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조카한테 질투하는 내가 쓰레기 같아

다트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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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카가 지금 태어난지 17개월정도 됐어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고 그저 바라만 봐도 귀옆고 사랑스러워 진짜 어쩔땐 내 자식 같기도 해 ㅋㅋㅋㅋ

근데 문제는.. 우리 조카가 너무 부러운거야..

일단 나는 어릴때 엄빠가 따로 사셔서 엄마랑 언니랑 셋이 살았거든 이혼은 아니고 별거만 ㅇㅇ
그래서 법적으로 아빠가 엄마한테 위자료?나 양육비를 줄 의무는 없었어 그래서 엄마가 혼자 벌어 우릴 키우셨지

아 물론 아빠가 엄청 부유하고 잘사는 건 아니었고 그냥 당신 하나 사는데 어려움 없는 정도?

무튼 그래서 나는 아빠랑 기억이 거의 없어

더군다나 나 애기땐 엄마가 아파서 할머니댁에 8살때까지 있었거든
그러니까 내가 엄마랑 같이 살기 시작했을땐 이미 두분이 별거를 한 상태인거지

그래서 결국 나랑 언니 두명을 엄마 혼자서 키우게 됐고 아빠는 따로 살면서 일주일에 한번 만나 시간을 보내며 살았어

그러니 당연히 가정 형편도 많이 힘들었어
맨날 지하방 전전하고 집세 물세 가스비 다 밀리고 핸드폰도 당연히 정지되고

언제는 집세를 못내 쫒겨난거야 그래서 세명이서 고시원에서 지낸적도 있어

학교에서는 뭐가 그리 돈 들어갈때가 많은지 급식비부터 등록금,교복값,책값, 수련회, 수학여행, 소풍 비용 벌려고 엄마는 주말 알바하시고

그리고 학급 비품 사거나 뭐 스승의날 이벤트 같은거 할때 2-3천원씩 걷는거나 준비물로 뭐 하나 사가야 되면 돈이 없어서

세 식구끼리 머리 맞대고 고민하다 결국 엄마 출근할때 써야되는 교통비 쪼개서 사거나
온 집안 다 뒤져서 백원짜리 십원짜리 모아다 쓰고
엄마는 매주 주말 호텔 주방에서 설거지 알바하고 남은 음식 몰래 싸오고
일주일에 한번 아빠 만나면 언니랑 내가 받아오는 용돈으로 우린 일주일동안 라면 사다먹고 엄마 교통비 하고..

당연히 빚도 까마득하게 많아서 월급 통장은 압류되고 나 초5땐 집에 빨간딱지도 붙었었어 또 그와중에 엄마는 월급 사기 당하고..

그 외에도 진짜 말도 못할정도로 힘든 일이 많았어 정말 10대땐 죽고싶단 생각을 안한적이 거의 없었던거 같아..

근데 그러다 재작년에 우리 조카가 태어난거야
진짜 너무 기뻤지 뭐든 해주고 싶고
우리 조카는 평생 이렇게 천사같이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형부랑 언니랑 조카랑 셋이서 행복하게 있는거 보면 너무 좋으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부러운거야..

지금 언니는 형부가 젊었을때부터 들었던 청약덕에 30층짜리 새 아파트 분양받아 살고
형부도 33살인데 벌써 과장달고 연봉도 꽤 된다 하더라고
이사간 집 가구도 다 좋은거고 티비만해도 600만원짜리래 ...ㅋㅋ
그리고 조카도 이번에 좋은 어린이집 다니게 됐고 ..

언니나 형부가 조카를 위해 뭘 고를땐 돈보단 다른것에 더 집중하고 비교하는 모습이라던가

나는 아빠랑 기억이 거의 없어서 티비나 인터넷에서 아빠랑 친한거 보면 아직도 어색하고 공감 전혀 안되지만 조카는 아빠한테가서 안기고 애교부리고 그런거 볼때..

또 우리 외가는 식구가 거의 없어 근데 친가는 식구가 많거든 근데 두분이 별거중이니 친척끼리 왕래가 전혀 없어서 난 아는 친척이 한명도 없는거야

근데 조카는 벌써 나만해도 이모 있고 형부의 여동생도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애나서 조카랑 나이 차이가 별로 안나
또 친/외할머니 할아버지 등등 사촌이 많은거...

조카의 저런 아주 기본적이고 사소하고 안정적인 삶이 너무.. 부럽고 나도 저런 평범하고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지금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애기를 상대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한마디로 현타가 엄청 오는거야... 근데 또 조카를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아 ..

내가 저랬다면 나였다면 우리 부모님도 저랬다면 우리집 형편이 좀 나았다면 ...

또 이렇게 생각하는게 다 어릴때 그런 환경속에 자라서 그런거 같고 그러다 또 만약 내가 그런 삶을 안살았다면... 내가 조카와 같은 환경에서 컸다면...
하면서 계속 똑같은 생각만 하는거야...진짜 내 자신이 너무 싫고 한심해서 미칠거같아...

조카가 행복한 삶을 살면 축하하고 기뻐하고 싶은데 늘 가슴 한켠은 검은 생각이 있는거지..

근데 이러다 어느날 나도 몰래 이런 마음이 언니나 형부 혹은 나중에 조카가 컸을때 만약 잠재된 내 진심이 무의식적으로 나올까봐...그게 가장 큰 걱정이야.....

진짜 출구가 없는 미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꼴이 너무 비참하고 우습다..

내가 정상이 아닌건 나도 아는데..
뭐가 문제인지도 아는데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어...

하.. 그렇다고 뭐 딱히 너희들한테 내 고민 좀 해결해 달라거나 위로해 달라고 쓴 글은 아니고 그냥 너무 답답한데 어디다 말한곳은 없고 해서 쓴 글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