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때문에 지칩니다...

포포2021.07.18
조회24,413
안녕하세요 저는 60대 엄마랑 둘이 같이 사는 20대 딸입니다.
요즘 너무 지쳤는데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저희 엄마는 기본적으로 저장 강박증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집에 짐이 많았고 초등학교 때 처음 친구 집 놀러가서 깨끗한거 보고 '원래 집은 다 더러운거 아니였어?!'할 만큼 충격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제가 청소를 안한다며 물건 어지르지 말라고 잔소리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억울하네요..

중학교 때는 변기가 막힌적이 있었는데 엄마가 경계심이 심해서 수리공 부르지도 않아 몇 달 간 집 앞 공원으로 대변 보러간 적도 있습니다. (...실화이구요...)
그 이후 고등학교는 야자 시간 때문에 내내 학교에 있었고 대학교는 기숙사라 집에 없었어서 방학 때만 집에 갈 때 불편함을 참았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고학년이 되서 학교를 자주 갈 필요성을 못느끼면서 집에 있었는데 너무 불편하더라구요
집에 보일러가 고장나서 수리공 부르려니까 안된다고 난리를 치시기에... 보일러 킬 때마다 끼익 거리는 소리에 시끄러워서 잠도 못잤고 따뜻한 물이 안나왔는데 찬물로 할 만 하다며 합리화를 하시기에
그 때 제가 처음 허락 안받고 불렀습니다.
수리 되고 나서야 편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얼탱이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짐이 많아서 아무리 버려라라고 말을 한들 전혀 듣지를 않으셔서 제가 지랄 발광을 했더니 혼자 살아보라고 오피스텔 반전세를 구해주셨습니다.
그때는 정말 행복했는데...
하지만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으셨는지 오피스텔 비상키를 가져가셨고
저희 엄마도 본집에 가지 않고 대부분 제가 사는 오피스텔에서 주무셨습니다.
(본집이 더러운 걸 당신도 알고 계신거 같아요)

저희 엄마는 저라는 딸에 대한 집착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제가 요청한 것 외에 여러가지를 사다 놓으싶니다.
억지로 먹지는 않으니 나중에 유통기한 다되서 버리는데
그러면 왜 안먹고 버리냐며 속상해 하시고
그럼 저는 매 번 원래 안먹는거 알텐데 왜 사오냐고 이런 패턴이 반복됩니다.

제가 취업을 하고나서 오피스텔 전세를 끝내고 엄마랑 같이 사는데
저희 엄마의 저장 강박증이 실감이 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약한 편이고 본인이 자각을 하셨고 제가 하도 난리를 쳐서 분리수거는 잘하시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노력을 안하면 짐이 쌓입니다.
저는 안방을 쓰고 저희 엄마는 거실을 쓰는데
거실이 베란다쪽부터 점차 답답하게 쌓이더라구요
심지어 저는 이런 엄마와 살아와서 짐이 너무 싫어서 좀 안쓰는 거는 바로바로 버리는 편인데
제가 버리려는 옷을 그새 끌어와 나중에 당근 등으로 파시겠다며 모아놓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앞베란다를 치웠는데 거기에 플라스틱이랑 종이류를 봉지에 담아놓으셨더라구요...

그리고 최근에는 나물캐기에 취미가 생기셔서
온갖 나물을 뜯어와 밤새 김치를 담으시는데
가뜩이나 냉장고를 작은 거를 구매 하시고선
거기에 계속 김치들을 넣으시고,
오래된 야채들이 썩어 국물이 흐르기에
화가나서 지난 달부터 엄마가 나가시는 토요일에 제가 한 번 씩 음식물 쓰레기로 몰래 버리고
성을 내시면 썩은거 버렸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일단 2년 전에 퇴직을 하시고 집에 홀로 계시면서 우울증이 생기신거 같고
그 우울증으로 인한 불안감 또는 제가 취업을 하면서 재정적으로 엄마에게 의존을 하지 않으니
저를 당신의 통제하에 둘 수 없고 본인의 입지가 작아졌다는 불안감이 증가하신거 같습니다.
애초에 부정적인 사고 알고리즘을 가지고 계시기도 하구요

제가 새로운 일(주식, 새로운 사람 만남 등)을 하려고 하면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시고
제가 친구랑 해산물 등 먹으러 간다고 하면 그거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요즘 해산물 위험 하다더라 필라테스 등 운동을 하려고 하면 집에서 체조하면 되지 왜 하냐, 하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십니다. (이건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네요...)

우울증 때문인지 건망증이 생기셨는지 제가 해달라는거 계속 깜박깜박한다고 하시는데
이러다가 치매까지 오면 과연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치매 검진이나 우울증 검진도 하러 가자고 하면 또 그런거 안해도 된다며 버럭 언성을 높히실 텐데...하...

최근에는 가스레인지 아래 서랍에 바퀴벌레가 생겼는데
제가 일 때문에 바빠서 부탁드렸는데
2주가 지나서 겨우 약을 사셨습니다. (아직 약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세스코 방문 신청을 어제 했는데
평일에 제가 집에 없는데 과연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반차를 내야 하는지 걱정입니다.
오늘 잠이 일찍 깨서 부엌에 휴대폰 빛으로 봤는데
바퀴벌레 많이 있더라구요.... ㅠㅠ

만약에 바퀴벌레 해결이 안되면
월세를 내고서라도 독립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지금 제가 있는 이 집 상태가
안좋아 질거 같아 걱정이 되네요...

집은 편해야 하는데
집에 오면 회사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또한 제 공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애초에 저 혼자 있으면 짐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먹을 것도 해먹을 것만 사서 냉장고 거의 비어있었구요...)
엄마가 계속 뭘 사오시고 김치만드시고 부엌 당신 공간이라고 치우려고 하면 성을 내시니

제가 엄마 옆에 있으면서 케어를 해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은 되지만 제가 하려는 모든 것을 무조건 막으시니 그건 좀 지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