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레기야

용남이2021.07.30
조회1,605
4년 반을 만났어


이전에도 연애 많이 해봤었지만

1년을 넘기지는 않았고 헤어지더라도 만나서 헤어지자고 하고

번호도 카톡도 다 바꿨었어 전형적인 회피형이지


근데 이번엔 달랐어

너무 과분한 사랑 받았고 나도 정말 많이 사랑했어

그 사람한테는 물론이고 그 사람 가족까지 책임지고 내 신체 일부 이식해야 한다면

그것도 가능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모든걸 주고 싶은 사람이었어


그 사람이 바랬던게 내 가치관과 다를지라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바꿨어

그러다 어느날부터인가 느껴지더라고

상대가 나에게 소홀하다는걸... 연락도 아쉬워졌어 내 기준에선

그렇게 몇개월간 데이트 만나러 갈 때 오늘이 마지막 데이트일수 있어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아주 사소한 일이었는데 상대방에 메시지에 순간적으로 상처를 받고? 욱? 해버렸어

나는 상대가 금방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했고

나는 그걸 보고 눈이 돌아갔고, 카톡으로 이별을 고했어 그것도 매정하게 아니 쓰레기처럼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하고 차단을 부탁하고 차단을 했어,

이제 못본다는 생각보다 화가 엄청 났어... 눈물이 날정도로 섭섭했고 내 마음 왜 못알아주지 이런 생각이 들고


그런데 3일이 지나니 내 행동을 다시 보게 되더라 내가 보낸 이별 카톡을 몇십 몇백번은 봤어 속으로도 입으로도 내보고

차단되었지만 어떻게든 전화를 걸었고, 돌아온건 식어버린 목소리였어 아무리 매달려도 안되더라

이제 의미 없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취미도 보내고 싶대

한숨과 목소리톤에서 뼈가 시릴정도로 느껴졌어 울어도 보고 애원도 해봤고...

그렇게 마지막 통화가 끝났어


그 다음날은 헤어지기 전에 내가 몰래 회사에 휴가를 쓰고 깜짝 방문해서 식사를 하려고 계획했던 날이었어

나는 그냥 공허히 앉아있다가 상대에게 메일을 쓰고 답장을 못받았지만

그 사람의 회사에 찾아가서 기다렸어, 말은 못걸더라도 스치기라도, 뒷모습이라도 보고 싶어서...


... 역시나 보지 못했고 그 사람이 기차 타는 시간도 모르지만

무작정 가서 기다렸어 기차 탑승 시간에 플랫폼 끝에서부터 끝까지 뛰었어

땀이나고 눈물이 나는데 범벅이 되어서 모르겠더라 뭐가 뭔지 ...

그리고 다음 차를 탈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시간을 또 기다렸어,

또 탑승시간이 되었고 플랫폼 끝에서 끝을 뛰었지만 당연히 보지 못했어

다리에 힘이 풀리고 팔이 저리더라 그 자리에서 소리 내서 울었어 계속 울었는데

예전에 기차 기다리면서 너무 덥다고 했던 말이 떠오르더라?

그 땐 그냥 아 덥구나 하고 넘겼는데 아 이렇게 더운 곳이었는데 나는 공감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어디서 기차를 타는지 몇시를 보통 타는지 몰랐던걸 깨달았어

바뀐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였어, 소홀해진건 나였어, 변한건 나였던거야

그리고 상대한테 바뀌었다고 덮어씌운거였지

한참을 울고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또 눈물이 나더라, 그럼 어딘지 모를 역에서 내려서 또 울다 그치고 다시 탔어

근데 눈물이라는게 바닥이 없나봐 계속 울었어

그렇게 집에 가는 길에 울고 집에 와서 울고 침대에서 울고 꿈에서 깨서 울었어

회사에선 눈물이 나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 울었어, 다른이의 발소리가 나면 입을 틀어막고 울다

밖에 나가서도 울었어

눈물이 그치고 자리에 앉으면 심장이 뛰고 구토가 나올거 같았어

그리고 마음을 잡아보겠다고 산책이라도 해볼테면 눈물이 나서 벤치에 앉아 또 울었고


그렇게 일주일이 되었을 때 차단된거 알면서도 하루에 수십번 전화를 걸고 한번의 신호 후 연결음에 익숙해질때

정말 마지막으로 진심을 다해 메일을 썼어 그리고 새로고침을 계속 눌렀어

한참을 지나 이제 포기할 때즘 되니 읽음으로 표시되었어

그때부터 기다리고 기다렸어, 읽어줬다, 용서해줄지도 몰라, 다시 잡고 싶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온갖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밤이 되어서야 메일이 왔어

미안하다고 확신이 없고, 이제 다른사람도 만나고 싶다고

부디 좋은 사람 만나고 잘 지내길 바란다고


메일을 보자 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공중전화로 뛰었고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어 익숙한 신호음 한번 그리고 연락받을 수 없다는 알림


다시 메일을 보냈어 손가락이 떨리고 다시 잡고 싶다는 일념하에

내가 너무 잘못했고 제발 용서해줘 , 다른 사람 만나도 나 옆에 있게 해줘, 그랬는데도 내가 그 사람보다 못하면

그때 나 포기할게,

나는 거의 정신이 나갔어, 아니 미친놈이었어


그리고 오열을 하고 다시 생각했어...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헤어지자고 했을 때부터가 아니라 이전부터 헤어질수 있다 마음 먹고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한 때부터...

나는 쓰레기였어

그때부터 이야기를 하고 해결했어야 했어, 안되면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어 정말 사랑했다면

상대가 한걸음 뒤로 가면 내가 한걸음 앞으로, 아니 반걸음만이라도 앞으로 갔었어야 했던거라고

정말 번개처럼 생각이 들었고 보낸 메일은 발신을 취소했어

그리고 다시 메일을 썼어, 미안한건 나고 이제 정말 마음 접을게 좋은 사람만나길 바란다고 그 동안 감사했다고

그 메일을 보낼땐 눈물이 안나더라 내가 쓰레기였던거 알게 되어서



있지, 그리고 나서 상대와 나를 보니 정말 많이 변해있었어

나는 그 사람한테 많은걸 배우고 많은걸 느꼈고

그 사람에 모습에서도 예전에 내가 보였어

우린 그냥 단지 4년반의 연애를 한거지만

나는 너무 많이 배웠었더라

그런데 나는 쓰레기였고 상처를 줬어

내가 뭘 잘못한지 알고나니까 해탈하게 되더라

부디 마음 여린 상대가 미안함 없이 다른 사람 만나고 그 다른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고

이쁜 연애 하면서 행복하길 바라게 되더라, 진심으로


나는 쓰레기야

쓰레기가 쓰레기인줄 안다고 이미 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닌건 아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