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오는 이 공허함

ㅇㅇ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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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지고 바쁘게 지냈다.
아니, 바쁘게 지내려고 했다.

가만히 있으면 니 생각이 피어나 나를 힘들게 했기에
한시라도 쉬지 않으려고 계속 무엇인가 해왔다.

효과는 있었다. 니가 생각나는 빈도수가 줄었다.
추억에 젖어 슬퍼하는 순간들이 줄었다.

너를 잘 정리하고 있는 줄 알았다.
너 없이 눈 뜨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산책하는 것도 익숙해 진 것 같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공허함이 밀려오는 걸까
갑자기 미친듯이 니가 보고싶고 니가 그립다.

혼자서 어떻게든 채워 온 이 일상들이 무너진다.
너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으려 발버둥 쳐온 이 모든 순간들이 무너진다.

너 없이 쌓여가는 나의 순간들이,
너 없이 흘러가는 이 시간들이 너무 야속하다.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는걸까
너를 비울 순 없을까
니가 없는 이 삶도 완전해질 순 없을까

공허하다.
잘 지내고 있는 척이라도 하고싶었는데,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