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1개월 간의 내 심정과 생각의 변화들

ㅇㅇ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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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기 와서 여러 케이스들을 보고, 글 쓰고, 댓글 달면서 내 주관적인 생각들을 정리 해 보려고 쓰는 글이야.

제목과 같이 주로 내 생각 정리하려고 내 감상만 적는 것이라 다른 친구들한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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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별 까지의 정황

우선 4년을 만났고.

주저리주저리 길게 썼다가 어차피 안 읽을 거 알고 요약했다.

-서로 대학생 때 만남(같은 학교 아님)

-내가 먼저 졸업했으나 2년간 취업 실패로 폐인생활 함(살 조카 찜)

-여친이 두 번 이별 통보 했으나 전부 내가 당일 붙잡음.

-여친이 묵묵히 곁을 지켜줬고 난 살 다 빼고 괜찮은 기업 취업함.

-여친은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으나 상사와 마찰로 지옥같은 생활

-나는 내가 했던게 있기에 묵묵히 감정 쓰레기통 하며 버팀

-내가 괜찮은 공고 나오면 계속 알려줬고, 자존감 키워주며 이력서부터 면접대비까지 다 해줌

-여친 취업 성공하고 안정된 생활 함

-3개월 후 밥먹다가 갑자기 마음이 식었다며 영문도 모른 채 이별통보 당함

이렇게 보면 내가 그냥 버려진 것 같지만 사실은 여자친구는 내가 폐인이던 2년 간 엄청난 인내를 했고, 내가 취업한 후에도 안좋은 옛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이 원인임.(필요한 소비보다 불필요한 __비용에 치중된 소비, 외모관리 살 빼기 외에 안함, 폐인생활 하며 낮아진 자존감에 당당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태도 등)

일단 헤어진 직후는 잡으려고 기를 썼지만 잡힐 리가 있나..


(2)이별 후 1주일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밥을 먹으면 다 토하고, 눈을 감으면 자꾸만 생각나서 며칠을 못 잤다.

꾸역꾸역 일은 되긴 했는데 도무지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집중도 안돼서 누가 봐도 실연당한 것 처럼 보였는지 상사들이 술도 오지게 사줬다.

일단 술은 답이 아닌 걸 알았음 ㅋㅋ

이별이라는 망망대해에서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들 사이를 추억이라는 판자 한 조각에 의지해 떠다니는 시간이었다.

워낙 오래 만나다 보니, 이전의 내 일상이 어땠는지 기억조차 안나고 그냥 박살난 생활을 했다.

어딜 가도 그 사람과의 추억뿐이고, 뭘 먹어도 그 사람과 먹었던 것 뿐이고, 길거리 커플들을 보면 자꾸 눈물만 났음.

다들 알지? 감정에 휩쓸리는 사람은 결국 연락하게 되어있다.

내 스스로 엄청 자책하던 시기였기에 3일 뒤 무작정 연락해서 그냥 이전에 붙잡을 때 처럼 감정에 호소하며, 내가 더 잘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생각할 시간을 주겠냐는 답을 듣고, 당연하게도 이틀 뒤 까였음.



(3)이별 후 2주 째

문득, 거울을 보고 너무나도 망가진 내 모습을 발견하고서, 다시 내 모습을 되찾자고 생각을 했다.

운동도 시작하고, 자기관리를 위해 이전에 입던 옷도 다 버리고 새로 샀고, 화장품도 사고, 책도 읽고, 자기계발을 시작했다.

이제 문제의 원인을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서 찾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 있다면 홍기 형 말처럼 내가 더 많이 사랑한 죄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 내가 이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상대가 회피형이라 단정짓고, 그 문제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 잘했는데, 네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어?’ 같은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했고, 배신감과 분노와 증오만이 내 안에 가득했다.

결국 못 참고 쏘아붙이듯 장문의 카톡을 보냄.(욕은 안했음)

당연하게도 읽씹당함 ㅋ



(4)이별 후 3주 째

이제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 헤어질 당시보다 8kg이 줄어버렸고, 난 원래도 표준체중 정도를 유지했기 때문에 이제 아예 미용체중과 저체중을 넘나드는 상태가 되었음.

생각도 나에 대한 자책과 상대를 향한 원망을 거쳐 양 쪽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에 도달했다.

고통은 처음과 달리 많이 줄어있었지만, 또 아예 없지는 않았으며, 공포는 사라지고 주로 불안감과 그리움에 시달렸다.

나와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겹쳐져, 그 회한 섞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부쩍 커졌던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고통과 불안이 이별 직후 부터 내내 계속되었으니, 이를 풀고자 하는 게 사람 심리 아니겠는가?(병원도 생각해 봄. 생각만.)

