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장례식에도 안갈거라는 언니 설득해 봐야할까요?

ㅇㅇㅇ2021.05.09
조회354
안녕하세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분들이나 다양한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글이 너무 길어도 쓰는 재주가 없어서 그런거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합겠습니다:)


저는 지금 23살이고 위로 3살 많은 언니 하나랑 아래로 2살 어린 남동생 하나가 있는 삼남매예요.
부모님도 두분다 계신데 어렸을때부터 형편이 너무 좋지 않아서 내내 맞벌이를 하셨고 거의 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할머니는 연세치고도 꼬장꼬장한 성격이시긴 했지만 딸아들 차별없이 잘 해 주셨고 저희 키우신다고 고생도 무척 많이 하셨어요.
언니도 저희 셋중에 철이 가장 빨리들어서 없는 살림에 저랑 동생이 투정부리거나 가끔 할머니한테 짜증 낼때도 언니는 한번도 그런적 없었고, 쭉 같이 살면서 실수로라도 말 한번 놓은적 없을정도예요.
언니가 어렸을때는 할머니께서 스쳐지나가듯 아프시다고만 해도 걱정되서 밤에 몰래 울고 할머니 생신도 혼자만 챙기고 그랬어요.

그렇게 제가 고2때까지 같이 살다가 갑작스럽게 집안 어른들사이의 문제가 생기면서 분가를 하게됐는데 언니가 그때 유독 많이 힘들어 했어요.
저나 동생은 잘 모르니까 그냥 어른들 따르는거지만 언니는 끝까지 반대하고 그랬거든요.

분가를 하고 명절에도 한번 안갈 정도로 사이가 안좋아졌는데 언니만 종종 다녀오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수능도 코앞이고 대학 가서는 또 그대로 바쁘다고.. 솔직히 말하면 할머니 생각이 나더라도 따로 시간을 만들고, 나서서 찾아 갈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아요.
결국 언니만 부모님 모르게 찾아가고 그러다가 무슨일이 있었는지 2년 전부터는 아예 발길을 끊은것 같더라구요.

근데 여기서 문제인게, 부모님은 최근 1년정도 조금씩 할머니를 다시 찾아 뵙게 되더니 이제는 연락도 하게 됐어요.
할머니께서 몸이 편찮아지면서 부모님도 마음이 누그러진건지 자주 가시고 남동생도 군인인데 휴가 나오면 할머니 뵈러 갔거든요.. 저도 가끔 부모님따라 다녀오면 마음이 좋은 그런 상태인데 언니는 할머니 말도 못꺼내게해요.

결과적으로는 언니만 할머니와 연락을 끊어버린 상황이 되었어요.
같이 가자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단호하게 안간다고 하는데 부모님도 저도 무슨일인지 모르겠고 할머니도 심한말을 했다는것 외에는 딱히 말씀을 안해주시더라구요.


그러다가 요근래에 할머니께서 몸이 너무 안좋아지시면서 입원을 하게 되셨고 자칫하면 돌아가실지도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와서 슬쩍 언니한테 얘길 했는데 언니가 별 반응이 없는거예요.
그래도 애지중지 키워주셨고, 언니는 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머니와 같이 했는데 나중에 언니가 마음 아파하고 신경쓸까봐 혹시 돌아가시게 될지도 모르니 그전에 한번 봤으면 싶었어요.

제가 이런 기색을 보이니까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할머니 돌아가셔도 장례식 안간다고.. 후회 안한다고 할머니 보기가 싫대요.. 언니 진심이 정말 그런거라면 저도 굳이 설득할 마음은 없어요.
근데 종종 할머니 소식을 궁금해 하기도 하고 제가 간다고 하면 이것저것 챙겨주기도 하거든요?

언니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요.. 언니가 정말 이대로 할머니를 안보고, 장례식도 안간다고 하더라도 그냥 두는게 나을까요? 나중에 언니가 후회하고 울거나 할까봐 걱정돼요.

할머니께서 아직 돌아가신것도 아닌데 장례식 얘기하는게 좀 그렇지만 모두 마음의준비 정도는 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제 마음은 언니를 설득해서 할머니를 한번 만나게 하고싶은데 너무 지나친 생각 같기도 하고..
언니 진심이 뭔지.. 언니말을 믿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게 나을까요, 어떻게든 계속 설득해 보는게 맞는걸까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