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살아야 할까요? 이혼해야 할까요?

쓰니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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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 4년차 입니다.

친구로 알고 지내다가 연애하게 되었고 사귀고 5개월 쯤 되었을 쯤 친정 아버지 생신 날 식구들이랑 인사하고, 제가 나이가 있다보니 친정에선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을 보고는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어 하셨어요.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 남편이 자기가 모은 돈은 5천 정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나이가 좀 있는데 그 정도 있는 이유는 가게를 했다가 접으면서 손해를 봐서 그렇다고 알았고 그래서 일단 남편이 가진 돈과 제가 가진 돈으로 집을 구해서 살다 시댁에 들어가서 살기로 했는데 전세를 구하려니까 자기가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2천만원이고 천만원은 결혼 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2천은 몇 달 뒤에 묶여있는게 풀리니까 그때 준다고 해서 알았다 하고는 부족한 5천만원은 대출을 내서 집을 구했습니다. (제 돈도 2천이 들어가서 총 9천으로 집 구하고 제 돈은 혼수 할 거 거의 다 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준다던 2천만원 얘기가 없길래 물으니 그 돈으로 주식을 했는데 상폐가 되면서 날렸다고 하더군요. 참 어이가 없었지만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포기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밖에서 신혼 생활을 하고 시댁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었고 1년 뒤에 은행에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신혼부부 대출 상환일이 되어가는데 어떻게 되냐고.

하늘이 노랗더라구요. 남편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된거냐 했더니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일단 집에 빨리 오라고 했더니 와서는 한다는 말이 대출 받았던 5천만원을 1년 더 가지고 있을 수 있어서 그걸로 주식을 했다가 다 날렸다고 하더라구요…

억장이 무너지고 눈 앞이 캄캄해져서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시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힘들다고, 나는 어떻게든 아껴쓰면서 돈을 모으려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그 돈 분명히 대출 갚았다고 하지 않았냐고 왜 거짓말 했냐고 난리쳤더니 아버님께서 들어놨던 적금을 깨서 다 갚아주셨어요.

참 부끄럽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돈을 더 아껴야겠다 더 열심히 모아야겠다 생각했고 남편에게 돈을 맡기면 안되겠구나 내가 관리를 해야겠다 싶어 열심히 살았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기 위해 전업주부 생활을 했는데 남편은 돈을 날려서 미안하다고 투잡 뛰면서 돈을 벌었고 그 돈 저한테 다 줘서 아버님께 얼마씩 드리며 저는 열심히 모으려고 노력했어요.

몇 년이 지나도 저희 형편에 아이를 갖는 건 무리였는지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남편도 지쳐가는 지 나는 열심히 돈 벌어서 너한테 다 주잖아 하고 생색 아닌 생색을 내는 것 같아서 저도 몇 달 전부터 노후를 위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없이 시작해서 겨우 조금씩 모아가고 있었고 이제 내가 일을 시작하니까 형편이 빨리 나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빨리 시댁에서 나와 떳떳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모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거래하던 은행에 매달 30만원씩 적금을 1년 넣으면 이자가 좀 높은 이벤트 상품이 있어 그걸 넣었다가 몇 달 전에 만기가 되어 찾아놓으라고 오전에 전화로 얘기했더니 알겠다 하고는 점심 때부터 전화를 안 받더군요. 제 일이 마치는 7시까지 전화를 안받아서 어디 가지말고 집에 있으라고 카톡과 문자로 얘기하고 집에 갔더니 없었습니다.

