넘어가있습니다.

2. 여자와 남자의 결혼을 준비하는 시기와 노력의 차이가 크다고 느낍니다.

저와 제 주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친구들 그리고 또래 남자들은 결혼을 준비합니다. 제 친구들은 지금 모두 만나는 여자가 있든 없든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도 지인들도 나름대로 재테크도 하려고 하고 차도 구매하고 어떤 친구는 가족, 빚 다 영끌해서 집을 샀어요. 친구들 생활패턴이 집-직장-헬스장(다니는 친구들)이 끝이고 가끔 만나서 커피한잔하거나 맥주나 한잔하는 정도입니다. 대학시절 옷이며 명품이며 관심있던 친구들도 오히려 필수소비 이외의 사치가 확연히 줄었고 어릴때 외제차 산다는 친구들도 그냥 국산 준중형이나 중형을 업무상 필요에 의해 혹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구매했습니다.
반면, 또래 여자 지인들은 결혼자금을 모으거나 준비하는데 소홀한게 느껴집니다. SNS에 올라오는 맛집사진, 여행사진, 명품사진, 호캉스를 볼 때마다 속으로 쟤는 아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대화해봐도 능력대비 명품 좋아하는 여자, 여행 즐기는 여자 좋아하는 친구들은 없다군요. 사업이 아니라 월급생활자들은 대충 직장과 연차를 가늠해보면 벌이가 보이는데 씀씀이를 보면 집이 잘사나? 싶다가도 막상 대화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들도 여행 좋아해요. 우리도 맛있고 비싼 신라호텔 요리 먹고싶고 명품을 보면 혹하기도 하고 비싼 외제차도 몰아보고 싶지만 눌러참습니다. 미래에 있을지 모르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준비하고싶거든요. 결혼을 생각하시는 여성분들도 당신을 위해 참으며 준비하고 노력하는 남자가 있다고 믿고 함께 준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친구들도 저도 억울한 결혼은 하고싶지 않습니다. 모아둔 돈이며 집안형편이며(물론 중요합니다만) 고려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경제적으로 노력해온 흔적이 보이는 여성과 결혼하고 싶거든요.

3. 외모의 가치가 점점 낮아진다.
외모 당연히 중요합니다. 여성분들도 남자 외모 중요하시잖아요. 키나 탈모나 깔끔한 옷차림이나 탄탄한 몸매나 그런거요. 당연히 남자들 예쁜여자 좋아합니다. 다만 20대만큼 맹목적으로 외모에 홀리지는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제 친구들은 과하게 꾸미는걸 경계합니다.
남자들도 여자들 화장이나 헤어, 옷차림에서 오는 변화 다 인지합니다. 그러다보니 그게 다 돈으로 보입니다. 예쁜 네일, 헤어샵에서 한껏 꾸민 머리, 명품옷과 명품백 예쁘죠. 그러나 연애를 넘어 결혼으로 갈 마음을 가진 남자들에겐 화려함이 좋게만 보이지 않습니다. 카푸어를 보는 여자들의 시선과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연애 할 때야 어떨지 몰라도 카푸어랑 결혼하고싶은 여성분은 없으시잖아요. 타고난 자신의 외모에 감사하면서 운동해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적당히 꾸미면 예뻐보이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4. 솔직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여자지인들 그 중 또래보다는 나이 차가 좀 있는 연상들일부는 연애고민이나 연애상대와의 결혼을 생각하면서 제게 상담을 해오곤 합니다. 대부분 외모나 재력이 좋은 편이라 그런지 4살~6살 연하남들도 많이 만나더라구요. 저는 지인들이 이런저런 남자친구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을 때마다 좋게좋게 좋은 방향으로 얘기해주려고 노력합니다. "대화를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오해일수도 있지 않느냐", "누나도 남친도 크게 잘못한거 없다", "좀 더 남자친구를 믿어주고 사소한 결함은 좀 참아줘라" "누나정도면 능력도 되고 외모도 괜찮지, 정 아니면 헤어져 대신 그 전에 후회하지 않게 노력은 해봤으면 좋겠어"
하지만 오래 알았고 친하고 아끼는 지인들이라 솔직한 직언은 참 하기 어렵습니다. 연애시장에서, 결혼시장에서 나이를 먹어간다는건 참 슬픈 현실입니다. 매년 가치가 깎여나가면서도 그걸 인정하기 어렵겠죠. 이건 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만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남성도 일정나이가 되면 급격하게 연애시장, 결혼시장의 매력도가 급락합니다. 그 누나들도 알아요. 하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정확히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내가 그래도 몸매도 좋고, 얼굴도 동안이고 등등등" 이야기를 합니다. 앞서 말했듯 제 여성지인들 전문직도 있고 재력이나 외모 훌륭합니다. 그러나 여자의 재력은 남자가 같은 재력을 가진거보다 매력도가 떨어지고 외모는 그 나이 대비 훌륭한거지 객관적으로 좋기는 어렵습니다. 그 누나들 어렸을때 훨씬 이뻤습니다. 비싼 돈 들여서 관리 잘하는 연예인들도 나이먹으면 그게 눈에 보이잖아요.
마치 고급 외제차를 신차로 뽑아서 자신은 1억짜리 외제차로 인식하고 타고다니지만 중고차 시장에 팔려고 내놓으니 "연식도 이렇고, 키로수도 많고, 관리상태는 좋은편인데 잘 쳐서 3000정도 드릴께요" 말하면 "제 차는 이러이런 정비했구요 이정도는 생활기스고 제가 타고다니면서 떨림도 별로 없고 엔진, 미션상태도 좋은데요? 7000은 받아야하는거 아니에요?" 말하는 차주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개인의 체감보다 실제 시장에서의 감가율은 더 극악합니다. 예시가 돈과 관련되어 있어 거북하실수도 있는데 더 좋은 예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게 가장 직관적인 예시로 보여서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안합니다. 저 누나 저렇게 연애하면 안되는데... 좀 더 양보하고 굽힐 필요가 있는데.... 직설적인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씹어삼킵니다. 직언의 정도에 따라 작은 상처를 줘서 아프더라도 소독하면 좋아지지는게 있지만 강하게 팔다리를 잘라야 한다고 하는건 말하기 어렵더군요.
주변 지인이 혹시 비슷한 조언을 한다면 그 속내는 제 마음과 비슷한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지인이 주는 말에 숨어있는 힌트를 유심히 들으시길 바랍니다.

제 기나긴 장문의 푸념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대한민국 서른으로서 느끼는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고싶었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다 힘든 시대와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부모님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첫 세대가 지금의 30대일지도 모르겠네요. 위의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작성해서 일반화가 있을 수도 있고, 몇몇 분들에게는 불쾌하실수도, 나는 아닌데?!!! 하실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갓 서른이 된 어린 녀석의 푸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은 모두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삶 되세요. 모두들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연애와 결혼에 관한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의견 조심스래 요청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