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싫어요 가족만 생각하면 답답해요

2021.03.29
조회13,077
집이 싫습니다

저희 가족은 대화 없구요 연락 없어요
모두가 교류없이 각자 살아요
아빠는 가부장적 엄마는 아빠 뒷바라지 오빠는 은둔형
그래서 저는 집이 정말 싫어요
집에 있으면서 편하다고 생각 한 적이 없어요

좀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아빠는 가부장적 마인드에 술, 친구 좋아해요
집에만 오면 집안 꼴이 왜이러냐는 둥 짜증 섞인 목소리가 매일 같이 들립니다.
입 버릇이겠죠.
아빠와 아주 어릴 땐 그래도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중학교때부터는 좋은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아요
생각도 많이 달랐고 무조건 안되고 엄했거든요
가게를 했었어서 하루종일 가게에 있느라 시간을 같이 보낸 기억이 없어요
가게를 하면서도 술 친구 때문에 안좋은 기억이 많아요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셨구요
저는 중학교 진학 고등학교 진학 취업 선택 모든 걸 상의 해본적 없고 혼자 결정했습니다
나를 궁금해하긴 할까? 싶었어요

엄마는 아빠만 믿고 시골에서 올라와 친구 없이 아빠만 뒷바라지 했어요
10살이나 차이나서 아빠에게 모든걸 맞췄죠
삼시세끼 밥차리고 저와 나가 노는것도 아빠 허락을 맡았고 (놀 수 있는 시간도 아빠 점심 차려주고 저녁 먹기 전)
엄마도 힘드시겠죠 그래서 싫은소리 항상 입에 달고 삽니다 아빠 욕이요
할머니네가도 아빠욕 저랑 오빠랑 있을 때도 아빠 욕 저랑 놀 때도 아빠 욕 ..
정말 듣기 싫어요 차라리 이럴거면 두 분 이혼하고 각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을 정도로요
할머니는 항상 저에게 엄마 좀 챙겨라 엄마한테 잘해라 엄마 엄마 엄마 ....
알죠 당연히 엄마를 챙겨야 한다는 거
저도 엄마가 불쌍했거든요 엄마도 엄마의 삶이 있을텐데 하지만 지금은 모든게 부담스럽습니다
할머니네 가는것도 싫고요 전화도 피할정도로요
왜 제가 챙겨야하죠?
아빠가 잘 못하니 제가 챙겨야 한대요 아빠가 고쳐야 하는게 맞는거 잖아요..
왜 두분 사이의 부재를 제가 채워야 하죠..?

도망가고 싶었어요
이런 집이 싫어서 저는 성인이 되자마자 돈을 벌었고 바로 독립하고 싶었어요
엄마는 아빠한테 물어보라하구요
당연히 아빠는 안된대요 이유는 없어요
왜? 라고 물어도 대답을 안해줍니다
그냥 확 독립해버릴까 싶다가도 안된다는 말을 들은 이상 발목을 잡혀버렸습니다
모든게 아빠의 고집대로 흘러가는기 너무 싫어 반항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취하는 친구집에서 회사를 핑계로 일주일에 3-4일 보내다가 집에 들어가요
처음엔 엄청 싸웠지만 저 또한 막무가내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하고 더 짜증나는 상황이 되어버린거에요

저는 우리 가족이 각자의 행복을 본인이 찾고 의존하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론 과연 내가 가족에게서 나와 독립을 한다한들 마음이 편할까 싶어요
당장 앞에 펼쳐진 일을 해결하는 것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 되는게 아니잖아요
늘 가족이 마음에 걸려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돌봐줘야 하는데 내가 나와있는게 맞는건가? 싶다가도 집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힙니다
안쓰러움 미안함 부담감 도피 모든게 섞여있어요

차라리 모든게 다 최악이었다면 미련도 없을텐데 사실 아빠도 공사장 일하다가 다리를 다치셔서 절뚝거리십니다 그래도 가장이기에 작은 슈퍼 차려 평생을 일하시다가 장사가 도저히 안되어 쉬시는 중입니다 간혹 벽칠 하는 일 하러 나가시구요
엄마는 평생 전업주부셨어요 아빠를 위한 아빠가 일자리가 없으니 엄마가 생활비 명목으로 부업하시구요 귀가 잘 안들리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모르는것도 많고 자존감도 낮아요
오빠는 몸이 약해요 저희 둘 다 태어날때부터 심장 수술 받았고 오빠는 저보다 더 약해서 고등학교때도 수술을 한번 더 받았습니다 저보다 한살 많은데 일을 못해요 일만 하면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언제부턴지 그것도 듣기싫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집에는 그나마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하고있는 건 저 뿐이에요

저는 어른이 되면 집안을 바꿀 수 있을 줄알았어요
집이 여유롭지 않았기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가족의 사이도 좋아질줄 알았습니다
제 큰 착각이었어요
성인이 되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엄마 아빠에게 드리는 돈, 가족 모임, 가족 여행 등 어떨진 몰라도 제 나름대로 노력했어요
많은 돈이 아니라 모을 여윳돈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달에 한번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오는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것같았어요
근데 23살쯤 술에 잔뜩 취한 아빠가 저에게 말했어요. 제가 집안을 바꿀 줄 알았다 라고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거 같았고 확 부담스러워졌어요
나는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왜 몰라주지?
얼마나 더 큰 걸 바라는 거지? 생각이 들었는데 알겠더라구요
돈으로 행복한건 한계가 있다는걸요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도 그건 잠깐의 행복한 꿈일 뿐
가족간의 사이는 여전히 멀었고, 감정적인 교류가 여전히 없으니 썩은 사과를 고급진 포장지로 포장해 놓은거나 마찬가지 였던거죠

저도 모르겠어요
우리 가족 바뀔 수 있나요?
노력하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후회한대도
그냥 각자 살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불행하게 사는 건 안되고 잘 살았으면 싶어요
제 생각만 하고싶고 제가 살고싶은대로 살고싶어요
저 불효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