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을 앞둔 여자입니다. 저희 본가는 화목과는 거리가 먼 집안이에요. 요즘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자친구와 같이 살고 있는데, 저희 가족관계를 남자친구가 알고있는데도 가끔 아버지에게 연락을 드리라고 할 때가 있어요. 매번 거절하고 있지만 사실 저도 오랫동안 고민인 부분이라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일단 고민부터 말씀 드리면, 아버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까..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주 어릴 때 부터 제가 보는 앞에서 큰 소리 내어 자주 다투셨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다툼의 횟수는 줄어도 아버지가 퇴근하고 집에 오시는 등 부모님이 한 공간에 계실 때에는 냉전중인
부부처럼 항상 긴장되어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부분 어머니에 의해 조성이 되곤 했는데 어머니가
성격이 매우 세시기 때문에 두 분이 다툴 때 먼저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또는 평소 대화를 시도하려는 아버지를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보통 참고 달래고 눈치를 보는 쪽이었습니다.
이러한 어머니 때문에 저도 어린시절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 살 터울 남동생이 있는데 어머니가 남동생을 더 아끼셨기 때문에 어릴 때 부터 차별을 느꼈습니다. 또는 어머니가 원하시는 바와 다른 선택을 했을때면 무거운 긴장이 흐른다든지, 충격요법이라는
명목으로 날 선 비난을 듣게 된다든지, 또는 어머니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며칠이고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되곤
했습니다. 이에 어릴 때는 순종적이고 착한 딸이었지만 점점 커가며 어머니랑 부딫히는 일이 많아졌고,
특히 중고등 학생 때 진로 진학 문제로 잦은 트러블을 겪으며 고등학교 1학년 쯤
부터는 지금까지 어머니와 일절 대화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 처럼 서로가 최대한
같은 공간에 있는 일을 피하고 함께 있더라도 인사나 눈 마주침 없이 지냅니다. 20살때 부터는 도망치듯 집에서
나와 벌써 10년째 따로 지내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 살고 있음에도 본가에는 일년에 한 두 번 명절때나 잠시
들리는 정도입니다.
잠깐 가족 얘기를 좀더 해보자면
1. 3살 쯤에 자고있는데 불을 환하게 켜
둔 상태로 저를 사이에 두고 부모님이 싸우고 계셨습니다. 제가 깨어나 울자 어머니가 “얘는 왜 또 일어나서 난리야” 하고 제 머리통을 때리고는 가출하셨습니다. 왜 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전혀 관련 없는 때에도 문득 생각이 날 떄가 있습니다.
2. 어머니는 항상 저를 앉혀놓고 (동생에게는 안그러심) 이혼하고싶은데 너네땜에 못하는거다, 너네 대학만 보내놓고 나면 나도 하고싶은일 할거다 라는 말을 자주 하셨고, 할머니, 아버지를 포함한 시댁식구들 욕을 자주 하셨습니다.
3. 8살 쯤에 어머니랑 아버지가 길 한복판에서 싸우셨는데 어머니가 아버지를 밀어 넘어뜨리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켜 아버지 다리를 차로 밟고 갔습니다. 저와 동생은 차 안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고, 아버지를 부르며 울자 어머니가 차를 급정지시키며 니네아빠 안죽었으니까 따라가고싶으면 내리라고 소리지르셨습니다. 아직까지 차가 아버지를 밟고 갔을때의 느낌이 전부 기억납니다.
4. 1년 반 정도 외국에서 지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6개월 정도 아버지가 기러기 아빠로
지내셨는데, 제가 알기로 그 때 바람을 피우신듯 합니다. 자고있는 제게
어머니가 갑자기 아버지 핸드폰 비밀번호를 아냐고 다그쳤고 영문을 모르던 제가 알고있는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이
사건 이후 저를 매일 불러 앉혀놓고 ‘어떤 남자’라고 지칭하며 아버지가
바람을 피운 정황을 이야기 하고 이에 대해 저는 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제가 직접 아버지를 욕하게끔 했습니다.
5. 이때쯤 저는 학교에서는 제가 외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고, 외고나 자사고 등 특목고를
가야한다는 어머니의 압력에 비해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학업 스트레스가 심했으나 집안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습니다. 두려움에 막판에 외고 입시를 포기한 저는 한달 동안 어머니께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
후 어머니가 제게 했던 첫 마디가 “너는 ㅇㅇ(평소에 사고를 많이 쳐 어머니가 좋아하지 않던 저의 사촌동생)처럼 대담하지 못해서 공부나 해야해”였습니다.
