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썼는데 어때? 처음 써본거야

ㅇㅇ2021.07.08
조회1,756
판타지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에게는 책이 한 권 있다. 할아버지의 보물 1호였고, 언젠가 할아버지가 나에게 소중하게 간직하라면서 보자기로 부드럽게 싸고, 또 예쁜 나무 상자에 넣어서 선물로 주셨던 책이다. 나는 그걸 내방 벽장 뒤 벽 구석을 뜯어서 그 속에 넣어두고 지금까지 한번도, 정말 단 한번도 열어본 적이 없었다.

무더웠던 작년의 어느 여름날,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더위에 지쳐서 집으로 들어와서 쉬던 중이였다. 갑자기, 예전에 벽장속에 고이 모셔둔 그 책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곧바로 창고에 있던 연장 몇개를 가져와 벽장 뒷벽을 뜯어냈다. 10분정도 시간이 흐르고, 상자 하나가 보였다. 상자에 걸린 자물쇠를 망치로 내리쳐 깬 뒤 상자를 열고, 보자기를 삭삭 풀어보니 장미 문양이 수놓아진 갈색 가죽표지 책이 보였다.

책을 처음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게뭐지?’. 그도 그럴것이 오래된 가죽 표지에 나있었던 못난 상처들이 싹 사라져 있어서였다. 왜 책 표지가 새것같아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책 겉표지에도 속표지를 열어봐도 그 어떤 곳에서도 제목은 없었다. 그래서 차례로 가보니 총 30개의 목차로 나눠져 있었다. 마법의 숲, 안개궁전, 버섯 고원, 장막… 난 맨 첫번째 글인 <마법의 숲> 을 읽기 위해 11p로 갔다. 11p를 여는 순간 푸르스름하면서 따뜻한, 노란 빛이 책과 나를 서서히 감쌌다. 미처 손 쓸 새도 없이, 나는 빛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마법의 숲>
눈부신 햇살에 서서히 눈을 떠보니 높고 곧게 뻗는 초록색 아름드리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고, 나는 낙엽이 두껍게 깔린 폭신한 땅바닥 위에 누워있었다. 아직 환경에 적응못한 피곤한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나무뿐인 숲 속 이였다. 마치 원시림 그 자체에 이방인인 나 혼자서 뚝 떨어진 것 같아서 이질감이 들었다. 족히 수백에서 수천년을 됐을법한 이끼로 뒤덮인 큰 나무들과 그 밑의 작고 신기한 버섯들, 그리고 저 멀리 어디선가 아득하게 들리는 낭랑한 새소리까지..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움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폭신하게 깔린 바스락거리는 낙엽위를 걷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앞으로, 또 앞으로 계속 걸어가고,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지난 뒤,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면서 숲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놀란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고, 처음 오는 장소에서 들떠서 발길 가는대로 돌아다닌 나를 탓하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울었을까, 고개를 잠시 들었는데 저 멀리 작은 불빛 하나가 보였다. 나는 그 불빛 하나에 희망을 가지고 서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숲속 나무사이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리고, 바람에 나무들이 솨아아아 흔들리는 소리를 들어도 두려움을 애써 쫓아내며 걷고 또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불빛은 점점 멀어지는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계속 걸었고, 얼마뒤 내 눈앞에 어떤 오두막집 한 채가 보였다. 드디어 사람이 사는곳을 발견했다는 안도감과 여기에 누가 사는지를 모른다는 두려움이 한번에 몰려왔다. 나는 그 집 담 옆을 지나고 대문을 지나 현관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노크했다. “똑똑똑”. 안에서 “누구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분홍색 치마를 입은 흑발 여자 한명이 나왔다. 날 본 여자는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를 물었고 나는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이곳으로 오게됐다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여자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일단 집으로 들어오라며 문을 열어줬고, 나는 천천히 그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서는 훈훈한 비눗물 냄새와 달콤한 분꽃냄새, 그리고 갓 구운듯한 빵냄새가 났다. 내가 현관 앞에서 우물쭈물하며 서있자 여자는 신발을 갈아신으라며 강아지가 그려진 슬리퍼 두짝를 줬다. 여자는 우선 나에게 씻고 오라면서 화장실로 안내해 줬다. 화장실에는 라벤더 향기가 가득 차있었는데 희고 깨끗하면서도 아늑해서 내 기억에 오래도록 잘 남아있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 뒤 문 앞에 걸린 가운을 입고 나오니 여자가 빵과 잼, 버터, 샐러드, 매운 양념을 버무린 배추와 스웨덴식 소고기 스테이크를 준비하고 있었다. 여자는 스테이크를 가져오면서 나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유채꽃 꽃병이 놓인 호두나무 식탁에 앉고 나는 빵에 잼을 발라 먹기 시작했다. 빵을 먹던 중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제 이름은 엠마입니다. 여긴 어쩌다 오신거죠?”. 생각보다 낮은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천서진이 생각났다. “할아버지가 주신 책을 펼쳐봤는데 갑자기 책에서 빛이 났어요. 그러고는 이 숲으로 오게됐어요” 난 답했다. 그러자 엠마가 말했다. “이 숲에 오신 이상 여기서 빨리 나가시긴 힘드시겠네요. 여기는 숲속에서도 굉장히 깊숙한 곳이고, 이곳에서 오래산 저조차조 모르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식사 끝내고 서재에 있는 지도를 보여드리면서 설명해 드리죠”. 난 감사하다 답했고 조금뒤 식사가 끝났다. 엠마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나는 천천히 집 안을 둘러봤다. 우선 밥을 먹은 주방겸 다이닝룸 안을 둘러봤는데 주방은 굉장히 깨끗하고 뭔가 백설공주가 사용할듯한 고전적인 분위기였다. 또 다이닝 룸 안은 식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벽의 백합 무늬와 담쟁이 장식들이 멋스러웠다. 다이닝룸에서 나와 현관 방향으로 가보니 2층으로 이어지는 웅장한 계단도 있었다. 또 천장을 올려다 보니 태양계와 은하를 표현한 환상적인 색깔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살짝 열린 창문 밖으로는 이슬맺힌 풀냄새가 싱그럽게 풍겨왔다. 한참을 넋을 놓고있던 나에게 엠마가 다가와서 말했다. “집이 좋지요? 사람이 싫어서 자연 속으로 들어와있는데 너무 편안하고, 또 정신적으로 피곤하지가 않더라구요” “진짜 좋아요.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고 되게 아늑해요!” 이렇게 답하며 나는 엠마와 함께 계단을 올라 멋진 부조가 세겨진 문 앞으로 갔다. 엠마는 문을 열고 샹들리에 불을 킨 뒤, 나에게 들어오라 했다.

