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확인하러 갔다가 남편하고 싸웠어요.

2021.05.24
조회129,052
셋째를 임신해서 오늘 남편과 산부인과에 갔었어요.
6주 정도 됐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바빠서 오늘에서야 겨우 시간이 났고하루라도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병원을 가자고 했어요.
큰애는 유치원에 보내고 어린이집을 안 가는22개월 둘째는 맡길 데가 없어 데리고 병원을 갔었어요.
당일 접수라 한참 기다려야 했고,남편이 둘째를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며 2시간 정도 애를 봤어요.
저는 한참 대기하다가 진료를 받고 나와보니남편이 와있더라고요.
애를 보느라 많이 힘들었는지 셋째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고피검사하고 그러는 사이에 남편이 둘째랑 다른 데로 갔어요.
다 끝나고 남편을 찾으려니까 핸드폰이고 가방이고피검사할 때 남편한테 다 맡겨놔서 없었고그냥 무작정 입구 쪽으로 찾아가고 있는데남편이 화가 잔뜩 나서 앞에 서있었어요.
그러더니왜 핸드폰을 안 가지고 있고 가방에 넣어놨냐고다짜고짜 화를 내는 거예요.
애 때문에 힘들어죽겠는데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며..
수납도 해야 했고 피검사, 소변검사하느라 정신이 없는데저도 어쩌다 보니 맡기게 된 건데남편이 힘들다고 투덜대고 핸드폰 안 가지고 있다고 뭐라 하니까저도 화가 나고 서운했어요.
그래서 애 보느라 좀 힘들었다고 그렇게 화낼 일이냐내가 일부러 안 가지고 있었냐고애부터(셋째) 어떻냐고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저도 화를 냈죠.
그리고 일주일 뒤에 또 오랬다고 그러니까바쁜데 일주일 있다 또 와야 하냐고 바쁜데 계속 그러는 거예요..
의사가 와야 한다고 해서 가는 거지 내가 가고 싶어서 그때 가는 것도 아닌데아무리 일이 바빠도 직장에 얽매여 있는 사람도 아니면서 그러니까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애 둘러업고 혼자 병원 다닌다고 쏴붙이고말 한마디 없이 집까지 왔어요.
그러더니 하루 종일 우울하고 화가 나서 이러고 있는데일하고 들어와 겨우 한다는 말이애들 양치했냐 그러는 거예요.
어이가 없어서 대꾸도 안 했죠.
애들 재우고 나니 누워서 미안해 잘 자 한마디 툭하네요.
이제야 겨우 미안하다 말 한마디면 끝이냐고미안하다고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그러니까한숨 푹 쉬더니 나랑 살기 싫어서 이러는 거냐고 그러네요.
병원 갔다 오고 나서부터 대화할 시간도 있었고직장 생활하는 것도 아니라 본인이 시간을 내려면 얼마든지 낼 수 있었는데일 핑계로 밖에만 있다가 자기 전에 옜다 사과하는 식으로 툭 던지니받아들여지지가 않았어요.
남편은 너는 그래서 문제라고사람이 미안하다고 하면 그냥 받아줘야지왜 꼬투리를 잡냐고내가 싹싹 빌기를 바라는 거냐고부부 사이에 미안하다 하면 넘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화를 내더라고요..
네가 성격이 급해서 오늘 예약도 안 하고 병원에 갔는데자기를 너무 배려하지 않는다며자기를 무시하는 거냐며그런 소리를 하는 거예요.
오히려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
평소에도 뭐가 서운해 말을 하면네가 너무 예민해서 별것도 아닌 걸 갖고 그런다고 항상 그러고화를 내건 속상해 하건 울건 말건내버려 두기만 하는 사람인데..
뭐가 좋아 셋째까지 임신을 해서이러고 있나 싶어 너무 속이 상했네요..내가 왜 이러고 있나 인생이 서글퍼지더라고요..
셋째를 기다려오고 좋아했던 건 저 뿐인 것 같고아무리 일이 중요하고 돈 버는 게 중요해도애가 더 우선이지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고오늘 임신 맞는다고 확인하고 와서하루 종일 울기만 했네요..
애들한테 미안하고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제가 너무한 건지 남편이 너무한 건지..너무 답답해서요..




추가합니다...
남편은 평상시 애들을 매우 아끼고 잘해줘요.
그래서 다른 남편들보다 육아에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이고 그래서
제가 셋째까지 가질 수 있었고요..

둘다 셋째를 원했고 계획했던 임신이었어요.
엄청 부자는 아니어도 애 셋 키우기 그리 힘든 형편은 아니고요..
저도 애들 어느 정도 크면 당연히 일도 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사는지역에는 출산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어서
차로 1시간 거리 운전하고 가야 첫째부터 다니던 병원이 있고
운전은 할 줄 알지만 거기까지 혼자 가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가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댓글들 보고 어떻게든 혼자 다녀야겠다 싶네요.

첫째 둘째 4~5주쯤 처음 갔었기에
6주 정도면 그래도 빨리 가는건 아니라 생각했는데
제가 성급했나 봐요.

남편이 애 데리고 힘들었을텐데
더 늦게 가고 싶어도 말못하고 같이 가줬는데
제가 남편을 배려하지 못한것 같아요.

셋째라고 반응도 그저그런것 같고 애는 어떤지 묻지도 않아 서운한 감정만 들었던 것 같아요.

이제 남편한테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최대한 하려고요.

매일 힘들게 일하면서 애들도 잘 봐준 남편한테 미안하네요.
제가 부족했습니다.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추가할게요.
댓글이 참 많이 달리네요..

제가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는거
잘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한테 제가 너무 배려가 없었고
많이 의존적이었다는거 인정합니다.
편한 성격 절대 아닌데
착한 남편이 많이 이해해준거 압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저도 많이 바뀌어야겠어요..

그런데
아이는 왜 이렇게 많이 낳냐고 하시는 분들..
우리 부부가 키울만하고 원하고 아이들이 좋기 때문에
아이들로 인해 행복과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셋째까지 계획했던 겁니다.
내 아이가 좋고 서로 웃고 행복하니까요.
남편 역시 애들이라면 끔찍히 아끼는 사람이고요.

아이 셋 낳으면 짐승 취급하는건 이해가 안가네요.

병원이 멀어 왔다갔다 하기 힘들고
남편도 힘들지만
그 시기 견뎌내면 또 소중한 아이 만날 수 있고
둘 키우면서 느낀건 그런 힘든건 아무것도 아니게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어떤 집에 살아야 애들 키울 자격이 있다는건지 모르겠어요.
그건 각자의 기준이 있는거 아닌가요..
넓은 마당 있고 아이들 키우기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여태 애들 필요한거 해주고 싶은건 다 해줬었고요.
남편도 애들 먹는거며 입히는거 필요한거 사는거
애들한테 하는거는 터치안해요.

하여튼 돈이 없어 애 못 키울 정도는 아니니
경제력 걱정은 너무 하지 말아주세요..
할거 다 하고 사는건 아니지만 만족하며 살고 있고
애들 셋낳아도 불행하지 않게 키울 자신은 있어요..

그 부분만은 더 쓰고 싶었습니다.

하여튼 댓글로 제 문제점, 잘못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