6. 어머니는 제가 공부 외의 것들에 관심을 갖을때마다 매우 부정적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중학생때 기타를 배우고싶다고 했다가 "니가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니?" 라고 하셨고, 고등학생때 연극부에 들어가고싶다고 했다가 "넌 어차피 끼가 없어서 떨어졌을거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면 고1때 교내 수학경시대회에 나간다고했을때는 크게 좋아하셨는데, 제가 대회에 무심해하자 "그럴거면 엄마한테 왜 말했냐"고 하셔 그때부터 어머니와 대화가 단절되었습니다.
7.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전에 잠시 어머니와 관계를 조금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중간고사를 많이 망치자 어머니는 제게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며 한 시간 반 넘게 차분한 목소리로 폭언하셨습니다.
“네가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건 줄 알았는데 머리가 나빠서 못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너 같은 애들은 어딜 가서 뭘 해도 안된다”, “너를 받아줄 곳은 아무데도 없을 것이다”,
“돈 아까우니 차라리 자퇴를 하고 기술이라도 배워라”, “(제가 평소에 미술을 하고싶어
하던걸 언급하며) 미술도 똑똑한 애들이 하는 거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어느 화방 같은데 들어가서 __라도 빠는게 낫겠다”등이었습니다.
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데 퇴근한 아버지가 귀가하시자마자 어머니는 제 성적표를 보라고 하셨고, 그래도 아버지는 저를
위로해줄거라 믿었는데, 아버지는 식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시며 제게 처음으로 장문의 편지를 쓰셨습니다.
A4 용지 두 장 정도 분량이었는데, 기억에 남는 말은 “네가 앞으로 비참하게 살게 될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입니다. 다음 날 어머니는 돈이 아깝다며 내가 보는 앞에서 네가 직접 전화해 수학학원 선생님께 학원을 그만 다니겠다고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후에 부모님께 마음을 완전히 닫았고, 방황도 많이했습니다. (이 후 악에받쳐 공부하며 나름 중상위권대학에 들어갔으나 아무에게도 축하받지못함)
8.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수학선생님이 학교측
비리 등으로 억울하게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학교 근처에 저렴한 가격으로 수학 교습소를 차리셨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을 돕는다고 벽에 페인트칠 하는 것을 도왔고, 페인트가 묻은
옷을 방에 벗어 두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묻지도 않고 저와 선생님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고는
선생님께 전화해 다짜고짜 욕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선생님께 전해들었고, 어머니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9. 대학입시를 치르고 어머니께 편지를 쓰고는
사촌동생 집으로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고, 힘들었다는 내용이 주였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를 원망하는 내용이 많았었던 것 같습니다.
사촌동생 집에서 며칠 지내며 확인해본 입시 결과가 좋아서, 작은어머니가 어머니께
이야기 해야한다며 억지로 전화해 저를 바꿔주었는데, 제가 듣고있는 줄 몰랐던 어머니는 “나는 앞으로 걔 랑은 연 끊을거야” 라고 하셨고, 집으로
귀가했을 때 보니 편지도 모두 찢어 버려져 있었습니다.
10. 대학교 3학년쯤 제가 동생에게 먼저 잘 지내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고, 그 이후 동생과는 꽤 부드럽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도 잘 지내보려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고, 한동안 나쁘지 않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평소 동생이 “82kg 돼지들” 이라든지, “원래 여자들은 서로 질투하고 적대시한다”
거나, “남자들은 원래 다들 작고 귀여운 여자들을 좋아한다” 등 여성혐오 발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던 남자 사촌동생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 한 일이있고,
고등학교 2학년때 남자 담임선생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고, 대학교때 남자 선배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일, 집에 모르는 남자가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 등이 있어 여성차별과 혐오에 좀 더 민감한 편인 것 같고, 이러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동생이 알고있습니다) 그런 중에 N 번방 사건이 터졌을 때, 강력 처벌을 요하는 청원 링크를 동생에게 보냈다가 “나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는 말에 상처받아 동생과 다시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동생에게 전화하고 대화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고 이를 계기로 아버지와의 관계도 틀어졌습니다.
