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 올립니다. 제가 어디서 잘못한건가요? (덧붙임)

남편2021.05.05
조회6,882
오늘 어린이날 놀러 갔다 다퉜습니다.
제가 잘못했다는데 어느 지점인지 잘 모르겠어요.

상황을 설명하면, 전 남편이구요,
오늘 어린이날이라 초등 남자아이 둘 델고 근처 유료 공원에 놀러갔어요.

입구에서 QR코드 인증을 해야 하는데,
인증하는 테이블 옆에서 체온 측정해야 하고,
그 안에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표 내고 들어가야 했어요.

전 먼저 인증 마치고 애들 둘 델고 체온측정까지 하고 안에 들어가서 티켓 내려고 보니 아내는 아직 인증 전이더라구요.
애들보고 잠깐 기다리자고 말한 다음에 아내쪽으로 돌아서려는 찰나에 아내가 짜증을 담아 '나 아직 안됐다고'라고 얘기하더군요.
저역시 그상황에서 급 짜증이 올라오길래 '기다리고 있어'라고 짜증 담아 얘기했습니다.
둘 다 크게 소리치진 않았지만 서로 평소 얘기하는 소리보다는 컸기에 서로 짜증낸다는 건 알아차릴수 있었죠.

보통 그렇게 짜증내는 일이 드뭅니다. 아내가 짜증내면 보통 제가 툴툴거리게 되고, 제가 짜증내면 대개는 크게 말다툼으로 이어지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오늘 공원에서 내내 아내 기분은 안좋았고, 집에 와서 물어보니 그때 짜증 났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좀 풀어볼까 하는 마음에 공원에서 간단한 대화는 한 듯 한데 집에 와서 제가 말을 꺼내고는 일이 커졌습니다.

저는 나 때문이냐, 그 상황에서 뭘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고, 아내는 본인 인증이 다 안됐는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짜증이 났답니다.
전 좀 억울한게, 뒤에 인증줄이 길게 있어 얼른 비켜줘야 하는데다 체온 재고 그 옆에 서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표는 당연히 안내고 기다렸구요. 오히려 애들 둘 다 챙긴건 저구요. 인증 안되냐고 물어보려는 참이었습니다.
아내는 체온 재고 들어가서 본인만 남겨놓고 들어간건줄 알았고, 들어가진 않더라도 본인이 인증 안되고 있으면 옆에 와서 챙겨야지 왜 들어가냐는 겁니다. 그러고는 적반하장으로 제가 짜증을 내니 더 화가 났다고 하구요.

거기서 제가 일을 키웠네요. 왜 너는 내 행동이 맘에 안들면 짜증내도 되고, 나는 너 행동이 맘에 안들어도 짜증내면 안되냐고 소리쳤거든요. 너가 잘못알고 짜증낸거고, 그상황에서는 내가 짜증내는게 잘한건 아니어도 내잘못은 아니다고 했어요. 사실 저만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제가 짜증내는 걸 아내가 용납하질 못한다고 느껴서 아내가 뭐라 그래도 보통은 넘기는 편입니다. 물론 아내는 오히려 본인이 저한테 맞춰주고 있지 제가 늘 저 원하는대로 산다고 하구요.

저는 감정은 평등해야 한다고 어느 한쪽이 우월한 건 안된다는 주의입니다(전에도 두어번쯤 얘기한 적 있어요). 이얘길 하니 아내는 본인이 오히려 맞춰준다면서 제가 더 우월한 입장인데 무슨소리냐고 하구요.
그러면서 아내는 인증상황에서 제가 잘못한거고, 짜증낸건 더 잘못한거고, 집에 와서 짜증낸것도 잘못한거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서로 일분정도 노려보다 아내가 펑펑 울면서 구석에 들어가서 안나옵니다. 뭔가 화나는 걸 건드린거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제 입장에서 억울하고 짜증나는게 많지만 제가 놓치는게 뭔지 알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추가로 덧붙이면, 전 외벌이고 아내는 전문직이지만 전업주부 된 지 10년 넘어 평소에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게다가 요근래 제가 너무 바빠지면서 야근이 많아지고 아내는 아이들 공부를 혼자만 챙기고 있다면서 불만이 더 많아졌구요. 애들이 학원 안다니고 있어 수학 진도 과학 글쓰기 등을 거의 홈스쿨링 하는 수준이긴 합니다.

또 며칠전에도 감정싸움이 있어 앙금이 완전히 풀리진 않은 상황입니다. 보통 이런게 일년에 두어번 정도밖에 안 나오는데 이번엔 일주일사이에 두번이네요.

님들 보시기에 어느 부분이 잘못한건지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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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댓글 잘 봤구요 주신분 모두 감사드려요.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구요, 아내가 평소 불만이 없잖아 있었던듯 합니다.
서로 가장 서운했던걸 말하며 고쳐가기로 했구요.
사실 제 감정에 대해 나만 유별난건 아닌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글로 정리하면서 또 댓글 보면서 제 감정을더 잘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