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쓰니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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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싫은데 살고싶어 죽고싶은데 살고 싶어 죽을 용기가 안나 난 집에 있는게 너무 힘들어 내 방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편이 없는 곳에서 하루 종일 있는게 참 힘드네 바닥을 치다 못해 지하로 뚫고 내려간 내 자존감은 날 보호하기 위해서 폭발적이고 사나운 성격으로 만들었나봐 나한테 소리 지르면서 말하면 나도 똑같이 소리 지르면서 말하게 되더라고 항상 대든다고 그러네 나도 내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건데 그래서 말을 아예 안해버리니까 이젠 그것도 문제인가봐 문제겠지 대답을 안하니까

난 내 깊은 속 얘기를 하는 방법을 몰라 친구들이 그러더라 넌 왜 네 얘기를 안하냐고 그럴 때 마다 웃으면서 딱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하곤 했지 사실 말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 난 집에서 그런 얘기 해본 적 없거든 내가 내 진심을 말하면 다 내 잘못이라고 하거든 또 서운한 점을 말하면 언제 그랬냐고 되려 말 지어내는 애가 돼버리거든 사실 이제는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어 그냥 반항심 증오감만 내 안에 자리할 뿐이야 항상 그래 부모로서 우리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나도 모르겠어 뭐가 잘못인걸까? 잘못이 없는데 나 혼자 그러는건가봐 ㅋㅋㅋㅋㅋ 그냥 내가 다 잘못했대 그 말이 맞나봐

난 아직도 기억나 초등학생 때 체를 심하게 해서 새벽에 연속으로 다섯 번 넘게 토했을 때 자식 복이 없어서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한다고 내가 약 사다달라고 한 적도 없었고 아프다고 깨운 적도 없었지 그 이후로는 아프다는 말 해본 적 없어 몸이 안좋을 때 마다 혼났으니까 그런데 왜 본인 아픈걸 봐놓고 걱정을 안하고 무시하냐고 하네

난 초등학생 이후로 생일이 생일인 적 없었지 어린 마음에 친구들은 다 생일파티 하는데 나만 안하니까 해달라고 했을 때 그 때 몇 번 했었고 그 이후로는 한 적 없었지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할까 말까고 작년 생일은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았어 생일 이틀 전 네 자존감은 네가 채우는거라며 언제까지 그런 식일거냐며 자기보고 뭘 어쩌라고 뭘 원하냐며 참고 있으니까 적당히 하라고 했지 근데 언제부터인가 생일 축하 안해줘도 서운하지가 않더라고 생일이 뭐 별거야? 365일 중에 지나가는 하루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 작년에는 기숙사 들어가기 전 내 생일 챙겨준 친구들이 정말 고맙더라 이젠 잘 보지도 못하는데 ㅋㅋㅋ 얘들아 고마워 그러고 시간 지나고 나서 친구들이 챙겨줬으면 된거지 뭘 더 원하냐고 그러더라고 근데 왜 항상 나보고 생일 챙겨달라고 하는거지? 단 한번도 이 집에서 생일 축하받아본 적이 없대 그래? 왜 난 내가 케이크 사러 파리바게트 간 기억이 있지? 왜 고가는 아니어도 돈 모아서 생일 선물 사서 준 기억이 있지? 꿈이었나봐

고등학생 때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반장을 했을 때가 갑자기 떠오르네 난 칭찬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어서 반장하면 칭찬 받아볼줄 알았다? 근데 그런 쓰잘데기 없는걸 뭐하러 하냐고 했어 그 말 듣고 나도 반항심 생겨서 생기부 채우려고 했다고 했지 생기부 채우는 것보다 성적 올리는게 더 중요하다고 관둘 수 없냐고 한게 생각이 나네ㅋㅋㅋㅋ 그 때 반장하면서 참 힘들었었는데 진짜 하지 말걸 그랬어 왜 했지

며칠 전엔 시험기간이었지 사실 학교도 학업도 하나도 적응 못했고 집중도 못하고 있어 하기 싫어 항상 옆 명문대랑 비교 당하니까 점점 더 내가 싫어지더라고 그냥 다 싫어져 ㅋㅋㅋ 나 또 남탓하고 있네 시험 기간인데 집 나가라고 해서 나갔어 오냐오냐해서 키웠더니 이렇게 싹바가지가 없냐고 그딴 행동 어디서 배웠냐고 그러더라고 나도 몰라 내가 왜 이렇게 싹바가지 없고 느자구 없게 됐는지 밖에서 밤 새고 학교 가는건 좀 힘들더라고 난 용돈도 끊겼고 알바도 그만 둬서 한 달 정도는 돈이 없거든 물론 지금도 ㅋㅋㅋㅋㅋㅋㅋ 밖에 나가니까 다 돈이네 교통비 밥 먹는거 전부 다 이젠 통장에 2000원도 없다ㅋㅋㅋㅋ 다음 주엔 종강한 기념으로 친구들이랑 부산 가려고 비행기 숙소 다 예약 해뒀는데 난 못 갈 것 같아ㅋㅋㅋㅋ통장에 2000원 뿐인데 어떻게 가겠어? 공항도 못가는 상황인데ㅋㅋㅋㅋㅋ 친구들만 다녀오라고 해야지

정신과 진료 받고싶어 이것도 다 돈이니까 난 갈 수도 없어 상담센터 가고싶은데도 갈 수가 없네 사실 뭔 도움이 될까 싶어 하고싶은 말도 정말 많지만 할 수가 없네 내가 살아온 시간 동안의 많은 얘기들을 하고싶지만 누구한테 하겠어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내 깊은 모습을 보여줄 수록 나만 바보가 될테니까 하루 빨리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어 적어도 1년만이라도 밖에서 살고싶어 근데 현실이 참 높고 차갑고 그러더라 학업과 알바를 병행해서 자취하는건 정말 하늘의 별 따기인 것 같아 ㅋㅋㅋㅋㅋ 그렇다고 학업을 포기하기엔 대학도 못다닐 내가 너무 불쌍해 그렇다고 집에 계속 있는건 또 괴롭네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지? 그냥 그렇다는걸 말하고 싶었어

난 내 고등학생 시절이 불쌍하고 내 20살이 너무 불쌍해 밖에서 밝은 것처럼 항상 웃긴 친구 역할을 잘 맡아서 살고 있지만 사실 너무 불행해 어쩌면 나 혼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거일 수도 있어 왜냐면 난 싸가지 없고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부모님을 무시하고 사는 애거든 그래서 혼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냥 말하고 싶었어 아주 조금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