이제 어머니에 대한 정이나 애정 같은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가족들 중 유일하게 저를 좀 더 신경 써주신
아버지였지만 항상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안좋은 일을 겪고 와도 위로나 응원 보다는
제가 잘못 한 것은 없는지 부터 물으셨습니다. 저도 잘 한게 없는 건 알지만 어머니와 트러블이 있을 때에도
무슨 일인지 파악도 전에 제게 '그래도 네가 딸이니까' 하며 어머니께
사과하라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습니다. 남동생이 어머니를 등에 업고 저나 아버지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에도 '네가 누나니까' 하며 먼저 대화나 화해를 시도하길 원하셨고
만날때마다 매번 같은 소리를 듣게 되니 점점 아버지와도 사이가 불편해지고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제게 계속 대화를 시도해요. 짧지만 한달에 한 두 번 정도 잘 지내는지 카톡을 보내시고 가끔 전화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 목소리만 들어도 자꾸 짜증이 납니다. 전화하시면 보통 동생/엄마랑 잘 지내라, 아빠에게 말투 예쁘게 해라, 잘지내라 이런 말씀들 하시는데, 왜 그러시는지는 알겠지만 왜인지 자꾸 안친한 사람이 선 넘어 간섭하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말투나 목소리 톤이 예쁘게 나가지 않고 대답도 항상 네 아니요
정도밖에 못합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마음이 안 좋아져서 하루 종일 기분이 쳐져있고 혼자 몰래 울기도 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인간관계도 좁으신 편인데 집에서 어머니나 동생한테 무시당하고 밖에서 혼자 식사하다
쓸쓸히 귀가 하실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는 만큼 아버지와 함께할 시간도 많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슬프기도 해요. 한때 저도 관계 회복을 위해 동생에게 편지를 쓰거나 대화를 시도해보기도
하고 아버지에게도 좀 더 상냥히 대하려 노력도, 그리고 진행은 못했지만 가족상담을 권유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머니를 제외한 아버지와 동생과는 조금이나마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다시 트러블로 틀어짐을 반복하며 저도 솔직히 무언가 더 시도해보기는 지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마음이 계속 불편하고 싶지는 않아 이러한 상태도 언젠가 끝을 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머니가 너무 싫은데 아버지가 불쌍해요
저는 30을 앞둔 여자입니다. 저희 본가는 화목과는 거리가 먼 집안이에요. 요즘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자친구와 같이 살고 있는데, 저희 가족관계를 남자친구가 알고있는데도 가끔 아버지에게 연락을 드리라고 할 때가 있어요. 매번 거절하고 있지만 사실 저도 오랫동안 고민인 부분이라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일단 고민부터 말씀 드리면, 아버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까..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주 어릴 때 부터 제가 보는 앞에서 큰 소리 내어 자주 다투셨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다툼의 횟수는 줄어도 아버지가 퇴근하고 집에 오시는 등 부모님이 한 공간에 계실 때에는 냉전중인 부부처럼 항상 긴장되어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부분 어머니에 의해 조성이 되곤 했는데 어머니가 성격이 매우 세시기 때문에 두 분이 다툴 때 먼저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또는 평소 대화를 시도하려는 아버지를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보통 참고 달래고 눈치를 보는 쪽이었습니다.
이러한 어머니 때문에 저도 어린시절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 살 터울 남동생이 있는데 어머니가 남동생을 더 아끼셨기 때문에 어릴 때 부터 차별을 느꼈습니다. 또는 어머니가 원하시는 바와 다른 선택을 했을때면 무거운 긴장이 흐른다든지, 충격요법이라는 명목으로 날 선 비난을 듣게 된다든지, 또는 어머니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며칠이고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되곤 했습니다. 이에 어릴 때는 순종적이고 착한 딸이었지만 점점 커가며 어머니랑 부딫히는 일이 많아졌고, 특히 중고등 학생 때 진로 진학 문제로 잦은 트러블을 겪으며 고등학교 1학년 쯤 부터는 지금까지 어머니와 일절 대화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 처럼 서로가 최대한 같은 공간에 있는 일을 피하고 함께 있더라도 인사나 눈 마주침 없이 지냅니다. 20살때 부터는 도망치듯 집에서 나와 벌써 10년째 따로 지내고 있으며 같은 지역에 살고 있음에도 본가에는 일년에 한 두 번 명절때나 잠시 들리는 정도입니다.
