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아마 달이는 자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난 홍보실장과 가끔 찾던 포장마차에 왔다.
"이사님은 정말 이런 분위기랑 안어울릴 것 같았는데..." "왜요? 전 이런데 다니면 안된다고 써있어요?" "아니요. 그냥... 느낌이 그래요. 귀공자 같이 생기셨잖아요." "푸흡... 귀공자라는 말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러는 홍보실장님도 이런데랑 안 어울려요." "그런가요? 전 좋아하는데..." "훗...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네-"
화장실에 가기 위해 포차 뒤에 있는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포차안에 있던 사람들... 방금전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들... 다들 화장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후훗...
건물 밖으로 나오자 문득 자고 있는 우리 반달곰의 얼굴이 떠올랐다. 전화... 해봐야겠다. 헌데 주머니 여기 저기를 뒤져도 핸드폰이 손에 닿질 않았다. 놓고... 나온건가...?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동전 몇개를 꺼내어 공중전화로 달려갔다. 평소 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동전들... 하지만 오늘 달이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특별히 독백이가 내 주머니속에 동전 몇 개를 넣어주었다. 기특하기도 하지...
동전을 넣고 우리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통화중... 한번... 두번... 계속 되는 통화 중... 아무래도 달이가 거실 전화를 잘못 올려 놓은 듯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전화를 이렇게 오래 할리가 없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둔 것 같아 포차로 들어갔다.
"미안해요. 좀 늦었죠." "아니예요- 그보다 시간이 좀 늦었는데... 그만 들어가 보셔야 하는거 아니예요?" "네. 그래야 겠네요. 아까 좀 무리를 했는지 피곤하기도 하고..." "이사님 차 회사에 두고 오셨죠?" "...?" "제 차 대리운전 시켜서 가져 오라고 했거든요. 올시간 됐는데 같이 가세요." "아니 그럴필요 없어요. 집도 반대방향인데 그냥 들어가세요." "아니예요."
결국 홍보실장에게 이끌려 그녀의 차에 올랐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호의 받아 들이지도 않았 을텐데... 어쨌든 홍보실장은 내게 그만큼 편한 사람이었다.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정원을 거쳐 집안으로 들어가자 현관에 자 동센서 불이 켜질뿐 안은 캄캄했다. 자고 있구나... 거실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있는 전화기를 확인하며 다시 제대로 올려 놓았다. 잘못 놓여져 있었나보다...
침실방으로 들어가자 달이는 이미 한참전 꿈나라로 간듯 일정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기다려 주기를 바라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화한통이라도 해주길 바랬는데... 달이는 1학기 기말고사때문에 한참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아기까지 갖은 상태이니 더욱 피곤 할 거란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그만 바램이 이내 서운함으로 변한다.
다음날 아침. 어제 무리를 한 탓인지 쉬이 눈이 뜨여지질 않았다. 이미 느낌으로도 느껴지는 시 간은 아침 9시가 훌쩍 넘은 듯 하다. 그리고 밖에서 무언가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옆을 보았다. 달이가... 달이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 밖 으로 걸어나왔다. 거실에서도 달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부엌쪽에서 조금더 큰 소 리가 들려왔다.
부엌으로 들어서자 달이가 앞치마를 친채 집중하고 있었다. 칼소리가 날까 조심스레 무언가를 썰고 있는 달이... 설마... 아침 준비하는거야?
"아침...부터 뭐해?" "아 깜짝이야." "어. 미안... 근데 뭐하고 있는거야?" "오늘 토요일이잖아. 출근해야 할꺼 같은데 어제 술도 많이 마신거 같고... 그래서..." "......." "콩나물국 끓였어. 다 됐는데... 지금 먹을래?" "......."
