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인 아빠 계속 연락해야 하나요?

ㅇㅇ2021.06.24
조회21,060
방탈 죄송해요. 어디에 써야할 지 모르겠어서 가장 화력이 쎈 곳에 적습니다.

우선 저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환경이 그리 화목한 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인지 우울증으로 인해 수면장애, 난독증, 거식증, 강박증, 분노조절장애같은 잡다한 질병들이 있습니다. 건강도 딱히 좋은 편은 아니고요.

엄마와 아빠는 제가 어릴 때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남이 알아볼까 못할것 같습니다. 간추리자면 경제활동을 거의 안하는 무능한 아버지와 직장일과 가사노동 육아를 모두 부담한 어머니 정도일것 같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청소년기가 파란만장했습니다. 학교폭력과 가정 내 불화로 제가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부터 아빠가 다시 연락을 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뭐 저 학업 집중하라고 연락을 안했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가 너무 편해서 지금도 연락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는 편이에요. 거의 그냥 1년에 몇번보는 지인을 대하는 느낌? 유일하게 저랑 악다구니 지르며 싸우다가도 서로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러다가 또 싸우다가도 맛있는거 먹으러 가고 하면서 감정적인 교류를 자주 한 엄마만이 제 가족으로 느껴집니다. 언니오빠는 그냥 싫다면 엄마는 애증? 그치만 제가 유일하게 가족으로 인정하는 존재입니다.

근데 유년기부터 1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타인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친한척 하니까 심적으로 매우 부담이 됩니다. 아빠한테서 전화가 올 때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요. 물론 가족인데 너무 각박하다고 하실수도 있어요. 그런데 육아에 거의 참여도 안하고, 항상 친구들이랑 놀러다녔던 데다, 어린 저를 바지를 내리며 성희롱한적도 있고, 화나면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으로 변하고, 제가 성범죄를 당한적이 있는데 거기에 제 편을 들지 않고 자신의 사회적 위신을 걱정한 사람도 아버지라고 여겨야 하나요?

아무래도 이제 자기 친구들도 슬슬 가정으로 돌아가고 자기도 쓸쓸하고 외로우니까 다시 자식이랑 놀고 가족들한테 돌아가고 싶은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그냥 어디에 묻어버리고 싶어요. 가족들이 지땜에 고통받은게 얼만데.

맨날 저 만나면 돌아가고 싶다고 은근슬쩍 떠보는것도 역겹고 코로나 시국 끝나면 여행가자고 조르는 데 그것도 짜증나요. 저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건강이 좋지 않아서 여행가면 몸에 부담이 상당히 심해요. 근데 아빠가 원하는 여행을 하면 백퍼 앓아눕습니다. 딸 성향도 모르는 주제에 아빠대접 받고 싶어하는 거 볼때마다 그냥 차단하고 싶어요. 근데 차단하면 엄마한테 눈치주고 지랄할까봐 참고 있어요.

올해에만 벌써 3번째인가 4번째 약속을 잡았어요. 눈치도 없이 제가 싫은 티를 내도 언제 만나냐고 계속 찡찡대요. 저는 제 베프 한명 빼고 대부분 차단하거나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한달에 한번 보고 해요. 이런 폐쇄적인 사람인데 아빠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심지어는 형제자매들 중 저한테만 이렇게 굽니다. 제가 막내딸이라 그러는걸까요?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 사람 때문에 정신병이 더 심해지고 있어요. 어지간하면 엄마한테까지 이 일을 알리고 싶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