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찮으신 어머니 혼자 두고 독립하고 싶은 제가 나쁜거겠죠?

쓰니2021.07.16
조회503
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방탈 죄송해요ㅠㅠ

너무 답답하지만 어디 얘기 할 데도 없고, 제 얼굴에 침 뱉기라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씁니다.
두서 없는 글이지만 보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말 그대로 집에 있는게 답답해요. 방 문 열어두는 것도 싫고, 뭔가 집에 누가 같이 있으면 제 할 일에 집중도 안되고.. 엄마가 엄청 깔끔한 스타일이라 그것 때문에 그런가 싶기도 한데 그것 뿐만은 아닌거 같아요.

15살 때 유학 시작해서 15년간 해외 생활 하다가 이제 한국 들어온 지 2년 정도 됐어요.
그렇다고 계속 혼자 살았던 것도 아니고 기숙사 하니면 하우스 쉐어로 15년 동안 계속 남이랑 살았어요. 근데 가족이랑 있는건데 왜 이렇게 불편한건지.. 제가 이상한거 같고 뭔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국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제가 한국에 휴가 차 잠깐 나와있을 때 어머니께서 지병으로 구급차에 실려가시고 (그 때 처음 발현 됨) 이대로 혼자 계시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직장 정리하고 한국 들어왔어요.
몇 번의 시술 끝에 이제 괜찮아지셨다 싶었는데 다시 증상 발현돼서 병원 다니시더니 병원에서 공황장애라고 하네요.. 그거 들으시고는 더 기운 빠지셔서 소리도 크게 못내겠다고 하시고 기력이 없으셔서 아무것도 못하시고 누워만 계세요. 일은 당연히 못하시구요..
저는 프리랜서라 스케줄에 따라 출근 시간이 제각각인데 어머니께서 직장 생활 하실 때 까지만 해도 아침에 나가시면 집에 혼자 있으니까 서로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는데 하루종일 집에 계시니 저도 좁은 방에 있기 답답하고 그렇다고 같이 거실에 있어도 불편해요..

엄마는 제가 더 신경쓰고 애정을 갖기를 바라시고 정이 없다며 서운해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친구들 보면 제가 못하는 편은 아닌거 같은데.. 직장 생활 하면서 저도 휴가 때 한국 오고 싶지만 엄마 서운하신 티 내면 맘 불편해서 유럽이고 미국이고 년 1-2회 씩은 모시고 해외여행 시켜드리고 아주 비싼건 아니여도 명품 가방 선물도 해드리고 일하면서도 친구분 모녀 여행 가신다고 하면 일 포기하면서 같이 모시고 가고 웬만해서는 다 맞춰드리려고 하는데 엄마는 제가 자발적이고 주동적이지 않다고 서운해 하세요.

저 어릴 때 이혼하시고 혼자 힘으로 이렇게 키워주신거 늘 감사해요. 늘 헌신적이셨고 그래서 더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구요. 자라면서 원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건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 일거고, .. 늘 저를 위해 사신 엄마께 이런 마음을 갖는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 너무 나쁜 것 같고 힘들어요.
이모들이나 다른 가족들이 으레 하는 "엄마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엄마께 잘 해야한다"도 부담스럽고, 이렇다보니 결혼도 포기하게 돼요. 상대는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고..

마음 같아서는 독립 하고 싶은데 며칠 전 공황 진단 받으셨다는거 보고 독립하는 것도 욕심이고 못된 것 같고, 그렇다고 매일 저렇게 기운 빠져서 있는 엄마를 보면 저까지 막 우울해져요ㅠㅠ
다른 집 딸들은 엄마가 저렇게 기운이 없으면 막 걱정돼서 엄마 위주의 삶을 산다는데.. 제가 진짜 못된건가요..

자꾸 정 없다. 못됐다 하시니 점점 진짜 그런가 싶고, 이번 어버이날에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는데 어머니는 따로 용돈 챙겨 드리고 아버지는 안드렸어요(크면서 도움 받은거 없음) 엄마가 그래도 단 얼마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말에 저는 맘에 없는 행동 하기 싫다고 부담된다고 했더니 정이 없어서 엄마는 슬프대요. 잘 키운줄 알았는데 성품이 못된 사람으로 컸다고.. 그래도 매 생신, 어버이 날 두분 모시고 좋은 거 먹습니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힘드네요.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 병세가 언제 악화될지 모르는데 독립을 욕심 내는 건 제가 이기적인 거겠죠..?

이런 상황에 계신 분들 계시다면 조언, 혹은 따끔한 충고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