달이는 파를 썰고 있었다. 콩나물 국에 넣을 파와 마늘을... 그것도 내가 깰가 조심스레...칼질 을 하고 있었다. 순간 어제 잠시나마 달이를 보고 서운해 했던 내게 화가 났다. 오태양 너 원래 달이한테 뭔가를 바라던 놈이었냐? 아니잖아. 너 그냥 니 옆에만 있어주면 니 옆에서 웃어주는 달이만 보면 행복했던 놈이잖아. 근데 왜 그런생각을 한거야!
"임신하면 잠도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쉬어야 한대. 내가 할게." "아니야. 다 됐어. 앉아-"
회사일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달이와 제대로 된 식사시간을 한지도 한달여가 넘었다. 난 이기 적이었다. 회사를 핑계로 밖으로 돌면서 달이에게 서운해 하는 그런 이기적인 놈이었다.
달이가 끌여운 콩나물국은 예상외로 맛있었다. 콩나물 비린내도 나지 않았고,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내 입에 꼭 맞는 콩나물국.
"저..." "응?" "어제..." "응..." "아니야. 얼른 먹고 회사가야지. 늦겠다..." "...응..."
달이는 무슨말을 꺼내려다 말았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반달곰 내사랑 # 25
결혼 후 처음으로 달이가 차려준 아침식사를 먹었다. 그래서 인지 회사에 나온 지금 난 기분이 굉장히 좋다. 달이에게 전화나 걸어볼까? 한켠에 놓여져 있던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어. 뭐하고 있었어?" "설거지 했지." "응? 설거지를 왜 니가해?" "아. 도와주는 아주머니 주말엔 오시지 말라고 했어-" "왜?" "주말엔 별로 할일도 없는데 뭐. 그리고 가끔씩 움직이는게 좋대- 이제 방학하면 매일 집에 있 을건데 주말이라도 내가 하려구-" "그래도 힘들텐데..." "괜찮아. 힘들면 쉬어가면서 하면 되지..." "그래. 나 있다 일찍 들어갈건데- 뭐 먹고 싶은거 없어?" "음... 치킨-" "치킨?" "응. 아무데서나 파는거 말고. 통 바베큐 치킨." "그래. 알았어. 있다 사가지고 갈게-" "응. 일찍 들어와-" "그래..."
그리고 통화를 마치고 무의식중에 최근통화목록을 보았다. 집... 어제 날짜로 집에서 걸려온 전 화가 있었다. 난 어제 내가 달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을 뿐 집엔 전화를 걸지도 집에선 전 화가 걸려오지도 않았었다. 때문에 난 시간을 확인했다.
최근 통화목록의 내가 받았는 표시와 함께 우리집이라는 글씨. 그 시간에는 홍보실장과 포장마 차에 있었다. 그리고 어제 집에 전화가 통화중이었던 것과 홍보실장이 내게 핸드폰을 건냈던 것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달이가 건 전화를 홍보실장이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근데 왜 둘다 내 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달이가 오해하고 있을수도 있는 일 이었다. 난 오늘 아침 달이와의 대화에서 홍보실장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어제 늦게까지 함께 술 을 마셨던 일을.
때문에 급한 일만을 처리하고 회사를 나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까지 바베큐 치킨은 생각도 하 지 못했다.
"화장실. 화장실 갔었어. 그냥 사원파티 끝나고 나와서 간단하게 한잔한거 뿐이었는데" "응..." "나봐. 왜 내 눈 피해? 응? 나 거짓말 하려고 한거 아니었어. 그냥 별일 아니어서 말 안한거야. 너 지금 나 오해하고 있는거 있어?" "아, 아니...그런거...없어..." "근데 왜 내눈을 못봐? 홍보실장이 무슨 말이라도 한거야? 그래?" "아니. 그냥 화...장실 갔다고만..." "너 지금 거짓말 하고 있잖아. 그래서 내 눈 못보고 있잖아. 그치 맞지? 달아. 홍보실장이 무슨 말 했는데 그래?" "별...말 아니었어... 그냥... 부, 부럽다구..."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너 같이 좋은 남편, 능력있는 남편, 자상한 남편 있어서 좋겠다구. 부럽다구..." "정말 그말 밖에 안했어?" "...어어..." "달아 너 나 믿어?" "그럼- 믿지. 널 안믿으면 누굴 믿어-" "근데 왜 솔직하게 말안해? 너 거짓말 못하잖아. 니 얼굴에 그게 아니라고 다 써있단 말이야. 솔직하게 말해. 너 지금 나 오해하고 있잖아."