잠깐 가족 얘기를 좀더 해보자면
1. 3살 쯤에 자고있는데 불을 환하게 켜 둔 상태로 저를 사이에 두고 부모님이 싸우고 계셨습니다. 제가 깨어나 울자 어머니가 “얘는 왜 또 일어나서 난리야” 하고 제 머리통을 때리고는 가출하셨습니다. 왜 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전혀 관련 없는 때에도 문득 생각이 날 떄가 있습니다.
2. 어머니는 항상 저를 앉혀놓고 (동생에게는 안그러심) 이혼하고싶은데 너네땜에 못하는거다, 너네 대학만 보내놓고 나면 나도 하고싶은일 할거다 라는 말을 자주 하셨고, 할머니, 아버지를 포함한 시댁식구들 욕을 자주 하셨습니다.
3. 8살 쯤에 어머니랑 아버지가 길 한복판에서 싸우셨는데 어머니가 아버지를 밀어 넘어뜨리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켜 아버지 다리를 차로 밟고 갔습니다. 저와 동생은 차 안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고, 아버지를 부르며 울자 어머니가 차를 급정지시키며 니네아빠 안죽었으니까 따라가고싶으면 내리라고 소리지르셨습니다. 아직까지 차가 아버지를 밟고 갔을때의 느낌이 전부 기억납니다.
4. 1년 반 정도 외국에서 지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6개월 정도 아버지가 기러기 아빠로 지내셨는데, 제가 알기로 그 때 바람을 피우신듯 합니다. 자고있는 제게 어머니가 갑자기 아버지 핸드폰 비밀번호를 아냐고 다그쳤고 영문을 모르던 제가 알고있는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이 사건 이후 저를 매일 불러 앉혀놓고 ‘어떤 남자’라고 지칭하며 아버지가 바람을 피운 정황을 이야기 하고 이에 대해 저는 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제가 직접 아버지를 욕하게끔 했습니다.
5. 이때쯤 저는 학교에서는 제가 외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고, 외고나 자사고 등 특목고를 가야한다는 어머니의 압력에 비해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학업 스트레스가 심했으나 집안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어디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습니다. 두려움에 막판에 외고 입시를 포기한 저는 한달 동안 어머니께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 후 어머니가 제게 했던 첫 마디가 “너는 ㅇㅇ(평소에 사고를 많이 쳐 어머니가 좋아하지 않던 저의 사촌동생)처럼 대담하지 못해서 공부나 해야해”였습니다.
6. 어머니는 제가 공부 외의 것들에 관심을 갖을때마다 매우 부정적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중학생때 기타를 배우고싶다고 했다가 "니가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니?" 라고 하셨고, 고등학생때 연극부에 들어가고싶다고 했다가 "넌 어차피 끼가 없어서 떨어졌을거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면 고1때 교내 수학경시대회에 나간다고했을때는 크게 좋아하셨는데, 제가 대회에 무심해하자 "그럴거면 엄마한테 왜 말했냐"고 하셔 그때부터 어머니와 대화가 단절되었습니다.
7.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전에 잠시 어머니와 관계를 조금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중간고사를 많이 망치자 어머니는 제게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며 한 시간 반 넘게 차분한 목소리로 폭언하셨습니다. “네가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건 줄 알았는데 머리가 나빠서 못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너 같은 애들은 어딜 가서 뭘 해도 안된다”, “너를 받아줄 곳은 아무데도 없을 것이다”, “돈 아까우니 차라리 자퇴를 하고 기술이라도 배워라”, “(제가 평소에 미술을 하고싶어 하던걸 언급하며) 미술도 똑똑한 애들이 하는 거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어느 화방 같은데 들어가서 __라도 빠는게 낫겠다”등이었습니다.
