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남편 화이팅!

중국아줌마 200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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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남편 화이팅!제 컴퓨터가 고장이라 두서없는 지훈네 이야기를 쓰네요.

아들네미 컴퓨터를 눈치보며 씁니다.(컴퓨터 사준게 누군데......)

 

우리 남편 파이팅!

 

'캐나다 이민'을 쓰신 분의 글을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남편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이제 40대 중반을 넘어 섰는데 남편은 가장의 짐을 앞으로도 몇 년은

지고 가야 합니다.

최근 10여년은 먹고 사는 걱정을 안 했는데 중국에 오니 생각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우리 부부는 느꼈습니다.

 

남편에게 동업의 표시를 해와서 남편은 그래도 10년은 알았던 사이라

흔쾌히 허락했고 중국에 와서 집도 사고 온 가족이 다 이사를 했는데

이사한 직후에 미안하다며 그만 자기사업에 손 떼라 했을 때도

마음 좋은 남편은 “할수 없죠. 그리 하죠.” 하고 물러 났습니다.

그게 3개월 전 일입니다.

 

3개월 동안 남편은 임시 사무실을 얻고 중국직원을 두고 한국에서

10여년을 같이 일했던 기술자(73세임: 돌아가시는 그 날까지 일하는 게

희망이시고 그 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를 원하심)를 모셔왔습니다.

3개월 동안 예전의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고 시장조사, 인원수급,

공장 현지답사, 관련공장의 연계성등 다각적으로 검토를 하였습니다.

길게 생각했던 3개월이 어느새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편은 북경에서 1년 반이 되어 가는 사람이 충고하기를

1년을 생각하라고 해서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장난하나! 3-4개월이면 충분하지. 웬 1년! 여보슈!

내가 그렇게 할일 없이 보이유!’

 

그런데 지금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중국의 변화가 빠른데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새로 공장을 짓지

말라고 하며 아예 시작하는 것도 더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

북경 주변에 공장들이 넘쳐 난다고 합니다.

어떤 곳은 설비가 그대로 인 채 1년째 방치되어 있는 곳도 있답니다.

제 마음도 타는데 남편마음은 오죽 하겠어요.

 

생활비야 한국보다는 훨~ 적게 들지만 마음이 편치가 않군요.

시작한다 해도 탄탄대로가 뻗어 있는 것도 아니요,

40대 중반의 나이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남편의 짐이 얼마나 무거울까요.

옆에 부인이 빵빵한 직업이 있어서 고정적인 수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자식도 이제 고1이니 앞으로 몇 년은 뒷바라지 해야 하고….

아이고, 내가 다 한숨이 나오네요.(내가 남인가?)

 

이야기가 무거웠네요.

이래서 남편의 눈치를 보게 됐습니다.

형편이 이러니 남편의 심기가 편하겠어요?

스트레스 팍팍 쌓이지, 옆에 마누라가 살살 바가지 긁지, 폭발 했습니다.

저요, 남편 앞에서 꼼짝 못해요.

남편이 눈에 힘 한번 주면 저는 그 밑에서 깨갱~ 하고 엎드러져요.

요즘 세상에 그러고 사냐고 하는데, 저는 그러고 살아요(.(-_-)

 

남편과 저는 성격이 정 반대 입니다.

남편은 거의 완벽주의자 입니다. 외모도 완벽(?) 머리도 완벽(?)

일도 완벽하게 하지요.

부부 싸움을 하면 남편이 말하는 게 하나같이

맞다는데서 제 존심이 팍 상하죠.

 

저는 전에 말했다 시피(중국 운전) 진짜 덜렁입니다.

생긴 것은 하나도 그렇게 안 생겼대요.(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신(?)하고 얌전하게 생겼다고 하네요.(^.^)-약간의 내숭을 포함해서….

저는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 간다가 아니라

선무당 잡는대요.  저는 일단 일을 저지르고 이야기 하거든요.

의논이라 할라치면 이것 저것 따져가며 이야기 하면 남편 말이 다 맞아요.

그래서 정말로 하고 싶은 일(주로 사는거죠)이 있으면 눈 딱 감고

귀 막고(남편 말과 얼굴 생각 안 나게) 실행합니다.

남편은 일단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못마땅해도(얼굴에 써있음)

괘않다고  넘어갑니다.

 

어렷을 적에는 약간의 왈가닥 기질이 있었죠.

학창시절에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대문 열쇠가 고장 나면 주로 담치기로

들어 갔거든요. 그것도 치마 입은 채로…ㅋㅋㅋ

남편도 결혼19년차면 이제 저의 덜렁함을 포기 할 때도 됐을텐데,

아직까지 저를 포기치 아니하고 남편의 완벽함에 맞추려 하니

때로는 제가 숨이 턱에 찹니다. 헉헉….

 

저도 왜 완벽해지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IQ가  30이 넘게 차이가 나는데 어찌 가능 하겠는지요?

또 40 넘은 아줌마가 기억력이나 좋아야지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그 놈의 건망증이 사람 잡지요.

남편은 잊어 버리면 메모 하라고 하는데 메모 하는것도 잊어버리니…(-_-)

잊어서 좋은 게 있다면 부부싸움을 해도 며칠 지나면 또 헤헤(간도, 쓸개도

없시유~)거리고 원상복귀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성격이 좋은 거죠?

남편 말이 저 같은 여자,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괜찮대요.(^.^)-뿌듯합니다.

 

남편도 가끔 성질을 부려서 그렇지 괜찮은 남자에요.

유머 있죠, 지금까지 처자식 굶게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까지 저하나만

바라봤어요.(다른 여자 없시유~. 제가 보증 해유~)

하나님이 한번 맺어준 인연인데 닭살 부부 처럼 살아야지유~

 

어차피 남하고 사는 거에요.

저하고 정반대의 사람하고 사는 데  어찌 일이 없겠습니까?

저희는 부부싸움을 많이 합니다. 그래도 안 하는 날이 훠~ㄹ 씨~ㄴ 많아요.

그리고 여러 자매의 남편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쩌면 그렇게 닮은 데가

많은지, 모든 남자의 공통점이라고 봅니다.

100명의 1명 정도는 다를 수도 있겠죠.

 

고상하고(?) 자상하고 이해심 많고 가사일 잘 도와 주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 부러워 하다 보면 자꾸 남편과 사이가 벌어져요.

비교하면 안 되더라구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인정하고 양보하며 살아가는 길이

행복의 지름길 이랍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인간이라 자꾸 잊는답니다.

특히 부부싸움 때는 양보고 사랑이고 없으니까요…ㅋㅋㅋ

 

저는 제가 지더라도, 비록 남편이 아닌 것을 갖고 고집부리더라도

양보하고 용서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때는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 되 어지던 것들이 훗날 되돌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왜 그리 고집 부리고 욕심을 부렸는지….

 

40대 중반의 남편 기를 살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힘들고 어찌 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남편에게 괜찮다고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남편이 말하는 것이 “맞소!  맞소! 당신 말하는 것들이 다 옳다  아이가!

힘내소! 힘내이소! 우리가족이 뒤에 있심더.  팍팍 밀어줄끼니

어깨 힘 딱 주고  세상을 품고 사소!  우리 남편! 파이팅!”

 

힘차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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