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이 너무 달라진 10년 친구,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쓰니2021.05.19
조회11,198


안녕하세요 학창 시절부터 변하지 않고 함께 다닌 4명의 친구들과 요즘 가치관 문제로 너무 힘이 듭니다ㅠㅠ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으로 갈리기에 여기에라도 적어봐요.

대학에 들어가고 취직을 하면 주변이 넓어져 학창 시절의 그 사람이 아니게 된다는 언니들의 말처럼 성인이 되니 저희가 빠르게 변하더군요.. 이제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도 달라져버려서 친구들과 카페를 가거나 여행을 가도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요.
제가 가장 먼저 변한 건 제 기준으로 사치라고 생각하는 소비를 줄인겁니다. 매년 새로 사는 수영복이나 패딩, 5켤레가 넘는 구두 등.. 하지만 친구들은 학창 시절부터 장기자랑에 빠짐 없이 나가고 항상 반의 중심에 있을 정도로 인싸였어서 그런지 인스타와 패션을 너무 사랑합니다. 만나면 각자 패션 얘기를 하며 서로의 옷을 놀리고는 하는데, 저는 패션에 관심이 없으니 주제에 끼지도 않고 친구들도 자연스레 저는 터치하지 않게됐어요.

옷은 각자의 취향이니 당연히 존중합니다. 문제는 너무 달라진 가치관인데ㅠㅠ 정말 사소한 대화부터 잘 맞지 않아요.. 출산율 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낳지 않을거라 말했더니 출산율 하락의 주범이 여기 있다면서, 결혼은 결국 하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될거라네요. 어느 날은 소개로 만난 남자를 거절하게 된 원인을 이야기했더니 원래 소개팅은 발정난 남자가 나오는거다, 니 잘못인 거 같다며 저를 타박하면서 장난처럼 하는 말이... 요즘 여대 메갈 같다며... (참고로 제가 남자를 거절한 이유는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카톡 답장 2시간 넘으면 답장 독촉, 전화는 싫다 거절했는데도 쌓이는 부재중, 만나기로 했던 날도 아닌데 당일 새벽에 내일 만나러 집앞으로 가겠다는 통보 등등...) 시간이 가니 점점 이런 주제 이야기를 안 하게 됐어요 그냥 친구 말에 끄덕끄덕. 3명이서 제 문제라는데 정말 제가 문제인건가 싶고..

게다가 예의 면에서도 달라서 자주 부딪히는 일이 늘었어요 친구들은 버스에서도 엄청 소리지르면서 떠들고 길을 걸을 때도 뒷걸음질 치거나 우산을 돌려가면서 사람들 치는 게 기본이에요. 그냥 주변을 잘 못 보는 타입입니다. 항상 사과는 해요. 문제는 예전부터 4명이서 만나면 3명이 근처에 살아서 같이 오고 저는 따로 오는데, 저 빼고 미리 나간 약속 장소를 자기들끼리 돌아다니느라 저는 사람들 틈에서 그 친구들을 찾아서 40분을 헤맸어요. 그 날은 너무 서운해서 원래 약속 장소가 역 앞인데 한 명만 역 앞으로 와줘. 사람이 많아서 안 보여. 했더니 ‘그냥 일자로 쭉 걸으면 된다니까? 다리 위에 있다고!’ 하다가 또 지들끼리 웃긴 얘기 하면서 끊어버려요. 다리 위라뇨... 크리스마스 수십 명 사람 틈에서 긴 다리 어디를 말하는건지... 절 따돌리거나 무시하려는 의도는 정말 없는 애들이라 크게 화도 못냅니다ㅠ 제가 예민하다고 하거든요. 얘네 입장에서는 정말 예민한거에요 원래가 다들 대충대충이라.. 쿨한 아이들 틈에 소심한 사람이 낀 것 같아서 안 맞는 관계를 제가 억지로 붙잡고 있나 싶네요ㅠㅠ 최근에는 저보고 예전같지 않대요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라고..

또 제가 원래 활발하거나 장난기가 많은 성격이 아닌데 제 친구들은... 재밌고 웃긴 사람한테 환장해요. 그래도 예전에는 저를 꼭 챙겼는데 요즘은 점점 새로 만난 친구와의 약속이 많아지고 중요한 이야기도 그쪽에게 하더라구요 누가봐도 저보다 그 친구가 소중한 것 같은 행동을 보일 때면 아 이제 나랑은 힘들다고 티를 내는건가? 싶어요. 시끄러운 친구끼리 깔깔거리며 웃고 그게 너무 행복해 보이거든요. 저는 친구 이사가는 이야기도 당일에 들었습니다.. 저만요.

나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넓게 보면 이보다 좋은 애들이 없어요 학교 다닐때도 왕따가 생길 것 같으면 나서서 챙겼고 무리 내에서 뒷담은 해 본 적도 없어요. 제가 비실하다고 무거운 짐은 하나도 안 들게 하고 당장 백만원만 빌려달라면 다들 말 없이 빌려줄거라고 자신해요. 다만 가치관이 변하면서 저와의 이야기를 귀찮아 하는 듯한 표정이라던가, 점점 제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늘어나는 게 너무... 슬퍼요.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계속 의기소침해지고 상처받게 될까요?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고 자꾸 친구들 표정을 살피게 되니 무섭습니다ㅠㅠ
평생을 가장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인데..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