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질구질 궁상이라는 남자친구

ㅇㅇ2021.05.18
조회57,737

푸념할 곳이 없어 이 곳에 익명으로 하소연합니다
아직도 서운하고 서럽고 속상하고 자존심 상하는건
남친 말이 다 맞아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9년 사귄 남친이 저보고 구질구질 궁상이라네요..
니 나이에 벌써 목주름이 말이 되냐고..
피부관리는 하냐면서요..
자기 친구 와이프들이나 자기 친구들이 저보다
나이 더 많은데도 목주름은 커녕 더 어려보인다고..
자기가 못해주는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예..
저 서른중반이고 목주름 있어요..
사는게 힘들다 보니 피부관리할 틈도 없었고
돈 아까워서 영양제다 아이크림이다 마사지다
보톡스다 필러다 맞는건 사치였어요..

어릴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랑 어린동생을
홀어머니가 혼자 키우셨어요


엄마 혼자 힘드시니 일반고 아닌 산업체에 진학해
돈 버는거 다 집에 보냈어요

졸업후에도 대기업 생산직에 운좋게 들어가서
제 동생만큼은 대학도 보내고 해주자라는 생각에
돈 버는거 다 집에 보냈어요

스킨로션 사는것도 사치라고 생각하면서
친구들한테 샘플 얻어쓰고 그랬고
샴푸 린스 이런것도 제일 싸구려만 사 썻어요

동생 대학 보내고 어느정도 빚도 갚고
돈도 모으고 있을때

엄마가 아시는분한테 꾀여서 같이 사업을 하시기로
했는데 그 분이 여러사람들한테 투자사기를 치고
도망갔고 엄마가 다 뒤집어 쓰게 생겨서
대출받아 갚아드리고 엄마랑 저랑 힘들게 빚 갚아나는 와 중에 남자친구 만났어요

저는 지금 연애할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나 거지다
라고 했는데 자기가 다 감당할테니 한번 믿어보라며
가볍게 만나보면서 아닌거 같으면 차도 된다
쿨하게 떨어져 나갈테니 일단 한번 만나보기나 하라는 말에 만난게 9년째예요

남자친구가 제 사정 다 알아서 데이트비용도
거의 다 댔고 제 건강 저도 안챙기는데 영양제며
건강식품이나 제 화장품 좋은것도 챙겨주고
브랜드 옷들도 많이 사주고 헌신적이였어요
명절이나 저희엄마 생일이외도 저희집에도
잘했구요..

만난지 6년되는 기념일날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하더라구요..

엄마 빚도 거의 다 갚아나가고 있었고
엄마도 남친 예뻐하셔서 프로포즈 승낙하고
결혼얘기로 한참 들 떠 있는데

어느 날..
동생이 교통사고를 냈고 100대0이고 합의를 안하면
동생이 깜빵가야 된다고...

그렇게 또 대출을 내서 동생 합의금 해주고..
미안하다고 결혼 못하겠다고 했어요

괜찮다고 자기랑 같이 결혼해서 갚아나가자는거
내 짊을 남친에게 지게 하기 싫어서 헤어지자고
양심도 염치도 없이 어떻게 더이상 만나냐고 오빠 나이도 나이인데 나 나쁜년으로 만들지 말고 헤어져달라고 했더니 기다리겠대요

자신이 싫어서 그런거 아니라면..
기다릴 수 있다고..

부담 갖지말고 예전처럼 지내다가 상황 나이지거나
도저히 혼자 감당 못하게 되면 그땐
남친이 하지는대로 하자고요..

그렇게 다시 대출금 갚으며 예전처럼 지낸지 3년째..

주말에 만나서 같이 뒹굴거리면서 어느때처럼
시간 보내고 있는데 대뜸 하는말이 너 목주름 있네?
이거였어요..

저도 몰랐어요..

나이들면 다 생기는거다 했더니 자기 친구 와이프들이나 자기 친구들은 저보다 나이 더 많은데
관리 잘해서 더 어려보인다고..
남친이 피부과도 예전에 예약해주고 에스테틱도
끊어주고 좋은 화장품도 많이 사줬거든요..
누가 보면 자기가 고생시킨줄 알겠다면서..
자기가 못 해준게 대체 뭐냐고..

내 상황 알지 않냐고..
내가 한가하게 피부관리나 받게 생겼냐고요..

저 사실 남친이 끊어준 피부과. 에스테틱, 화장품
다 사용해보지도 않고 중고로 넘겼거든요..

그거 한푼이라도 팔아서 생계에 도움이 됐어야
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남친은 답답해하면서
저보고 이제 자신에게 잘 보이고싶지도 않냐고
피부도 푸석하고 다크써클은 장난도 아니고
이제 자기한테 설레는것도 없냐고요..

솔직히 이제는 저보면 구질구질하고 궁상 맞다고..
그렇게 힘들면 그냥 자기한테 기대라고..
자존심 좀 그만 뻗대라고..
자기도 힘들고 이제는 지친다면서요..
짜증난다고 자리 박차고 나가서 이틀째 연락도 없어요...

저도 알아요..
저 구질구질하고 궁상 맞은거..

남들 다 자기관리할때 전 대출금 갚느라
허리가 휠 거 같아서 관리할 시간조차 없어요..

앞으로도 대출금 갚아나가야 될 날은 많이 남았는데..
근데 전 자존심이 아니라 진짜 저 사람에게 제가
짊어진 이 고통 나눠주기 싫은건데
제가 자존심 부리는걸로 보이나봐요..

하...

이제라도 보내줘야 되는걸까요..
근데 이 사람 없이 저 어떻게 버텨내며 살아갈까요..

제 삶은 나아질 방법이 안보이는데..
엉망진창인 내 삶에 끌어들이고 싶지도 않고..
떠나보내기도 힘들고..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어요..

술 한잔 먹고 넋두리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