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려 합니다.

ㅇㅇ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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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이혼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결혼 9년차. 맞벌이에 애 1명 키우는 부부입니다.

 

저희집이 못 살아요.

그렇다고 남편 집이라도 잘 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예요.

 

둘다 어렵게 자라 대학 나오고 그저그런 회사 다니면서 1년 연애 하고 결혼했습니다.

 

연애시절, 저희 부모님께 잘해주고 서글서글하다 생각해서 결혼했어요.

물론 그 때도 말이 곱지 않은 사람이었고 이 일로 파혼까지 생각했었는데

빌고 매달려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1년 뒤, 남편의 요구로 아이를 가졌는데 남편은 잘해주지 않았어요.

제가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면 비싼 것만 찾아 먹는다며 구박하던 사람입니다.

당시 입덧이 심해 딸기와 신김치, 토마토 외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 흔한 태담 1번, 마사지 1번 없었어요.

환도가 서서 절뚝이며 회사를 버스타고 다닐 때,

너무 힘들어서 단 한 번 차로 데려달라고 한 것도 본인 지각한다고 거절하던 사람이

그 다음날엔 본인 힘들다고 차를 잘만 끌고 가더군요.

 

결혼 초부터 삐걱거리더니 지금도 그렇습니다.

남편은 본인이 화나면 쌍욕이나 폭력을 일삼습니다.

 

책을 읽기 싫어해 우리 부부관계에 대한 책이나 글을 권해도 읽기 싫어하니 그만이고요.

한 번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걸 전제로 용서한 적도 있었는데

그 마저도 회사 일정 때문에 가는 둥 마는 둥 하더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기 싫어하고 뭐든 대충이니 탈도 많이 납니다.

집을 살 때도 저한테는 대출이 나온다고 큰소리 뻥뻥 치더니

결국 나오지 않아 제가 돌아다니며 해결했어요.

그 전까지는 저한테 금융지식이 없네 어쩌네 막말을 일삼던 사람인데

정작 금융지식이 없는 건 남편이었습니다.

 

읽고 배우기 싫어하니 온갖 복잡하고 귀찮은 일들은 제 몫이 되었습니다.

아이 공부를 봐 주는 일도, 학교와 연락하는 일도, 세입자나 부동산과의 일들도.

 

남편이 직장을 잃었을 때도 남편 편에 서 줬던 저에게

제가 회사에서 힘든일을 토로하자, 위로 한 번 안하던 사람이

싸우면 제가 그런 일을 당할 만한 *이었다며 더 공격하더라고요. 가족이 아닌 줄 알겠더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휴직 당시에 남편은 아이는 예뻐했어요.

살림도 곧잘 해주고요.

하지만, 마사지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에 아이랑 둘만 있던 저는

남편이 뚱뚱하다며 남들 앞에서 주는 모멸감,

육아휴직 상태라 돈을 벌어오지도 못한다는 말을 수시로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이 꺼 하나 사는데도 그랬어요.

 

복직 후에 현장직으로 발령 나서 주말에도 나가야 하고 했을때

남편은 계속 나간다며 술을 마시면 폭력을 일삼던 일도 있었습니다.

이 일로 1달간 별거도 거쳤어요.

 

부부가 끼리끼리라고 저라고 왜 잘못이 없겠습니까만

남편은 하면 안되는 것, 되는 것에 대한 경계가 희박합니다.

 

요리를 하고 칼을 씽크대 위에 두면 위험하기에 씽크대 아래로 내려 두라는 얘기를

몇 년 째 하고 있는데 그건 잔소리로 치부합니다.

본인이 그 칼 때문에 다칠 뻔한 적이 있는데도 마찬가지예요.

 

봤으면 니가 치워.  이거죠.

 

저희 부모님이 말씀하셔도 들은척도 하지 않습니다.

가난하다고 친정 무시하는 말도 여러번 했어요.

 

이 사람은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는 적당히 가사일도 돕고 저희 부모님한테도 잘하는 척 해요.

아이와도 잘 놀아주고요.

하지만, 자기가 기분이 나빠지면 그게 누구든 쌍욕을 일삼고 거친 행동도 합니다.

이 기분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놓고 잘못 빌면 괜찮은 줄 알아요. 그게 아닌데도요.

그리고 자기가 화 낸덴 다 이유가 있답니다.

 

제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들 때문입니다.

 

아이는 착하고 다정해요.

 

저같은, 그리고 남편같은 사람에게서 어떻게 이런 아이가 태어났을까 싶게요.

 

얼마 전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남편이 아이를 가르친다며 공부를 가르쳤는데

 

아마도 제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이를 돌대가리라고 부르며 화 낸 모양인데 아이 마음에 응어리가 졌어요.

 

남편도 후에 잘못했다고 사과했다지만, 한 번 한 사람이 두 번은 못할까요?

제게 한 것 처럼 아이에게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아이가 커가면 더할텐데 아무리 말해도 간단한 것조차 고치지 않고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과 말투가 우리 불화의 치명적인 이유라는 것을 알면서 남탓만 하는 사람이

과연 고쳐질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저를 무시하고 자기 기분이 나쁘면 쌍욕하는 것도 다반사예요.

 

화가 나면 보통은 이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사람은 본인의 화 배출이 먼저입니다. 그 외엔 아무것도 안 보이죠.

 

이번엔 생활비를 일부만 주네요. 아마도 제가 아예 말을 걸지 않으니 그런 거겠죠.

 

가끔가다 나를 만나 이 사람이 이렇게 된 건가 싶지만

이유를 찾기 전에 그냥 헤어지고 싶어요.

 

이러다 아이가 배울까 걱정이 됩니다.

 

부모님이 사시면서 겨우 마련한 아파트 1채가 제 명의로 되어 있어요.

이혼하기 전에 엄마에게 명의를 돌려드려야 할 거 같아요.

특유재산이라지만 제 결혼 후 그렇게 하신거라 힘들지도 모르니까요.

 

이혼서류 여러번 건네 봤지만 안 듣던 사람이라

이번엔 이혼 소송으로 가려 합니다.

 

막상 이것저것 생각하니 비참한 생각이 드네요. 아이는 잘못이 없는데 너무 미안하고.

 

어디 속풀이 할 데가 없어 씁니다.

 

아빠가 눈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셔야 할지도 모른다는데

믿을 건 이제 우리집에 저 뿐인데 겨우 삼백 언저리 벌면서 애 키우는 이혼녀 되려니까

마음이 이상하네요.

더 노력해서 더 능력있는 사람이 되었어야 했는데

부모님이 돈 때문에 참으란 소리까지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넋두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