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데 퇴근한 아버지가 귀가하시자마자 어머니는 제 성적표를 보라고 하셨고, 그래도 아버지는 저를 위로해줄거라 믿었는데, 아버지는 식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시며 제게 처음으로 장문의 편지를 쓰셨습니다. A4 용지 두 장 정도 분량이었는데, 기억에 남는 말은 “네가 앞으로 비참하게 살게 될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입니다. 다음 날 어머니는 돈이 아깝다며 내가 보는 앞에서 네가 직접 전화해 수학학원 선생님께 학원을 그만 다니겠다고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후에 부모님께 마음을 완전히 닫았고, 방황도 많이했습니다. (이 후 악에받쳐 공부하며 나름 중상위권대학에 들어갔으나 아무에게도 축하받지못함)
8.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수학선생님이 학교측 비리 등으로 억울하게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학교 근처에 저렴한 가격으로 수학 교습소를 차리셨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을 돕는다고 벽에 페인트칠 하는 것을 도왔고, 페인트가 묻은 옷을 방에 벗어 두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묻지도 않고 저와 선생님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고는 선생님께 전화해 다짜고짜 욕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선생님께 전해들었고, 어머니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9. 대학입시를 치르고 어머니께 편지를 쓰고는 사촌동생 집으로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고, 힘들었다는 내용이 주였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를 원망하는 내용이 많았었던 것 같습니다. 사촌동생 집에서 며칠 지내며 확인해본 입시 결과가 좋아서, 작은어머니가 어머니께 이야기 해야한다며 억지로 전화해 저를 바꿔주었는데, 제가 듣고있는 줄 몰랐던 어머니는 “나는 앞으로 걔 랑은 연 끊을거야” 라고 하셨고, 집으로 귀가했을 때 보니 편지도 모두 찢어 버려져 있었습니다.
10. 대학교 3학년쯤 제가 동생에게 먼저 잘 지내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고, 그 이후 동생과는 꽤 부드럽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도 잘 지내보려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고, 한동안 나쁘지 않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평소 동생이 “82kg 돼지들” 이라든지, “원래 여자들은 서로 질투하고 적대시한다” 거나, “남자들은 원래 다들 작고 귀여운 여자들을 좋아한다” 등 여성혐오 발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던 남자 사촌동생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 한 일이있고, 고등학교 2학년때 남자 담임선생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고, 대학교때 남자 선배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일, 집에 모르는 남자가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 등이 있어 여성차별과 혐오에 좀 더 민감한 편인 것 같고, 이러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동생이 알고있습니다) 그런 중에 N 번방 사건이 터졌을 때, 강력 처벌을 요하는 청원 링크를 동생에게 보냈다가 “나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는 말에 상처받아 동생과 다시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동생에게 전화하고 대화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고 이를 계기로 아버지와의 관계도 틀어졌습니다.
이제 어머니에 대한 정이나 애정 같은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가족들 중 유일하게 저를 좀 더 신경 써주신 아버지였지만 항상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안좋은 일을 겪고 와도 위로나 응원 보다는 제가 잘못 한 것은 없는지 부터 물으셨습니다. 저도 잘 한게 없는 건 알지만 어머니와 트러블이 있을 때에도 무슨 일인지 파악도 전에 제게 '그래도 네가 딸이니까' 하며 어머니께 사과하라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습니다. 남동생이 어머니를 등에 업고 저나 아버지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에도 '네가 누나니까' 하며 먼저 대화나 화해를 시도하길 원하셨고 만날때마다 매번 같은 소리를 듣게 되니 점점 아버지와도 사이가 불편해지고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제게 계속 대화를 시도해요. 짧지만 한달에 한 두 번 정도 잘 지내는지 카톡을 보내시고 가끔 전화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 목소리만 들어도 자꾸 짜증이 납니다. 전화하시면 보통 동생/엄마랑 잘 지내라, 아빠에게 말투 예쁘게 해라, 잘지내라 이런 말씀들 하시는데, 왜 그러시는지는 알겠지만 왜인지 자꾸 안친한 사람이 선 넘어 간섭하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말투나 목소리 톤이 예쁘게 나가지 않고 대답도 항상 네 아니요 정도밖에 못합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마음이 안 좋아져서 하루 종일 기분이 쳐져있고 혼자 몰래 울기도 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인간관계도 좁으신 편인데 집에서 어머니나 동생한테 무시당하고 밖에서 혼자 식사하다 쓸쓸히 귀가 하실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는 만큼 아버지와 함께할 시간도 많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슬프기도 해요. 한때 저도 관계 회복을 위해 동생에게 편지를 쓰거나 대화를 시도해보기도 하고 아버지에게도 좀 더 상냥히 대하려 노력도, 그리고 진행은 못했지만 가족상담을 권유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머니를 제외한 아버지와 동생과는 조금이나마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다시 트러블로 틀어짐을 반복하며 저도 솔직히 무언가 더 시도해보기는 지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마음이 계속 불편하고 싶지는 않아 이러한 상태도 언젠가 끝을 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