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한달, 현재 내 상태

ㅎㅎㅎ2021.07.01
조회5,245
1. 1년반정도 만났고 난 여자. 상대방에게 안 좋은 상황이 생겼고 + 그래서 나를 위해 노력할 마음이 없다고 차였음. 혹자들은 결국 마음 문제다 하겠지만, 그것도 맞고, 정말 안좋은 상황이 있긴 해서 뭐 복합적이었겠지

2. 잡을려고 별짓다함. 카톡 기본, 전화에, 진짜 이성잃고 집앞에 찾아가서 만난 적 있음. 상대방에겐 최악의 행동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거마저 안하면 죽겠다싶어서 찾아감. 댓글로 욕할거 알지만 나도 많이 힘들때 판 읽으면서 위로 많이 받아서 솔직하게 씀.

3. 한 2-3주는 걷다가 걷다가 울고, 버스 지하철 택시에서 울고, 친구들은 물론 엄마앞에서도 울고, 회사 화장실에서 울고, 밥상머리에서 울고, 사진보고 울고, 눈 뜨자마자 울고 암튼 그냥 계속 움.(눈물 참지마. 그냥 울어. 도움됨)

4. 한달 후 내 상태
- 일단 요즘 일이 바빠서 좀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안정됨. 처음엔 바빠도 눈물나고 자꾸 생각나서 맨날 울면서 일했는데 이제는 제법 일에 집중할 수 있음.
- 밥 잘 넘어감. 원래 밥 못먹어서 5키로 정도 빠졌고, 그런 김에 이별다이어트 좀 해야지 했는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입맛 돌아옴. 망했음
- 친구들 만나면 재밌음. 처음에는 친구들 만나도 너무 우울하고 내가 분위기 다 망치고 그랬음. 그리고 왜 좀 진짜 나를 생각해주는 친구들 만나면 눈물날 것 같고 그래서 못만나다가 이제는 잘 만나고 제법 (진심으로) 웃기도 함
- 웹툰, 드라마 밀린거 보는중. 헤어지고 얼마동안은 아무것도 못보겠더라. 그냥 의욕도 없고 머릿속에 안들어와. 바뀌지도 않는 프사만 계속 눌러보고. 그냥 데이터 자체를 머리에 넣기 싫을정도로 무기력했는데, 이제 재밌게 잘 본다.

5. 글 쓰는 이유
- 개인적으로 판이 많이 위로가 됐어. 그냥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더라. 그러면서 내 연애도 참 일반적이구나 라는걸 받아들이게 되면서, 그래 나도 남들처럼 힘들다가 또 괜찮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 솔직히 처음엔 '시간이 약입니다' 또는 '자존심도 없습니까 그냥 잊으세요' 하는 말을 보면서, 저런 말은 누가 못해, 저딴 소리 말고 재회썰이나 내놔 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 아마 다들 그럴거야. 뭐... 시간이 약이란 말이 맞긴 한데, 그거야 말로 정말 어려운거잖아. 시간을 빨리가게 할수도 없고. 그냥 오롯이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 내 글도 그냥 뻔한 소리 하는 글 중 하나겠지만, 나도 그런 글들 속에서 유독 위로가 되는 글들이 있었어. 한명이라도 잠시나마 기분이 나아졌음 싶어서 긴 글 쓰게 됐어.

6. 응원
- 나도 아직 완전히 괜찮아진건 아니야. 다들 그렇겠지만 이렇게 3-4일 괜찮다가 이틀 울고 그런거지 뭐. 기분이 괜찮은 날은 내심 두렵기도 해. 또 언제 터질려고 오늘 괜찮은거지 하면서. 근데 그 텀이 점점 길어질거야. 매일 우는 일은 점점 사라질거야.
- 연락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 많을텐데, 아마 이 고민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다시 만나고 싶어서겠지. 그러니까 신중해지는거고. 나는 개인적으로 해보고싶은거 다 해봐 라는 타입이지만, 정말 재회를 하고 싶다면 사람들 말대로 최소 한달은 생각해보는걸 추천할래.
대신 이 시간은 그 사람을 위해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기도 해. 그 사람이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져. 그럼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
- 한두달 생각해봤는데 정말 좋은 사람이다? 하면 자존심 버리고 붙잡아야지. 중요한건 못잊겠어서 그런건지 그사람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건지 잘 구분해야하는 것 같아.
- 나는 한달도 못참겠다? 그럼 그냥 연락해. 나처럼 연락하고 지지고 볶고 다 해. 대신 이건 그사람을 위해서도 아니고 잘해보려고도 아니야. 오로지 나를 위해서야,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려고. 그리고 성격상 이렇게 끝을봐야 미련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상대방 배려는 안해? 하겠지만, 글쎄... 아마 나중에 본인이 당해봐야 내가 그때 잘못했구나 하고 알 수 있는거... 인거 같아ㅋㅋㅋㅋ 그러면서 배워가자
- 뭐 사실...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모든 과정을 잘 받아들이는 게 가장 베스트지. 나는 못그래서... 그리고 판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럴거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라면서 썼지만,
나 스스로도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이래놓고 며칠뒤엔 또 울겠지만ㅋㅋㅋㅋㅋ 오늘은 괜찮으니까 그걸로 됐다.
모두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