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오시고 나서 (그나마) 남편 잃음.

남편잃은자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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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철이 없었죠. 같은 여자라고 혼자된 어머니를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


     <내용이 기니 음슴체로 할게요>


전 서울 토박이 45세 여, 시어머니는 경북의 완전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아오신 81세 여성.

나이가 나이인지라 시력, 청력은 좀 떨어지신 듯 하나 관절도 괜찮고 건강하신 편.

누구나 상상할 수 있듯이 공통화제는 당연히 없고 사투리가 너무 심하셔서 서로 잘 알아듣지를 못함.

 

지난 2월 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2주만에 아들과 사시겠다며 서울로 올라오심. 

    (중간 과정 생략)

어머니 꿈이었음. 서울 아파트에서 며느리가 해주는 밥 드시면서 일 안하고 편하게 사시는 삶…

워낙 남편에게 의지하시던 분이라 다른 의지하실 곳이 필요했던 것 같음.

 

우리 부부는 맞벌이, 아들은 사춘기라 방에서 잘 안 나옴

어머님은 하루 종일 혼자 계시니 외롭고 심심하신 것 같은데 본인은 좋다고 하심. 밥도 잘 드시고 간식도 잘 드시고…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심심해 보이고 외로워 보이는데 형님들(누나가 둘)이 놀러 오라고 해도 안가심. (눈치가 많이 없으신 편)


겁이 많아 길 잃어버릴까 혼자 외출을 못하시니 아침, 저녁으로 남편이 같이 산책을 함.

나는 아침을 안먹지만 어머니는 드셔야 하니 산책하는 사이에 아침을 차리고 어머니가 드실 점심 식사 준비도 대충 해놓고 출근 준비를 함. (물론 쿠*, 마켓*리 등 도움을 많이 받음)

저녁 먹고 설겆이 하는 사이에 남편이랑 어머님 산책가고 나는 밤 늦게 혼자 산책하게 됨.

 

남편은 사업을 하기도 하고 술, 사람 좋아해서 항상 집에 늦게 오는 사람임.

주말에 출장도 가지만 골프치랴 사람들 만나랴 늘 바빠서 아들 어렸을 때도 둘이 보낸 시간이 더 많음. 일년에 330일 이상 정도 술 마시는 것 같음.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자주 일찍 오고 해서 저녁에 같이 산책도 하고 맥주도 같이 한잔씩 하곤 했는데 어머니 오시고는 산책은커녕 대화할 시간조차 없음.

 

남편이 늦는 날이면 어머니는 일찍 주무시는데,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날이면 같이 산책하고 늦게까지 같이 TV를 보심. 첨엔 하루 종일 얼마나 심심하셨을까 싶어 그런가 함.

남편은 술 먹고 조금 늦게 오는 날이면 주무시는 어머니 깨워서 산책을 하거나 어머니 방에 누워서 얘기하다가 안방에 들어와서 잠.


지난 17년동안 이렇게 효자 인줄 몰랐음…사실 효자가 아니라서 든든했었음. 

 

주말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은데 어머니 아침을 차리러 일찍 일어나야 해서 괴로웠음.

일찍 못 일어나 10시에 아침을 차려 드리고 다시 자기도 함.

혼자 계실 땐 잘 차려 드시는 것 같은데 나 있는 날은 내 눈치를 보시는 건지 밥, 반찬 있어도 안차려드심.


그 다음 토욜엔 남편이 배려한다고 어머니랑 산책 나가서 아침을 먹고 들어옴. 미안하고 고마웠음.

다음날 일요일엔 점심을 해놓고 둘 기다리는데 1시 다 되어 전화해선 점심 먹고 온다고함. 조금 황당했지만 그러라고 하고 아들이랑 둘이 점심을 먹고 혼자 외출함.

(쇼핑 가자고 하면 어머님이랑 셋이 가야해서 혼자 쇼핑하러 감)


그 다음 주에는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데 카톡이 옴.

<톡 내용 요약>

   남편 : 점심 먹고 감.

   나 : 처자식이 집에 있는데 주말마다 둘이서 외식? 카톡 틱 하나 보내고?

   남편 : 너 식사 준비하기 번거로우니까 도와주려고 하는게 모가 나빠?

   나 : 그렇게 배려할꺼면 미리 얘기라도 해주던지!

   남편 : 아직 안먹었으니까 집으로 갈게

   나 : 차리기 싫어졌으니 먹고 와.

       나를 배려해주려고 했으면 다 같이 밖에서 먹자고 했었어야지. 아들이랑 나는 주둥이냐?


남편도 눈치가 없고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

 

시간이 갈수록 나는 이 집의 식모인 것 같음.

이 집에서 어머니와 어머니 아들  뒤치닥거리 하다가 환갑을 맞이할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듬.


우울하니 남편이랑 얘기 하기도 싫고 남편도 꼭 필요한 말만 전달하듯 얘기하고 서로 노력 안함.


님들 현명한 조언이 필요합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