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서 제발 이것 좀 지켜주세요

쓰니2021.08.01
조회1,799
하루 80~100마리 정도 내원하는 동물병원에
근무하는 수의테크니션입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보호자님들 기본 매너 좀 지키세요.

다소 말투가 직설적일수 있습니다.
띄어쓰기, 맞춤법 어긋날수 있습니다.



1. 내 새끼 이름은 세상에서 절대 유일하지 않다.

100명중 90명이 문 열고 들어오고
눈 마주치자마자 딱 한마디 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초코’ 혹은 ‘진료 볼게요’
심지어 아무말 안하고 오자마자 자리에 앉으시는 분들…

누구의 초코일까? 왜 왔을까?
진료보러왔나? 어떤 진료를 볼까?
사료 사러 왔나? 간식 사러 왔나?
미용 하러 왔나? 접종 하러 왔나?

저는 사람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가 아닙니다.

이 대한민국에 초코가 보호자님 애기 한마리 뿐일까요?
적어도 저희 병원에 초코만 300마리 있습니다.
초코,쪼꼬,초꼬,쪼코, 우리 가족 성을 붙인 경우까지 합하면
1000마리 이상 있지 않을까요??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겠지만
핸드폰 뒷번호나 보호자님 성함과 함께 말해주세요.

여쭤 보면 꼭 한마디 더 붙이십니다.
‘저번에 왔었어요’

보호자님~ 저희 병원에 초코가 300마리가 있어요~
전화번호 뒷자리 알려주세요~
해야지 겨우겨우 알려주십니다.

접수를 하셔야 진료를 받지요.
오시자마자 앉지 마시고
제발 접수 제대로! 정확한 진료를 위해!

우리 초코는 눈이 아픈 초코인데
심장이 아픈 초코가 접수 되면 안되겠지요??

내새끼의 이름은 지구상에 유일하지 않습니다.
김베드로 라도 지구 상에 2마리는 있지 않을까요?







2. 보호자님 애는 보호자님이 지킵시다.

동물병원은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더운 날씨에 힘드신거 압니다.
안고 오면 더더욱 힘드시겠지요.

동물병원 내원 하자마자 바로 놀아라!!!!!!
하며 목줄도 풀고 바닥에 내려 놓는 행동…..
진짜 진짜 진짜 진짜 x100 하지마세요!!!!

여긴 병원이에요.
아프고 예민한 소중한 반려동물들이 있습니다.

동물병원 자주 다니시는 보호자님들은 꼭 들어봤을거에요.
‘애기는 안아주세요’

쉽게 예를 들어봅시다.
보호자님이 3kg도 안되는 말티즈, 포메 등등 애기를
병원 도착 하자마자 풀어 놨어요.
여기저기 좋다고 뽈뽈뽈 돌아다니겠죠?
그렇다고 1초도 눈 안때고 지켜보시나요?
100퍼센트 앉아서 핸드폰 합니다.

바로 다음 내원한 애기가 아주 사나운 핏불이면???
치료가 끝나 예민한 진돗개가 나오고있다면???
상태가 안좋은 아이에 대한 심각한 상담을 하고 있는데 굳이 굳이 진료실에 들어가서 헥헥거리며 꼬리 흔들고 있다면??
수술실까지 들어온다면??
잔뜩 승질난 고양이한테 멋도 모르고 달려든다면…??
(다 실화 입니다.)

사람 아이들 처럼 반려 동물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새끼 내눈에만 이쁘고 내가 지키고 내가 케어해야 하지요.
맘대로 놀아라!!!!! 하시지 마시고
안는거 까진 안바랍니다.
목줄만이라도 풀지마세요….

여기저기 마킹하고 똥쌌는데 안치우실거면
그냥 안아주세요…..





3. 수의테크니션은 천재가 아니다.

사료나 간식 등등 본품을 구매하시거나
사료 샘플,서비스 간식 받으시는 경우가 많죠??

다음 내원 하셨을때 꼭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저번에 샘플이랑 서비스 줬던거 그거 주세요!’

………………..

더 심한 분은
‘그때 그거 하얀거 줬잖아!!!! 그거 잘먹더라 그거 줘!!’

…..(심한 욕)

대충 동물병원에 하얀게 몇가지 일까요????
사료 샘플? 서비스 간식? 껌? 하얀게 뭘까요…??

이런 경우를 대비해 항상 멘트를 칩니다.
샘플이나 간식 잘먹어서 구매를 원하시면
‘사진’을 찍어 와주세요.

네…..

수의테크니션 분들은 천재가 아니에요.
하루 80~100마리 오는데
누구한테 어떤 서비스가 나갔는지 전부 다 기억 못해요.

저희도
더 더 더 더 챙겨드리고 싶어요.
그거 몇개 더 나간다고 월급 깎이지 않아요.
너무 많이 드렸다? 원장님한테 한번 혼나고 말지요.
더 더 더 더 많이 많이 드릴테니까

내새끼 잘먹던건 보호자님이 기억해주세요.
사진이라도 제발….

문 밀고 들어오자마자
‘구름이 밥 줘!!!!’ 하시는 다소 과격한 아부지들ㅎㅎㅎ
적어도 누구네 구름이인지는 알려주세요^^






4. 애기가 이상하면 오세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세요.

동물병원 근무하면 하루에 전화만 100통 이상을 받습니다.
각종 문의 전화가 아주아주 많이 오지요.

동물병원 비싼거 압니다.
의료보험도 없으니 생돈 나가지요.
그래서 더더욱 오기 두려운거 알아요.

일화 1
‘우리 애기가 아픈거 같아요 소리를 이렇게 내요’
야옹 야옹 (들려주심)
‘어디가 아픈걸까요??’

네….????

전화로 목소리로 어디가 아픈지 알면….
그건 신이 아닐까요…???

일화 2.
‘우리 콩이가 (여기서도 누구의 콩인지 절대 안알려주심)
어제 밤부터 구토도 하고 설사도 하더니
지금은 밥도 안먹어요…
병원에 꼭 가야 할까요????’

안오시면…??? 그대로 아픈거 놔두실 겁니까…???

비용이 두려우시다면 진료 보실때
수의사 선생님께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최소한의 검사만이라도 진행하세요.
약이라도 지어서 먹여주세요.

저런 전화를 받으면 항상 똑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절대 괜찮다 이상없다라고 말씀 못해드려요.
보호자님이 불안하시고 아이의 건강이 염려되면
내원해주세요.





이상입니다.
글로 쓰니까 더 기억이 안나네요.
급하게 마무리 짓는 느낌이지만….

부탁드립니다.
내가 키우는 내 가슴으로 낳은 내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도…

날씨 많이 더운데
애기들 탈수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