달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만 같았다.
"오해하는거 없어. 왜 그래-" "바보야. 솔직하게 말해. 어제 있었던 그대로-"
달이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달이가 어제 내게 전화를 했을때 내가 화장실에 가자 홍보실장이 내 전화를 받았었나 보다. 그리곤...
"네-" "저- 오태양씨 전화 아닌가요?" "예. 맞는데요. 누구시죠?" "저는..." "아. 부인되세요?" "예...저... 그런데 그쪽은..." "반...달씨 되시죠?" "네?" "부럽군요. 어떻게 이사님같은 분을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 그쪽은 이사님에게 많이 부족한분 같던데..." "누구신지 잘 모르겠지만 전화받는분이 누군지는 밝혀야 하는거 아닌" "그냥. 친구로 해두죠. 편한 친구." "......." "오늘은 왠일로 전화를 다하셨어요?" "네?!" "보면 전화 잘 안하시는거 같던데... 원래 그렇게 남편한테 관심이 없어요? 하는일에도 관심없 구요?" "얼굴도 모르는데 제게 그런말 할 정도로 태양이랑 친한사인가요?" "친하다면 친한사이죠. 사업이란거... 아실지 모르겠지만 내조가 굉장히 중요한건데... 어쩌다 그쪽같은 분을 만나셨는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드네요." "태양이가 무슨일이 있어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같은 사람이랑 같이 있다니 참 안된일인거 같 네요. 아마도 태양이가 당신과 같이있는 이유는 함께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수 없기 때문 일 테니까요." "이런걸 두고 뭐 묻은개가 뭐 묻은개를 나무란다고 하죠. 그쪽이나 잘하시죠. 전 제 앞가림정도 는 하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그럼-"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고 했다. 홍보실장이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어쨌든 달이에게 그런말을 했다는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했고, 화가 났다.
"그래서- 나한테 말도 안하고,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화나서 잠든거야?" "나 아침에 일찍 일어난거 아니야. 어제 밤에 한숨도 못잤다구." "한숨도 못자? 그럴정도였는데 밤새도록 얼마나 무슨생각을 했을거야. 근데 왜 나한테 안 물어 봤어-" "그냥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했어. 니가 날 속일리가 없잖아..." "바보야- 그래도 물어보지 그랬어-"
달이를 안았다. 잠시동안이라도 서운해 했고, 잠깐 동안이라도 아무렇지 않게 홍보실장을 만났 던게 문제였다. 난 아무렇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홍보실장은 그게 아니었던 듯... 결국 달이만 힘들어 했었나보다.
"앞으론 뭐든 의심가는거 있으면 물어봐야돼? 속으로 앓지말고, 오해하지 말고. 응?" "으응..."
달이는 정말 착한. 아니 정말 바보 반달곰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난 달이에게 멋진 저녁 식 사를 선물 했다. 그래서 인지 달이는 날 일류 요리사로 알고 있다. 달이는 내가 뭐든 잘하는 만 능이라고 알고 있다. 달이에게 무얼 해준다는건 내가 모두 잘 하기 때문이 아니라 뭐든 해주고 어하는 내 마음이 잘 할수 있게 도와 주는 것 뿐인데...
"맛있어?" "응-" "그래. 잘먹어야지. 우리 해달이도 잘크고, 너도 건강하지-" "응-!"
