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한 뒤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저희... 조언부탁드려요.

ㅇㅇ2021.04.14
조회12,805
안녕하세요... 정말 고민하고 고민하다 익명에 기대어 하소연이라도 해보고싶어 글을 남깁니다.상황 설명을 하긴 해야해서 글이 좀 길어졌는데 보시고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랑 여친은 작년 중순부터 친구 소개로 만나기 시작한 커플이었습니다. 둘다 평범하다면 평범했죠.
전 외국계 반도체 회사를 다니고 여친은 유통업체쪽에 다니고 있습니다. 연봉차이는 3배정도 나요.
전 돈보고 사람 만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정말 사람이 마음에 들어서... 올 초에 결혼 이야기를 제가 먼저 꺼냈습니다. 신혼집 아파트를 구매하진 못해도, 적당한 전세정도는 얻어 출발할 수 있을 정도의 돈도 모아놨고... 버는돈도 적지 않으니 여친이 일을 계속 하던 안하던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을 꺼냈죠. 너랑 평생 같이 하고싶다고요. 여친도 한달정도 고민하더니 결심이 들었는지 양가 부모님 인사 드리자고 진행하게 됬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됬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랑 성향이 비슷하세요. 상대방이 뭘 하던, 부모님이 잘살던 못살던 너가 보고 고른 사람이니 존중하겠다. 사람만, 인성만 바르면 된다... 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저도 이제 30 중반을 넘은 한사람의 성인이니까. 존중해주시는구나 생각도 들었고요.
저희 부모님은 두분 다 일 하시다 아버지는 은퇴하셨고 어머니는 아직 일하는 중이십니다. 두분 노후대비 정도 되어있으시고 결혼할 때 많은 돈을 지원해주시긴 힘드신 상황이고요. 저도 받을 생각 없었고 여친에게도 미리 이야기를 해서 여친도 거기 동의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자친구쪽 부모님은 달랐습니다... 여친 어머님은 경제적인 문제로 반대를 하셨대요. 저희 집이 그리 잘 살지 못해서 어려울 때 도움받기 힘들지 않겠냐는 문제, 그리고 자기 딸과 제가 버는 돈이 너무 차이가 심해서 자기 딸이 무시받을것 같다는 걱정... 저한텐 전부 이해가 안되는 걱정이고 문제였습니다. 적어놓고도 황당하네요. 뭐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자식 결혼시키실때 부모님이 그냥 할만한 걱정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켰습니다.
근데 여친 아버지가 더 난관이었습니다. 반대 이유가 매번 바뀌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반대를 이야기하시고... 반대를 넘어 "헤어지고 와" 라는 말까지 하실정도로... 오죽하면 여자친구가 저한테 아버지의 반대이유는 말을 안해주더군요. 자기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고요.
 제 상식엔 이해가 안되는 분들이었죠. 여친도 이제 30중반을 향해 가고있는 나이인데... 전혀 존중을 해주지 않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분명 처음 인사드리는 자리에서 "사람 한번봐선 모른다"고 말씀하셔놓고 저는 두번 볼 필요 없다고 싫다고 하시는 그 모습에... 엄청 실망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같이 설득해보자고... 원래 다 처음엔 반대하시는거라고 설득하고 설득해서 잘 해보기로 하고 겨우 2일이 지났는데... 여친이 헤어지자고 찾아왔습니다. 4시간동안 설득하고 붙잡아봤는데... 여친은 "자기 부모님에게 더이상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주기 싫다" "오빠를 더이상 고생시킬 수 없다" 는 이유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엄마도 밉고 아빠도 저런사람인줄 평생토록 몰랐다고... 자기는 결혼이란걸 포기하고 혼자 살겠다고. 저라도 좋은사람 만나서 결혼하라고... 그렇게 펑펑 울면서 이야기하는데... 저도 눈물밖에 안나더군요.

결국 서로 눈물로 점철된 헤어짐 이후... 저도 여친도... 결국 서로를 향한 마음이 하나도 바뀌는게 없는상태로... 한달쯤 지나 여친이 먼저 연락한걸 계기로 결국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헤어짐은 시간을 멈추게 한다고... 그냥 그말이 딱 맞더라고요. 서로 한달동안 마음정리 하나도 못한채로... 다시 보니까 좋고 기쁘고... 제가 여친에게 다시 잡고싶은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니 다시 잡고싶다고 해서 결국 다시 만나게 됬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여친이 자기말고 다른사람 나타나면 언제든지 떠나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잡기엔 제가 너무 좋은사람이고 아깝다고... 더 좋은사람 만날 수 있는데 왜 자기를 이렇게 붙잡냐고. 자기 만나면서 소개팅이던 선자리던 들어오면 나가라고... 전 맘에도 없는소리 하지 말라고 그럴일 없다고 했고요.
그러고서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평일에 한번정도? 주말도 토요일에는 꼭 만나고 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낼때는 정말 좋습니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은걸 더 느꼈어요. 여자친구도 다시 잡길 잘했다고 자기도 너무 좋다고 하고요. 서로 더 많이 보고싶은데... 여친이 집에 비밀로 하고 만나야하니 만날 시간도 줄고... 연락도 자주하기 힘들어졌죠. 집에서 통화하는건 아예 불가능해졌고요.

그래서 그런지 여친도 저도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가끔 톡으로 자기가 부족하고 모자라서 저를 힘들게 하는것 같다고 자책하는 내용이 오는데 그때마다 저는 괜찮다고... 우리가 서로 받은 상처가 커서 당분간은 그럴거다... 버티자 하고 달래고... 하나씩 조금씩 바꿔가보자고. 같이 지내다 보면 길이 생길거라고 이야기해주고... 패턴이 매번 똑같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둘다 지쳐가는게 느껴져요. 저도 여친도... 사랑은 깊어가는데 몸과 마음은 힘들어지는... 해결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재회해서 더 그런것 같기도 하고요.
친한 형들은 저보고 한두달은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만나서 데이트하고 즐기라고... 그러다보면 결론이 날거라고 하시는데... 힘들어하는 여친을 보는게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죠.

여친에게 집에서 나오라고 하는게 현재로선 최선인것 같은데... 여자들에겐 집에서 나와서 독립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라고 하고... 괜히 말 꺼내서 여친이 더 고민하고 걱정할까 그것도 걱정되고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여러분들의 의견 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