전화는 계속 받지 않고 카톡도 보지 않길래 밤에 하는 일이 마치고 나면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 날 결국 집에 안들어왔어요. 아무 연락도 없이 집에 안들어오니 걱정은 되고 저는 저대로 일이 있어서 자고 나가야 되는데 잠도 거의 못자고 화도 나고 그래서 뒷날 아침에 시댁에 가서 남편이 안들어왔다고 말씀드렸더니 후에 남편이 집 근처에서 주차하고는 차에서 자고 있었다는 얘기를 어머님한테서 들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저녁에 일 마치고 찾으러 다녔는데 안보이더군요.
카톡으로 경찰에 전화해서 개쪽당하기 싫으면 전화하라 했더니 그때서야 전화가 와서 왜그랬냐니까 짜증이 나서 그랬답니다.
왜 짜증이나냐고 했더니 제가 너무 돈돈해서 짜증이 났다더군요. 적금 찾아 놓으라고 해서 짜증이 났대요.
그런데 제가 그걸 그 날 화를 내면서 말했던 것도 아니고 이미 한 달 전부터 좋게 웃으면서 왜 안찾아오냐 찾아와라 가볍게 얘기하고 기다려주다가 이번에 오늘까지 꼭 찾아놓으라고 얘기했어요. 그것도 모바일로 가입한 거라 바로 통장으로 들어오게 될 텐데 인증이 안되니 어쩌니 하면서 미루길래 날 더워지기 전에 갔다와라 장마 와서 비오기 전에 갔다와라 했는데… 그것도 알고보니 만기 된거 본인이 갖고 있다가 기계를 사서 넣어야 되는 게 있어서 썼다고… 이미 없었던 돈인데 저한테 그렇게 거짓말하고 미루고 있었더군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나서 당장 들어오라고 해서 둘이서 마주 앉아 얘기했는데 결론은 제가 너무 돈을 쥐고 안주고 돈돈 거려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다고..
본인이 꼭 필요한 돈이고 기계 사서 넣겠다고 사전에 미리 얘기만 해줬어도 한 달 동안 참아가면서 얘기 할 필요도 없었고 이렇게 화가 날 일도 없었는데… 본인이 그렇게 행동한 원인이 저에게 있다고 저를 원망하더군요.

친구들은 각자 자기 돈을 관리하거나 남자가 관리하는 친구들이 많답니다. 그런데 자기는 얼마 안되는 용돈 받으면서 버는 돈 다 주는 게 억울한가 봅니다. 제가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람처럼 매도하더군요… 저는 남편에게 경제권을 넘겨주기엔 너무 무섭습니다… 이미 큰 돈을 두 번이나 날렸고 저를 거짓말로 기만하기도 했고… 이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그런데 또 이걸 제가 계속 쥐고 가면서 또 저런 소리를 듣기엔 제가 홧병이나서 죽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 두 사람 노후를 위해 둘이 잘 살아보자고 열심히 모으는 저를 그렇게 생각하니 저는 이제 자신도 없고 의욕도 사라지려 합니다. 현재를 행복하게 쓰면서 살고 싶고 노후에 관심이 덜한 남편과 현재 좀 아끼더라도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저의 충돌은 합의점을 찾기가 힘든 걸까요?


어제 니가 번 돈 니가 다 관리하려면 이혼하고 혼자 해라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할 테니 나를 노동력 착취해서 혼자 주머니에 넣고 혼자 쓰는 사람처럼 말하지 말아라 했더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저는 더 이혼을 생각하게 되네요. 이번 일은 순전히 혼자 잘못한 일인데 미안하다 사과하고 앞으로 같이 열심히 모아보자 그런데 용돈을 조금만 더 달라 라고 했다면 저도 좀 이해해보려하고 하고 알았다 했을 텐데… 저의 잘못들을 들추며 자신은 화가 나도 화를 안내려고 노력했다며 자신의 노력만 내세우고 신혼여행 때 있었던 일을 (저번에도 그 일때문에 말이 한 번 나오기도 했는데) 다시 끄집어내서 저를 탓하더군요.
저는 입이 없어서 말을 안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렇게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인데 이 결혼 유지하는 게 가능할까요?

덧붙이자면 그렇다고 카드값이 적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남편의 월급이 거의 생활비(난임시술비 포함) 나가고 마이너스 일 때가 많았지만 투잡 뛰는 걸 거의 저축했고 마트에 가도 본인이 먹고 싶어하는 것들 사라고 해줍니다. 카드 사용이 가능하니 본인이 먹고 싶은거 꼭 사야 되는 거 다 삽니다. 그런데도 부족한가요? 이게 숨막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