그리고 그해 12월 달이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는 나를 꼭 닮은 아들이었고, 이름은 우 리의 예상대로 오구름이 아닌 오해달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대한민국 중형차 부분 판매 1위는 타이요사 한국지부의 프린시펄리티즈가 차지했고, 달이도 이제 두달 남은 졸업식을 마치고 나 면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아참 해우와 하늘이의 약혼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둘의 약혼식에선 제대로 해우 녀석을 골려 줘야 겠다. 그리고 아기를 낳은 달이는 예전보다 더욱 어 리광과 투정이 늘어버렸다. 때문에 난 큰 아기 달이와 작은 아기 해달이를 돌보고, 회사일까지 하느라 어제는 코피까지 쏟았다. 물론 지금은 두 아기들을 위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분들. 독백이가 가르쳐준 답글, 추천 꼬박꼬박 해주신 분들. 꼬꼬미님, 솔이님, 파랑새님, 꽃송이님, 처녀귀신님, 러브인사이드님, 블루님, 경이님, 수현님, 뿌니~~님, 현주님, 이은미님, 고구마님, 바람의유혹님, ㅎㅎ(?)님, 이진아님, 이카루스님, 바부팅이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이상형은 독백이 같은 사람만 아니면 되요. 연락 주세요!! 그동안 오태양의 러브스토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반달곰 내사랑 24-25
이미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아마 달이는 자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난 홍보실장과 가끔 찾던 포장마차에 왔다.
"이사님은 정말 이런 분위기랑 안어울릴 것 같았는데..."
"왜요? 전 이런데 다니면 안된다고 써있어요?"
"아니요. 그냥... 느낌이 그래요. 귀공자 같이 생기셨잖아요."
"푸흡... 귀공자라는 말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러는 홍보실장님도 이런데랑 안 어울려요."
"그런가요? 전 좋아하는데..."
"훗...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네-"
화장실에 가기 위해 포차 뒤에 있는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포차안에 있던 사람들...
방금전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들... 다들 화장실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후훗...
건물 밖으로 나오자 문득 자고 있는 우리 반달곰의 얼굴이 떠올랐다. 전화... 해봐야겠다.
헌데 주머니 여기 저기를 뒤져도 핸드폰이 손에 닿질 않았다. 놓고... 나온건가...?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동전 몇개를 꺼내어 공중전화로 달려갔다. 평소 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동전들... 하지만 오늘 달이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특별히 독백이가 내 주머니속에 동전
몇 개를 넣어주었다. 기특하기도 하지...
동전을 넣고 우리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통화중... 한번... 두번... 계속 되는 통화 중...
아무래도 달이가 거실 전화를 잘못 올려 놓은 듯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전화를 이렇게 오래
할리가 없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둔 것 같아 포차로 들어갔다.
"미안해요. 좀 늦었죠."
"아니예요- 그보다 시간이 좀 늦었는데... 그만 들어가 보셔야 하는거 아니예요?"
"네. 그래야 겠네요. 아까 좀 무리를 했는지 피곤하기도 하고..."
"이사님 차 회사에 두고 오셨죠?"
"...?"
"제 차 대리운전 시켜서 가져 오라고 했거든요. 올시간 됐는데 같이 가세요."
"아니 그럴필요 없어요. 집도 반대방향인데 그냥 들어가세요."
"아니예요."
결국 홍보실장에게 이끌려 그녀의 차에 올랐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호의 받아 들이지도 않았
을텐데... 어쨌든 홍보실장은 내게 그만큼 편한 사람이었다.
"들어가세요-"
"고마워요. 제가 바래다 드려야 하는데-"
"아니예요. 내일 뵈요-"
"네. 내일 뵙죠."
홍보실장과 인사를 마치고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었다.
"저 이사님-"
"...네?"
"이거 놓고 내리셨는데요?"
핸드폰... 핸드폰을 놓고 내렸는가 보다.
"아. 고마워요."
"네- 얼른 들어가세요."
