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만 이렇게 죽을 것 같을까요...

ㅇㅇ2021.04.15
조회1,197
전남친이랑 헤어진 지 이제 8일째에요
좋은 남자친구도 아니었고, 오래 만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죽을 것 같을까요...

아플만큼 아파하고 슬플만큼 슬퍼하다보면 나아진다는 말에 지난 일주일은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냥 울기만 했어요.. 밥도 안 먹고 내내 울다가 울 힘도 없어지면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 다시 걔 생각이 나면 또 한참을 울다가,, 일주일이 지난지도 몰랐어요 정말.. 지쳐서 쓰러지듯이 잠들면 꿈에 예전 우리 모습이 계속 나와서 깼을 때 괴로움을 못 참겠어서 잠도 못 잤어요.. 그러다 이제는 정말 죽겠구나 싶어서 오늘은 일어나서 밥도 먹고 산책도 하러 나갔는데 길에서 전남친과 듣던 노래를 듣고 다시 울면서 뛰어들어와 먹은 거 다 게워내고 다시 울기만 했네요..
100일을 겨우 넘겼기에 헤어지고 별로 안 아플 줄 알았어요. 힘들어하시는 분들 보면 다들 오래 만나셨던 것 같아서요. 사귀는 동안 이미 너무 많이 상처받았어서 헤어지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헤어지고나서도 저 혼자 아프다는 사실이 정말 죽을 것 같아요.