서재로 들어가니, 아까 본 집과는 차원이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언젠가 여행 인스타 계정에 올라온 포르투갈의 오래된 서점보다도 더 고풍스럽고, 항저우의 서점만큼 크고 웅장한, 그런 멋진 서재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여긴 서재겸 연구실이에요. 저 앞에 책상으로 갑시다. 얼른 지도를 가져올게요”. 엠마는 책이 가득 꽂힌 거대한 책장의 사다리를 움직여 올라간 뒤, 사다리에 달린 자루에 두루마리 7개를 담아서 내려왔다. 그러고는 제일 큰 두루마리 하나를 큰 책상 위에 펼쳐서 나에게 보여줬다.
“이건 국경 지도예요.” 그렇게 말하면서 엠마는 지도 북서쪽 작은 지역 하나를 펜으로 가리켰다. “여기가 우리가 있는 마법의 숲 지역이에요. 칼리겐 제국이 몇번이나 차지하려 했지만, 그럴때마다 실패해서 이곳은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에요.” 지도 동쪽에는 ‘칼리겐 제국’ 이라고 쓰여있는 큰 지역이 있었다. 엠마는 이 지도를 복사해서 주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두번쨰 두루마리를 꺼내서 펼쳤다. “이건 마법의 숲 지도예요. 제가 가본 지역만 표시해 뒀는데 이거 보시면 이핵 어떻게 되실려나..?”. 지도를 보니 되게 알찼다. 광할한 숲에서 정말 꼭 필요한 지형과 여러 계곡&폭포&강의 위치, 나무의 위치, 어느 식물이 어디에 나고 어느 동물이 어느 장소에 사는지, 필요한 정보는 꼭꼭 눌러담은듯한 그런 지도였다. 지도에는 엠마의 집 위치도 나와있었다. “숲에는 다른곳에서는 절대 보지못하는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공작뱀이라든지 아니면 나레스 뿔소 라든지, 아! 숲 남쪽에는 키가 10m가 넘는 엄청 큰 야생 밀도 자라요.”









여기까지 썼는데 어때? 평가좀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