"그럼."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정원을 거쳐 집안으로 들어가자 현관에 자
동센서 불이 켜질뿐 안은 캄캄했다. 자고 있구나... 거실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있는 전화기를
확인하며 다시 제대로 올려 놓았다. 잘못 놓여져 있었나보다...
침실방으로 들어가자 달이는 이미 한참전 꿈나라로 간듯 일정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기다려 주기를 바라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화한통이라도 해주길 바랬는데...
달이는 1학기 기말고사때문에 한참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아기까지 갖은 상태이니 더욱 피곤
할 거란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그만 바램이 이내 서운함으로 변한다.
다음날 아침. 어제 무리를 한 탓인지 쉬이 눈이 뜨여지질 않았다. 이미 느낌으로도 느껴지는 시
간은 아침 9시가 훌쩍 넘은 듯 하다. 그리고 밖에서 무언가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옆을 보았다. 달이가... 달이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 밖
으로 걸어나왔다. 거실에서도 달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부엌쪽에서 조금더 큰 소
리가 들려왔다.
부엌으로 들어서자 달이가 앞치마를 친채 집중하고 있었다. 칼소리가 날까 조심스레 무언가를
썰고 있는 달이... 설마... 아침 준비하는거야?
"아침...부터 뭐해?"
"아 깜짝이야."
"어. 미안... 근데 뭐하고 있는거야?"
"오늘 토요일이잖아. 출근해야 할꺼 같은데 어제 술도 많이 마신거 같고... 그래서..."
"......."
"콩나물국 끓였어. 다 됐는데... 지금 먹을래?"
"......."
달이는 파를 썰고 있었다. 콩나물 국에 넣을 파와 마늘을... 그것도 내가 깰가 조심스레...칼질
을 하고 있었다. 순간 어제 잠시나마 달이를 보고 서운해 했던 내게 화가 났다. 오태양 너 원래
달이한테 뭔가를 바라던 놈이었냐? 아니잖아. 너 그냥 니 옆에만 있어주면 니 옆에서 웃어주는
달이만 보면 행복했던 놈이잖아. 근데 왜 그런생각을 한거야!
"임신하면 잠도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쉬어야 한대. 내가 할게."
"아니야. 다 됐어. 앉아-"
회사일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달이와 제대로 된 식사시간을 한지도 한달여가 넘었다. 난 이기
적이었다. 회사를 핑계로 밖으로 돌면서 달이에게 서운해 하는 그런 이기적인 놈이었다.
"어제...많이 늦었어?"
"응?어... 어제 사원들이랑 축하파티 했잖아..."
"응..."
달이가 끌여운 콩나물국은 예상외로 맛있었다. 콩나물 비린내도 나지 않았고, 싱겁지도 짜지도
않은 내 입에 꼭 맞는 콩나물국.
"저..."
"응?"
"어제..."
"응..."
"아니야. 얼른 먹고 회사가야지. 늦겠다..."
"...응..."
달이는 무슨말을 꺼내려다 말았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반달곰 내사랑 # 25
결혼 후 처음으로 달이가 차려준 아침식사를 먹었다. 그래서 인지 회사에 나온 지금 난 기분이
굉장히 좋다. 달이에게 전화나 걸어볼까? 한켠에 놓여져 있던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어. 뭐하고 있었어?"
"설거지 했지."
"응? 설거지를 왜 니가해?"
"아. 도와주는 아주머니 주말엔 오시지 말라고 했어-"
"왜?"
"주말엔 별로 할일도 없는데 뭐. 그리고 가끔씩 움직이는게 좋대- 이제 방학하면 매일 집에 있
을건데 주말이라도 내가 하려구-"
"그래도 힘들텐데..."
"괜찮아. 힘들면 쉬어가면서 하면 되지..."
"그래. 나 있다 일찍 들어갈건데- 뭐 먹고 싶은거 없어?"
"음... 치킨-"
"치킨?"
"응. 아무데서나 파는거 말고. 통 바베큐 치킨."
"그래. 알았어. 있다 사가지고 갈게-"
"응. 일찍 들어와-"
"그래..."
