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만 보던 파혼썰

쓰니20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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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글 눈팅만 하다가 그냥 나도 겪어본 거 써본다.
몇 년 전 만나던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들이대서 거의 식장 문턱 넘을 뻔 했다가 겨우 정신차린 썰...

뭐 이런저런 웬만한 드라마에 나오는 거 다 당했지만, 그냥 숫자적인 것만 써봄... (애 낳아라, 제사 지내라, 할머니 모셔라? 휴직해라 등등 ㅋㅋ)

남친 나보다 연차 낮음, 연봉 약 2,000 낮음.
남친 지방에 재개발 예정 집 약 2.8억에 보유 (대출 2억남음)
나 서울에 약 3억 짜리 오피스텔 보유 (대출 없음)

이런 시츄였는데, 약 6억짜리 전세 찾고 있었음.
6억의 출처는 시부모 2억, 내가 그동안 모은 돈 2억, 그리고 우리 친정에서 2억 빌려준다는 전제. (사실 그냥 주신다는거 난 못 받겠더라)
그런데, 내가 고른 집 다 안된다 안된다 난리치더니.
시모가 시댁에서 30미터 거리 7억짜리 전세를 구해옴.
그래서 1억은 어케 하냐 물으니 우리보고 대출 하래.
남친이란 놈은 철도 없이 위치 좋다며 엄마가 애 봐줄거라며 좋다함.
싸우기 싫어서 그냥 넘김.

+ 아, 참고로 남친 대출 2억 남은거랑 추가 1억 대출은 다 내 집 월세 놓은 돈으로 갚으라고 웃으면서 얘기함 ㅋㅋㅋㅋ

근데 집이 거지 같음. 타일 깨지고, 벽에 꽃무늬 도배에, 애들 키우던 집이라 아주 난리임. 맘에 안들어 죽겠는데 그냥 싸우기 싫어서 오케이 함.
근데 나보고 그 집 다 채우래 ㅋㅋㅋㅋㅋㅋ
빡쳐서 쇼파라도 너가 하나 해와라 했더니 무슨 인터넷 쇼핑으로 100만원 이하 쇼파 찾고 앉았음.
내가 스피커 살려니까 그 유명한 뱅앤오룹슨 200 넘는 거 아니면 사지 말래 ㅋㅋㅋㅋㅋㅋ

예물 예단 내꺼 뭐 해줄지는 1도 안 묻고, 지 엄마 가방 어디꺼 사와라, 큰댁에 뭐 해줘야 한다 뭐한다 난리침.

결혼식도 ㅋㅋㅋㅋ 무슨 돈 걷는 느낌으로 싸게싸게 하되 사람들은 많이 올 수 있는 식장 잡아 놓고 나중에 내가 욕심냈다고ㅋㅋㅋㅋ
서러워서 맨날 처 울다가... 어느날 현타 와서 일주일만에 싹 정리하고 뒤돌아 섬.

그땐 인생 망했다 싶었는데 지금은 내 생애 젤로 잘한게 파혼ㅋㅋㅋ
그냥 언젠가 내 정신이 맑아지면 썰 풀어야지 생각하다가 오늘 심심해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