연애와 관련된 책을 읽고, 애착유형을 연구하고 별의 별 지랄이란 지랄은 다했고, 이런 저런 글을 써가며 나름 내 생각이 정리되었다 생각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해봤다.(이해가 되진 않았다.)

‘내 잘못도 있지만, 니 잘못도 있어. 아니 오히려 네 잘못이 더 크다. 사로 잘잘못을 따져보자.’ 는 감정에 지배당한 사람이 상대를 어떻게 이해 할 수 있을까.

마음은 무너졌지만, 사나이 존심이 있지.

‘마 함 만나서 쇼부 보자!’

그렇다. 연락했다.

그 과정에 마음이 진짜로 무너지는 일도 있었지만 만날 약속을 잡았다.

우리가 제대로 끝을 보고, 미련 없이 헤어지기 위해서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아직 만나지는 않았다.)

난 아직도 우리가 행복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5)이별 후 4주 째

그리고 현재에 이르렀다.

막상 만날 약속을 잡으니, 얘랑 뭘 해야하지? 란 생각에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날들을 회상하고 복기하기도 했으며, 만나서 난 무얼 하고 싶은 지, 어떤 결말을 내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난 내가 정말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4년을 만났고, 사실 난 연애 내내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다.

난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더 헌신했다 생각했지만, 그 사람이 나와의 연애에 지치고 힘들었던 이유와 내 연애가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완전히 같은 이유였다는 걸.

다 상대의 헌신과 인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행복이었다는 것을.

상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티 내지 않으며 나를 맞춰주려고 항상 노력하고,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는 것을.

난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오만한 인간이었는지, 내 자존심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깨닫고는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네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인정하기로 했다.

난 이전에도 지금도 너를 붙잡으며 오직 나의 행복함을 바랐다.

내가 행복하면 너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며.

내가 바뀌겠다고 말할 때 조차 당장 그 상황을 넘기기 위한 말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바뀌기는 했지만)

오직 나의 욕심과 이기심 만으로 나의 행복과 나의 만족을 위해 널 붙잡고만 있었구나.

사랑이 아닌 욕심이었구나.

내가 얼마나 네 곁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는지 절절히 깨닫고, 진정으로 널 이해하게 되었다.(이 생각 마저 착각일지 모른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 ‘너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라 묻는다면 ‘아니.’라 답할 것이다.

한 쪽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행복은 가짜 행복이고, 다시 그 때로 돌아가 봤자, 뻔한 파국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만나기로 한 걸 무를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마음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할 생각도 없다.

되돌려 질 마음이었으면 진작 되돌렸을 것이고, 되돌려 봐야 결말이 변하진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저 악화된 우리의 시간들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주고, 네 불만을 가만히 들어주며 깨끗이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한 의식으로 마주 할 생각이다.

다만, 아직 정신을 못차린건지, 깨끗하게 포기할 생각도 없다.

내가 더 발전하고, 너를 더 이상 상처 입히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한번 더 새롭게 다가가보고 싶다.

다시 잘 해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잘 해보고 싶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나 봄.



(6) 결론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냐?

사실 없다. 이 글은 철저히 내 생각정리만을 위해 작성했다.

나를 되돌아보고, 내 생각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었기에 작성한 글이다.

모쪼록 내 글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다.

내 추한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테니.

여러분은 다들 이별로 힘들어 하겠지만, 각자 이별의 원인도 다르고 본인의 성향도 다를 것이다.

아무리 친구들을 만나서 주저리 주저리 내 연애 얘기를 풀어놔봤자 그 해소감은 정말 일시적이다.

아무리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격려하는 친구라도 내 연애의 현장을 몸소 겪지 않았기에, 내 일이 아니기에 내가 듣기 좋은 말만 한다.

내 생각의 변화 과정을 따라 1주차에 만난 이들은 ‘마음이 가면 한 번 잡아봐. 더 잘하겠다고 해.’ 같은 조언을 해줬고

2주차에 만난 이들은 ‘잘 헤어졌어.’, ‘네가 아깝다.’같은 위로를 해줬고

3주차에 만난 이들은 ‘한 번 만나서 성토라도 해 봐, 왜 헤어졌는지는 알아야지? 너만 잘못한 것도 아닌데.’ 같은 공감을 해줬다.

4주차인 지금은 그 누구에게도 의견을 묻지 않을 생각이다.

내 연애는 내가 했다. 내 친구들이 내 상대와 연애하지 않았고, 나 역시 상대의 친구들과 연애하지 않았다.

결국 친구들은 날 위하고, 내 마음만 살펴주기에 역설적으로 내가 듣기 좋은 말을 골라서 해준다.(아니면 분위기 곱창나니까.)

잡설이 길었는데, 결국 이별을 감내하는 과정은 오롯이 나 혼자서 감당 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능하면 연애 상대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연애는 두 사람의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