그리고 통화를 마치고 무의식중에 최근통화목록을 보았다. 집... 어제 날짜로 집에서 걸려온 전
화가 있었다. 난 어제 내가 달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을 뿐 집엔 전화를 걸지도 집에선 전
화가 걸려오지도 않았었다. 때문에 난 시간을 확인했다.
최근 통화목록의 내가 받았는 표시와 함께 우리집이라는 글씨. 그 시간에는 홍보실장과 포장마
차에 있었다. 그리고 어제 집에 전화가 통화중이었던 것과 홍보실장이 내게 핸드폰을 건냈던
것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달이가 건 전화를 홍보실장이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근데 왜 둘다 내
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달이가 오해하고 있을수도 있는 일
이었다. 난 오늘 아침 달이와의 대화에서 홍보실장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어제 늦게까지 함께 술
을 마셨던 일을.
때문에 급한 일만을 처리하고 회사를 나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까지 바베큐 치킨은 생각도 하
지 못했다.
"벌써왔어? 근데 내 치킨은?"
달이가 말을 할때까지도 바베큐 치킨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제 전화했었어?"
"응? 어제? 어, 언제?"
"너 어젯밤에 나한테 전화했었잖아."
"그, 그게..."
"홍보실장이 전화 받았지?"
"...홍...보...실장...이었어?"
"했구나. 전화한거 맞구나."
"...으응..."
"화장실. 화장실 갔었어. 그냥 사원파티 끝나고 나와서 간단하게 한잔한거 뿐이었는데"
"응..."
"나봐. 왜 내 눈 피해? 응? 나 거짓말 하려고 한거 아니었어. 그냥 별일 아니어서 말 안한거야.
너 지금 나 오해하고 있는거 있어?"
"아, 아니...그런거...없어..."
"근데 왜 내눈을 못봐? 홍보실장이 무슨 말이라도 한거야? 그래?"
"아니. 그냥 화...장실 갔다고만..."
"너 지금 거짓말 하고 있잖아. 그래서 내 눈 못보고 있잖아. 그치 맞지? 달아. 홍보실장이 무슨
말 했는데 그래?"
"별...말 아니었어... 그냥... 부, 부럽다구..."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너 같이 좋은 남편, 능력있는 남편, 자상한 남편 있어서 좋겠다구. 부럽다구..."
"정말 그말 밖에 안했어?"
"...어어..."
"달아 너 나 믿어?"
"그럼- 믿지. 널 안믿으면 누굴 믿어-"
"근데 왜 솔직하게 말안해? 너 거짓말 못하잖아. 니 얼굴에 그게 아니라고 다 써있단 말이야.
솔직하게 말해. 너 지금 나 오해하고 있잖아."
달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만 같았다.
"오해하는거 없어. 왜 그래-"
"바보야. 솔직하게 말해. 어제 있었던 그대로-"
달이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달이가 어제 내게 전화를 했을때 내가 화장실에 가자 홍보실장이 내 전화를 받았었나 보다.
그리곤...
"네-"
"저- 오태양씨 전화 아닌가요?"
"예. 맞는데요. 누구시죠?"
"저는..."
"아. 부인되세요?"
"예...저... 그런데 그쪽은..."
"반...달씨 되시죠?"
"네?"
"부럽군요. 어떻게 이사님같은 분을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 그쪽은 이사님에게
많이 부족한분 같던데..."
"누구신지 잘 모르겠지만 전화받는분이 누군지는 밝혀야 하는거 아닌"
"그냥. 친구로 해두죠. 편한 친구."
"......."
"오늘은 왠일로 전화를 다하셨어요?"
"네?!"
"보면 전화 잘 안하시는거 같던데... 원래 그렇게 남편한테 관심이 없어요? 하는일에도 관심없
구요?"
"얼굴도 모르는데 제게 그런말 할 정도로 태양이랑 친한사인가요?"
