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봤으면 좋겠다

쓰니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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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너는 수능을 한 달 남긴 고3이었고, 나는 세상물정 모르던 스무살이었잖아

우리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나는 매일매일 너 독서실 끝나는 열두시에 맞춰서 데리러 가고, 수능 끝날 때 까지 하루도 빠진 적이 없었는데 말야. 난 너의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에 반했고 좋다고 계속 따라다녔었지. 지금 생각하면 참 쪽팔리네 ㅋㅋ 근데 그때 나는 정말 너가 순수하게 좋았어.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했었잖아. 난 그때 정말 기뻤었어

얼마 안 지나서 수능 끝나고 크리스마스까지 3일 남기고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내가 너 앞에서 내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는데, 너는 그럴때마다 말없이 날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해줬었젆아 만약에 그때 너가 없었더라면 나는 버티지 못했을거야

아빠 마저 돌아가시고 한참 우울증을 앓던 내가 연락이 안되자, 내가 우울할 때 마다 한강에 간다는 말을 기억해내고 밤 열한시에 알바를 뛰쳐나와 한강으로 날 찾으러 와주던 니가 날 떠날줄은 상상도 못했어

우리 사귀면서 싸운적이 한번도 없었다? 우리 진짜 열심히 그 어느 커플들보다도 예쁘게 연애했었잖아 매일매일 전화로 너가 코고는 소리를 확인하고 자는게 내 하루의 끝이였고 내가 보고싶다며 사랑한다고 매일 말해주던 니가 내 일상이었는데 우린 언제부터 엇갈린걸까

난 아직도 감기에 걸린 날 위해 몰래 죽과 꽃, 약을 사서 문 앞에 두고 가던 너가 많이 보고싶어. 사실 sns에 널 저격하는 안 좋은 말들을 많이 적어놨었지만 다 널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보여주기식의 방법이었을 뿐이야.

나는 아직 너를 잊지 못했나봐 많이 보고싶어 진짜로 정말 너무 보고싶어.. 그런데 너를 보고싶어 하면 안되겠지? 너가 그런식으로 나를 떠났는데 너가 보고싶은 나는 바보일까

그래서 지금 행복해? 지금 그 여자가 널 힘들게 할 때 마다 내가 생각나지는 않아? 차라리 말을 하지 그랬어 다른 여자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을 하지 그랬어 새 학교에서 만난 여자아이가 좋아졌다고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이렇게 나를 비참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잖아.. 우리가 함께했던 몇년의 시간을 부정할 필요는 없었잖아 도대체 왜그러는거야 나한테.. 난 널 그리워하지도 미워하지도 못하고 있어 정말 나한테 왜그러는거야.. 너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