3년을 누구보다 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서로 기대고 의지하다가 점점 호감으로 변해서 사귀게 된 애였어요. 제가 너무 행복했기에 좋은 연애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왔지만 사실 저도 내심 이 연애가 비정상적이라는 건 알고 있던 것 같아요. 면허를 안 딴 전남친 대신 매일 제가 왕복 세시간을 운전해서 집앞으로 데리러가고 데려다주면서 데이트를 하고, 밥값, 모텔비, 데이트비용 그냥 거의 제가 냈던 것 같네요. 전남친이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말에 걔가 입는 거 먹는 거 쓰는 거 하다못해 취미로 시작한 홈텐딩에 들어가는 돈까지도 제가 다 대줬어요. 저도 학생신분인지라 넉넉치 않은데 밥 먹고 술 먹을 돈 아끼고 학교 긱사에서 하루 한 끼씩 먹으면서도 걔한텐 그렇게 다 해주고 싶더라구요. 그렇게 부모님 생신까지 다 챙겨드리는 동안 제가 받은 게 화이트데이에 집 앞 이마트에서 산 인형 하나라는 게 참 허무했어요. 물질적인게 중요한게 아니다 매일 되새기면서 사랑하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거 해주는거니깐 좋은거야 그냥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말로 그냥 줄 수 있어서 행복했거든요.
근데 한 달 전 제가 학교 일로 지방에 내려오게 되면서 저희는 사백키로 떨어진 롱디가 되게 되었고 떠나는 날 너무 슬퍼서 우는 저한테 본인 마음 불편하니까 웃으면서 가라 하더라구요. 성인이니까 너가 할 일에 너가 책임져야한다고. 예전에 연애 초창기에 저를 안고서 잠시도 떨어지기 싫다며 눈물을 보이던 걔 모습이 떠오르면서 그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변했고 나를 향한 애정이 별로 크지 않겠구나. 그래서 더 노력했어요. 떨어져있어도 매일 전화하고 친구들이랑 술마시러 간다하면 술값 보내주고 보고싶다고 한마디라도 말하면 심야버스를 타고 여섯시간 걸려서 걔네 집에 갔다가 얼굴 네시간 보고서 다시 혼자 여섯시간 걸려 돌아오곤 했어요. 정작 걔는 졸리다며 제가 집에 있는동안 자고 있다가 밥 한 끼 먹고 다시 자느라 집 앞 지하철역조차 데려다주지 않았는데 말이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준게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에요..
그래도 저는 그냥 만날 수 있는 게, 목소리 듣고 연락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저랑 전화조차 귀찮고 힘들어하는 걔를 보게 됐어요.. 매일 제가 먼저 전화했지만 그래도 잘 받아주었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바쁘다며 나중에 전화하자 그러더라구요.. 제가 뭔가 서운하다 말하면 본인은 최선을 다하고있는데 그걸 서운하다 느끼면 대체 뭘 더 해줘야하냐고 말하는 사람이었기에 저는 늘 그랬듯이 저한테 혹시나 질릴까봐 서운하다는 말 한 번 못하고 그냥 기다렸어요. 저도 적응하고 일하느라 정말 바쁜 시기인데 밤새서 공부하고 일하면서도 걔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하루에 잘 수 있는 두시간 포기하고 새벽에 삼십분 자고서 모닝콜 해주고 그랬거든요..
가장 컸던 건 사랑한다는 말을 안해준다는 거였던 것 같아요. 헤어지기 전 이삼주는 제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응 이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더라구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그게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슬퍼서, 정말로 이제는 저를 안 사랑하는 것 같아서 어느 날 울면서 전화해서 말해봤는데 노력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바로 다음 전화에서도 사랑한다는 말에 대답없이 끊는 모습에 며칠을 혼자서 울었어요. 지방에 내려온 뒤 일하면서 만난 사람은 제가 마음에 든다며 남자친구가 있다고 불편하다 해도 친구로 지내자며 하루에 몇번씩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자고 일은 잘 되는지 물어보는데 정작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그 사람은 공부하느라 바쁘다며 답장 없이 있다가 다른 여자와 친구들과 밥먹고 볼링치러 간 스토리를 올리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제 일상을 한 번도 걱정해주지 않고 안부 한 번 묻지 않는데다가 사랑한다는 말에 나도라는 대답조차 못 듣고 있는 제 현실이 너무 비참하고 자존심 상하고 슬프더라구요.
그래서 일주일 가량을 혼자서 매일 울다가 결국 말했어요. 너는 내 안부가 안 궁금하냐고. 나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내 하루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너로 가득 차있는데, 너는 내가 아프진 않은지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하나도 안 궁금하냐고. 그랬더니 너무 힘들대요. 요즘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는 대체 어떻게 계속 만나나 싶다고.. 이제는 저랑 같이 있는 미래가 안 그려진다고,, 떨어져있을 땐 본인 일에 집중하고 같이 있을 땐 서로한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그게 안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만하자 했어요.. 나는 너한테 하루에 안부인사 한 번이라도,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라도 들어보고 싶었고, 한 번쯤은 그냥 내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먼저 전화해주길 바랬다고.. 너가 바쁜데 계속 원해서 너를 지치게 해서 미안하다고, 서로 힘들면 여기서 그만하자 했어요. 서로 잘 지내라고 예쁜 말만 해주고 헤어졌어요. 저는 이미 상처받을대로 받고 울만큼 울어서 그러면 더는 안 아플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저 이젠 어떡하죠..? 그렇게 바보같이 해주면서라도 그 사람 옆에 있을 때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 너무 보고싶어서 하루에 몇번씩 그냥 서울로 올라가서 빌어볼까 버스표를 확인하고, 울다가 지치면 너무 연락하고싶어서 죽을 것 같아요.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깐 다시 돌아와만 달라고 하고싶어요. 끝까지 이렇게 저 혼자만 가슴 찢어지게 아파요.. 제가 처음으로 힘든 걸 다 말하고 기댔던 사람이라 그 사람 없는 삶이 너무 힘들어요,,, 몇날 며칠 재회글만 찾아보고 그냥 이대로 말라 죽을 것만 같아요,,, 평생이 가도 이 사람을 못 잊을 것만 같아요 어떡하죠

너무너무 긴 글이라 죄송해요... 읽기 귀찮으시다면 그냥 정말 당장이라도 정신을 놓아버릴 것만 같은 이별의 아픔이 언젠간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지만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아니면 그냥 그 사람 다시 붙잡으러 가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