"친하다면 친한사이죠. 사업이란거... 아실지 모르겠지만 내조가 굉장히 중요한건데... 어쩌다
그쪽같은 분을 만나셨는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드네요."
"태양이가 무슨일이 있어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같은 사람이랑 같이 있다니 참 안된일인거 같
네요. 아마도 태양이가 당신과 같이있는 이유는 함께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수 없기 때문
일 테니까요."
"이런걸 두고 뭐 묻은개가 뭐 묻은개를 나무란다고 하죠. 그쪽이나 잘하시죠. 전 제 앞가림정도
는 하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그럼-"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고 했다. 홍보실장이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어쨌든 달이에게
그런말을 했다는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했고, 화가 났다.
"그래서- 나한테 말도 안하고,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화나서 잠든거야?"
"나 아침에 일찍 일어난거 아니야. 어제 밤에 한숨도 못잤다구."
"한숨도 못자? 그럴정도였는데 밤새도록 얼마나 무슨생각을 했을거야. 근데 왜 나한테 안 물어
봤어-"
"그냥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했어. 니가 날 속일리가 없잖아..."
"바보야- 그래도 물어보지 그랬어-"
달이를 안았다. 잠시동안이라도 서운해 했고, 잠깐 동안이라도 아무렇지 않게 홍보실장을 만났
던게 문제였다. 난 아무렇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홍보실장은 그게 아니었던 듯... 결국 달이만
힘들어 했었나보다.
"앞으론 뭐든 의심가는거 있으면 물어봐야돼? 속으로 앓지말고, 오해하지 말고. 응?"
"으응..."
달이는 정말 착한. 아니 정말 바보 반달곰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난 달이에게 멋진 저녁 식
사를 선물 했다. 그래서 인지 달이는 날 일류 요리사로 알고 있다. 달이는 내가 뭐든 잘하는 만
능이라고 알고 있다. 달이에게 무얼 해준다는건 내가 모두 잘 하기 때문이 아니라 뭐든 해주고
어하는 내 마음이 잘 할수 있게 도와 주는 것 뿐인데...
"맛있어?"
"응-"
"그래. 잘먹어야지. 우리 해달이도 잘크고, 너도 건강하지-"
"응-!"
그리고 그해 12월 달이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는 나를 꼭 닮은 아들이었고, 이름은 우
리의 예상대로 오구름이 아닌 오해달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대한민국 중형차 부분 판매 1위는
타이요사 한국지부의 프린시펄리티즈가 차지했고, 달이도 이제 두달 남은 졸업식을 마치고 나
면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아참 해우와 하늘이의 약혼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둘의
약혼식에선 제대로 해우 녀석을 골려 줘야 겠다. 그리고 아기를 낳은 달이는 예전보다 더욱 어
리광과 투정이 늘어버렸다. 때문에 난 큰 아기 달이와 작은 아기 해달이를 돌보고, 회사일까지
하느라 어제는 코피까지 쏟았다. 물론 지금은 두 아기들을 위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분들. 독백이가 가르쳐준 답글, 추천 꼬박꼬박 해주신 분들.
꼬꼬미님, 솔이님, 파랑새님, 꽃송이님, 처녀귀신님, 러브인사이드님, 블루님, 경이님, 수현님,
뿌니~~님, 현주님, 이은미님, 고구마님, 바람의유혹님, ㅎㅎ(?)님, 이진아님, 이카루스님,
바부팅이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이상형은 독백이 같은 사람만 아니면 되요. 연락 주세요!!
그동안 오태양의 러브스토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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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내사랑은 짧게 ㅎㅎ;; 원래 갑자기 쓰게 되서 쓰다보니 제 머리로는 많이
소재면에서 부족했던것 같아요. 에고... 다음번엔 좀더 준비를 해서 재미있는 글 쓰도록
노력할게요. 그때도 많이 사랑해주셔야 해요~^-^ 그동안 미흡한글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