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멋진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어릴 때 머리를 다쳐 약간 기억력이 손상된 남자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하얀 비단결처럼 깨끗합니다. 그는 <코인 세탁소>에서 세탁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이라고 할 수도 없는 직업이지요.
그는 그 세탁소에서 일상에 찌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사람들이 가져오는 세탁물에는 그들의 온갖 사연에 찌든 삶의 때가 묻어 있습니다. 세탁기는 서럽게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토하면서 서로 뒤엉켜 부대끼다가 마침내 깨끗해진 빨래들을 토해냅니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의 마음의 때를 다 털어버리기라도 한 듯 가뿐한 마음으로 세탁소를 나섭니다.
단골손님은 시합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권투선수, 사진으로 고독을 달래는 사진광 아줌마, 그리고 며느리에게 구박받는 할아버지 등입니다. 그들은 이 사회에서 소외된 고독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장소로서 이 세탁소를 찾아 스스로 삶의 애환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우연히 낯선 한 여인이 이 세탁소를 찾았습니다. 그 여인은 무심하게 세탁을 하고 돌아갔는데, 테루가 보니 그녀의 옷이 건조대 위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테루는 그녀의 옷을 돌려주기 위해 그녀의 뒤를 좇습니다. 어렵사리 그녀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 옷을 전달해줍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즈에.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테루는 처음으로 이상한 감정을 느낍니다.
며칠 뒤 그녀가 다시 세탁소를 찾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여행 가방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보통 때처럼 빨랫감을 세탁기 안에 넣었습니다. 세탁이 끝나자 세탁물을 다시 가방에 담았습니다. 그녀는 테루한테 버스 정거장까지 함께 가주기를 권합니다. 테루는 그녀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함께 갑니다. 그리고 거대한 가스탱크 앞에서 두 사람은 헤어집니다.
세탁소로 돌아온 테루는 무심코 건조기를 들여다봅니다. 그 안에 남색 옷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녀의 옷입니다. 옷을 꺼내보니 빨간 얼룩이 소매에서 배까지 군데군데 묻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옷을 세탁기에 집어넣고 하얀 세제를 그 위에 뿌렸습니다, 그 빨간 얼룩이 하얀 세제로 덮여질 때까지…. 그 얼룩은 생을 포기하려던 미즈에의 팔에서 나온 피입니다.
그런데 세탁소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테루의 할머니가 사기를 당해 세탁소가 문을 닫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테루는 마지막 남은 일인 그녀의 옷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네를 떠난 여행이지요. 그것도 히치하이크로….
그를 태어준 사람은 샐리. 그는 매사에 거칠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따스한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결혼식 때 비둘기를 날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테루에게 갈 곳이 없으면 자기를 찾아오라고 주소를 적어줍니다.
테루는 어렵게 그녀를 만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갈 곳이 없습니다. 테루와 미즈에는 샐리를 찾아갑니다. 세 사람은 샐리의 집에서 하얀 비둘기와 함께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미즈에는 점점 심장이 따뜻해 옴을 느낍니다. 삶의 고동을 다시 느끼기 시작합니다. 테루에 대한 사랑이지요. 상처를 입어 세상을 등지려던 미즈에는 테루의 순수함에 이끌려 다시 사랑의 싹을 틔웁니다.
나는 <세탁소>라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무리 선이 미약하고 무기력하게 보일지라도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추방시키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 악을 퇴치시키는 것은 악이 아니라 ‘선과 사랑’이라는 확신조차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있다면 이 추운 겨울날 이 조그만 사랑이야기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올려봅니다.
세탁소를 읽고
오랜만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멋진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어릴 때 머리를 다쳐 약간 기억력이 손상된 남자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하얀 비단결처럼 깨끗합니다. 그는 <코인 세탁소>에서 세탁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이라고 할 수도 없는 직업이지요.
그는 그 세탁소에서 일상에 찌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사람들이 가져오는 세탁물에는 그들의 온갖 사연에 찌든 삶의 때가 묻어 있습니다. 세탁기는 서럽게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토하면서 서로 뒤엉켜 부대끼다가 마침내 깨끗해진 빨래들을 토해냅니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의 마음의 때를 다 털어버리기라도 한 듯 가뿐한 마음으로 세탁소를 나섭니다.
단골손님은 시합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권투선수, 사진으로 고독을 달래는 사진광 아줌마, 그리고 며느리에게 구박받는 할아버지 등입니다. 그들은 이 사회에서 소외된 고독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장소로서 이 세탁소를 찾아 스스로 삶의 애환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우연히 낯선 한 여인이 이 세탁소를 찾았습니다. 그 여인은 무심하게 세탁을 하고 돌아갔는데, 테루가 보니 그녀의 옷이 건조대 위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테루는 그녀의 옷을 돌려주기 위해 그녀의 뒤를 좇습니다. 어렵사리 그녀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 옷을 전달해줍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즈에.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테루는 처음으로 이상한 감정을 느낍니다.
며칠 뒤 그녀가 다시 세탁소를 찾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여행 가방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보통 때처럼 빨랫감을 세탁기 안에 넣었습니다. 세탁이 끝나자 세탁물을 다시 가방에 담았습니다. 그녀는 테루한테 버스 정거장까지 함께 가주기를 권합니다. 테루는 그녀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함께 갑니다. 그리고 거대한 가스탱크 앞에서 두 사람은 헤어집니다.
세탁소로 돌아온 테루는 무심코 건조기를 들여다봅니다. 그 안에 남색 옷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녀의 옷입니다. 옷을 꺼내보니 빨간 얼룩이 소매에서 배까지 군데군데 묻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옷을 세탁기에 집어넣고 하얀 세제를 그 위에 뿌렸습니다, 그 빨간 얼룩이 하얀 세제로 덮여질 때까지…. 그 얼룩은 생을 포기하려던 미즈에의 팔에서 나온 피입니다.
그런데 세탁소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테루의 할머니가 사기를 당해 세탁소가 문을 닫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테루는 마지막 남은 일인 그녀의 옷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네를 떠난 여행이지요. 그것도 히치하이크로….
그를 태어준 사람은 샐리. 그는 매사에 거칠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따스한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결혼식 때 비둘기를 날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테루에게 갈 곳이 없으면 자기를 찾아오라고 주소를 적어줍니다.
테루는 어렵게 그녀를 만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갈 곳이 없습니다. 테루와 미즈에는 샐리를 찾아갑니다. 세 사람은 샐리의 집에서 하얀 비둘기와 함께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미즈에는 점점 심장이 따뜻해 옴을 느낍니다. 삶의 고동을 다시 느끼기 시작합니다. 테루에 대한 사랑이지요. 상처를 입어 세상을 등지려던 미즈에는 테루의 순수함에 이끌려 다시 사랑의 싹을 틔웁니다.
나는 <세탁소>라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무리 선이 미약하고 무기력하게 보일지라도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추방시키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 악을 퇴치시키는 것은 악이 아니라 ‘선과 사랑’이라는 확신조차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있다면 이 추운 겨울날 이 조그만 사랑이야기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