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이상한 화법

ㅎㅌ2021.06.28
조회3,931
안녕하세요. 결혼 4년차인 아내입니다.

거두절미 하고 바로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남편의 대화법 때문에 돌아버릴것 같아 글 올리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대화에 주어 또는 목적어를 안써요...
대화할때 육하원칙 딱딱 들어맞게 하지는 않더라도 주어나 목적어는 있어야 듣는 사람이 이해를 할텐데 남편은 그냥 뜬금없이 훅 들어와요.

예를 들면 시어머니가 손주 보고싶으시대서 이번주 토요일에 남편이 애 데리고 들릴 예정이였는데 시어머니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파토난 상황이라면

'이번에 일이생겨 못갈것 같아' 딱 이렇게만 말해요. 그전에 어떤 언질이나 힌트?같은것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면 듣는 저는 무슨 상황을 얘기하는건지 퍼즐맞추기를 시작해야 해요... 제가 하나씩 물어보고 또 물어봐야 겨우겨우 퍼즐조각들을 맞추고... 그걸 조합해서 정리하는것도 내몫... 하... 쓰다보니 또 열받네요...

나 '어디를 못가?'
남 '엄마집.'
나'누가 일이 생겼어? 여보가?'
남'아니. 내가 아니고'
나'그럼 시어머니께서?'
남'어. 이번에 갑자기 급한 볼일이 생겼다네?'
......
......

또 한번은 길에서 회사차랑 같은 차를 보고 갑자기
'저번에 사고났었어.'
깜짝 놀라서 '누가? 여보가?' 하고 물으면
'응. 저번에 사거리에서 우회전 하다가 신호등을 받아버렸어...(사고당시 상황 설명).'

'신호등? 우회전을 하는데 신호등을 어떻게 받아? 인도까지 차가 올라간거야? '

'아니~ 차가 높아서 신호등 밑부분을 건드렸어. '

'?????? 무슨소리야? 우리차 세단이잖아. 신호등을 건드릴수 있는 높이가 아니잖아'

'화물차니까 '

'??????'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쩌긴~ 청구했지... 모르긴 해도 아마 이번에 포인트 많이 떨어질것 같애.'

이게 대체 뭔 소리.... 하...
......
......

어찌저찌 다 듣고도 내가 뭘 들은건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나중에 조각조각 맞춰서 정리 및 요약을 해보니 회사차를 운전하던 중 우회전을 하다가 화물칸 뒷부분이 신호등 밑부분을 스치는 바람에 신호등이 깨져 플라스틱? 쇠? 부분이 날아갔다는 거 였고 회사에 사고났다고 보고했는데 이 사건때문에 회사에서 감점될것 같다 라는 소리였네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쓰자면 얼마전 아들 데리고 아쿠아리움 가기로 했어요. 이번주 화요일에 어린이집 보냈다가 낮잠까지 재우고 픽업 한뒤 바로 아쿠아리움 가는걸로 상의 마쳤는데! 그랬는데! 한 3시간 지나서 갑자기 이런말을 해요
'그럼 금요일에 가면 되지?'
'? 금요일에 어딜 가?' ( 그날 대화에 아쿠아리움 만 얘기한게 아니여서 저는 다른 일정이 있는줄 알았어요)
'우리 금요일에 거기 가기로 한거 아니였어?'
'그니까 거기 가 어디냐고'
'☆☆이(아들 이름) 데리고 가기로 한데 말이야~ 왤케 말을 못알아들어~~'
'금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이잖아... '
......
......

점점점은 그뒤에 이어진 대화인데 더 쓰다간 진짜 욕나올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아마 읽으신 분들은 저 뒤에 이어지는 대화가 어떤건지 충분히 예측하셨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그냥 남편이 요일을 헷갈린거 였어요...

이것만 빼면 참 좋은 남편이고 아빱니다.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애 돌보는것도 놀아주는것도 참 잘하고... 남들 모두 세상 둘도 없는 남편이라고 칭찬이 자자할 정도에요...

한번에 알아듣게 주어나 목적어를 넣어서 말해달라고 좋게좋게 말하는것도 이젠 한계네요... 대화할때마다 제가 힘이 딸리고 기가 쫙쫙 빠지는 느낌이...

판 선배님들 제발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